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인정해 신의칙을 적용한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등법원 민사1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8월 18일 금호타이어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근로자 조씨등 다섯명은 생산직 근로자로 일해오던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조합원이다. 한편 노사는 2010년과 2012년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통상임금'이란 항목을 따로 두고 기본급, 안전수당, 생산장려수당 등은 명시적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지만, 상여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회사측은 2010년 1월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채권자 동의를 받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노조와 기본급 및 상여금 삭감, 임금 동결 등의 합의를 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상여금 중 기본급이나 안전수당 등 단체협약에 통상임금으로 명시된 항목과 버금가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산정한 액수를 기준으로 각종 수당을 다시 정해 부족한 차액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상여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도 아니고 고정성이 없어서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고, 통상임금이라고 해도 당사자가 근기법에 비해 유리한 내용으로 협의한 일부 상여금의 경우에는 단체협약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최소기준의 원칙)로 주장했다. 이어 이미 합의한 단체협약과 달리 추가수당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에 대해서는 회사의 주장을 일축하고,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봤다. 최소기준의 원칙도 항목에 따라 따로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가 주장한 신의칙의 주장은 받아들였다. 신의칙이란 어떤 임금 항목이 법리적으로는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이를 근로자들이 청구하는 것이 회사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사정이 있다면 그 임금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당시 단체협약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며 "생산직 직원만 3,400여 명인데 이들의 경우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초과근로가 상시 이뤄져, 근로자들이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받게 될 경우 실질임금 인상률은 임금협상 당시 노사가 상호 양해한 임금인상률을 훨씬 초과한다"고 봤다. 이어 "워크아웃종료 이후 현재까지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해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들의 추가임금청구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회사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광 주 고 등 법 원
제 1 민 사 부
판 결
사 건 임금
원고, 피항소인 1. 조 등 5인
피고, 항소인 금호타이어 주식회사
제1심판결 광주지방법원 2016. 1. 21. 선고 2014가합58223 판결
변 론 종 결 2017. 4. 3.
판 결 선 고 2017. 8. 18.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조OO에게 5,622,798원, 원고 강OO에게 9,101,166원, 원고 강△△에게 8,999,253원, 원고 박OO에게 4,086,797원, 원고 조OO에게 10,792,737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2017. 1. 1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셈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등
피고는 각종 타이어 제조ㆍ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는데, 원고들은 피고 소속의 생산직 근로자들이자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들이다.
나. 이 사건 노조와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의 체결
1) 이 사건 노조는 1988년경부터 피고와 사이에 정기적으로 임금협상을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2010. 4. 1.부터 협상이 진행되어 그 내용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2010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0년 단체협약(2010. 4. 1.)
제46조(임금의 정의)
임금이라 함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여하한 명칭
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
제47조(통상임금)
1. 통상임금이라 함은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으로 소정의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일급금액, 월급금액 또는 시간급금액을 말한다.
2. 통상일당에 속하는 수당은 안전수당, 생산장려수당, 근속수당으로 한다.
3. 통상일당을 산정하는 월 소정 근로시간은 174시간(2010. 4. 1.부터는 220시간)으로
한다.
제49조(기타수당)
회사는 아래의 수당을 매월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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