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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8-04-30 14:09:48

    수정 : 2018-06-01 13:55:39

새롭게 열린 노사정 대화 시대, 양대노총 위원장을 만나다

2018-04-30 14:09:48



새롭게 열린 노사정 대화 시대, 양대노총 위원장을 만나다
[2018년 5월호 vol.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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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산입 범위 설정, 제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노동현안을 눈앞에 둔 가운데 노사정 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 노동계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졌다는 의미다. 노사정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노동계의 평가는 여전히 '조건부'다. 전체적인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노동계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좀 더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128주년을 맞은 노동계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노동법률>이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각각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Q 임기 1년 차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A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했고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지침들을 폐기시켰다. 어느 때보다 높은 최저임금 인상도 이뤄냈다.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을 가장 먼저 했고, 얼마 전에는 사회적 대화 기구 개편안과 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Q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보며 아쉬운 점은 없었나.
    A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보다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변화를 보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지만 빠진 사람들이 많다. 기대가 높은 만큼 더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Q 사회적 대화의 참여 주체가 청년, 여성, 비정규직 등으로 확대된다고 발표됐다. 참여 주체 확대를 논의하게 된 계기는.
    A 기존 노사정위원회 논의는 노동문제 당사자들은 빠진 채, 공익위원이라는 이름으로 교수와 연구자들의 의견이 관철되는 구조였다. 그러다보니 당사자들의 입장은 과소 대표돼왔다. 노동문제, 노사문제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당사자가 합의를 해야 합의의 실천력도 담보된다고 생각한다.

    Q 이전의 사회적 대화는 합의 내용의 지속적인 실현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A 이전의 논의 구조는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노사정위를 이용하는 구조였다. 게다가 정부는 그나마 합의된 내용도 지키지 않고, 합의되지도 않은 내용으로 입법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대화의 핵심은 신뢰인데 신뢰가 완전히 깨져버렸다. 늦었지만 우리도 작은 신뢰부터 쌓아가는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본다.

    Q 최근 제조업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동계를 향한 '귀족노조' 프레임이 강화되고 있는데.
    A 특정 기업노조의 문제를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5,000여개의 노조 중에서 파업을 하는 곳은 100곳도 안 된다. 물론 지금까지 남성-정규직-대기업 중심으로 노동운동이 주도된 면이 있고, 비정규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에 소홀한 면도 있었다. 이 부분은 노동계 내부에서도 반성하고 노력하고 있다.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의 사례를 부풀려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언론이 이것을 노동계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는 부분이 있다.

    Q 최저임금 상승으로 영세 자영업자들과 노동계 사이의 대립구도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 최저임금의 취지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임금을 묶어두면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음식값도 오르고 서비스 비용이 증가하는 면이 있겠지만 조금씩 인상되더라도 그 부분은 조금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자영업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임대료 문제, 프랜차이즈 가맹점 불공정 거래 문제 등을 보다 세밀하게 살피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원-하청 간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최저임금보다 영세 자영업자들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임대료와 대기업의 횡포라고 생각한다.

    Q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A 노동계 입장에서는 뭐가 빠른지 느끼지 못하겠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대선 당시 모든 후보의 공약이었다. 2020년까지 1만원이 되려면 지금 속도는 결코 빠른 것이 아니다. 노동시간 단축도 OECD 장시간 노동국가 2위라는 불명예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각종 사고 발생을 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노동기본권 보장 측면에서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고, ILO 핵심협약은 여전히 비준하지 않고 있다.

    Q 최근 노동시간을 단축한 국회 합의안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이번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사용자들과 노동계 내부에서도 일부 반발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조직 중소사업장 노동자들까지 휴일이 확대된 게 가장 긍정적이다. 다만 휴일수당 중복할증이 인정되지 않은 것, 운송과 보건업종이 특례조항으로 남은 것, 5인 미만 사업장이 여전히 제외된 것은 특히 더 아쉽다. 또 이번 노동시간 단축으로 급격한 임금손실이 발생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특별지원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노동절을 맞아 전하고 싶은 말은.
    A 사회적 대화가 어렵게 첫 발을 뗐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었고, 사회 전반의 개혁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 바로 사회적 대화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노조조차 만들 수 없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동자들과 특수고용노동자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앞에서 노동의 미래를 밝히려면 사회적 대화를 반드시 시작해야 했다.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노동자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단결된 노동자는 다르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리다. 선배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이룩한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Q 임기 4개월째를 지나고 있다. 평가는.
    A 위원장 개인 행보보다 민주노총이 지난 4개월 동안 집중했던 건 우리가 사회를 움직이는 한 주체라는 사실을 대중적으로 강조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고립돼 있다는 지적을 탈피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사회개혁의 한 주체라는 것을 강조한 과정이었다. 또 촛불항쟁으로 얻은 자신감을 민주노총 내에서 어떻게 발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Q 최근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데, 현 정부에 대해 아쉬운 점들을 꼽자면.
    A 많은 사람들이 '노동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냐'고 말한다. 나아졌다. 불법을 저지른 지난 정권에 비해 그렇다. 상대적으로 많이 개선된 점이 있다.
    그러나 촛불항쟁을 국가개혁의 동력으로 믿고 추진해야 되는 것이 있는데,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가 아쉽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전면적으로 정규직화 시키겠다고 하는데 전환율이 전체 공공부문과 비교하면 20%도 채 안 된다. 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형태여서 문제가 된다. 제조업 분야의 구조조정도 문제다. 자본의 이윤 논리로 구조조정을 강행한다. 재벌개혁 문제도 지금 정부에게 아쉬운 점이다.

    Q '친노동정권'이 들어섰다고 평가되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귀족노조' 프레임이 더 강화되는 것 같다.
    A 사실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다. 그렇지만 40~50대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2년은 치킨집이나 호프집으로 버티겠지만 그 뒤에는 다 망한다. 또 이들의 자녀세대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사실상 다 비정규직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싸우는데, 자기 일자리만 지키려는 것으로 오해한다. 소상공인들과의 연대나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정부와의 협상 같은 노력에 대해서는 보지 않는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강조하고, 강화시키는 게 대안이지 않겠나.

    Q 탄핵 정국 당시의 '촛불민심'이 민주노총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A 아쉽다. 촛불의 한 가운데에 있던 민주노총이 최대 현안을 주장하기보다 (대세가) 박근혜 퇴진으로 간다면 우리 요구는 잠시 접을 수 있었다. 다만 그 촛불이 만들어진 국면에서 나온 사회개혁의 요구를 누군가는 계속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마치 촛불에서 영수증 받아 와서 돈 내놓으라는 식으로 군 것처럼 왜곡된다. 민주노총이 뭘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촛불항쟁에서 나온 사회개혁의 요구들을 주장하는 것이다.

    Q 사회적 대화 재개를 위한 논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대통령은 면담 자리에서 답을 원했다. 노사정 대화 참여 날짜를 달라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청와대 면담 과정에서 답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내부에서 민주적 과정을 거쳐 힘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대화 참여 논의 과정에서 다수결의 한계가 언급됐다. 기존의 노사정위처럼 다수결 원칙으로 결정하면 민주노총이 빠져도 합의는 잘 된다. 문제가 되는 법이 그렇게 면죄부를 받고 강행하는 과정을 수차례 겪었다. 그래서 이번에 사회적 대화 기구를 합의기구 형태에서 (협의 자체에 의미를 두는) 협의기구로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대화 기구에서는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의가 가능하다(4월 23일 제3차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전체 3분의 2 이상 참석, 3분의 2 이상 동의로 의결 기준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 편집자주). 그전에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이 같은 방식을 제안할 테니 사회적 대화를 해보자고 설득했었다. 



    Q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텐데.
    A 이제는 민주노총의 실력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정말 철저한 분석과 고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내용들을 반영해나갈 것이다. 민주노총이 논의하게 되는 의제들은 4차 산업혁명, 노동기본권, 사회 양극화, 사회복지, 산업안전 등의 중요한 주제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 대화를 하고 설득하려면 대단한 실력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이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는 때가 온 게 아닌가 싶다.

    Q 정부가 노동계에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면 노사정 대화는 다시 중단될 수도 있는 것인가.
    A 사회적 대화 기구는 이미 진행되는 것이다. 4월에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게 유력했지만 야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대화는 이미 물꼬를 튼 것이다.
    대신 이중장치를 뒀다. 사회적 대화 법안이 취지와 달리 뭉그러지거나 왜곡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한 다음 대의원 대회를 거쳐 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게 우리 방침이다. 정부도 우리와 신뢰를 쌓으려면 최저임금 산입 범위 문제 같은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계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Q 최저임금 상승폭이 커 영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민주노총이 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A 민주노총에 용어가 하나 생겼다. 노상연대, 노동자와 소상공인 연대라는 뜻이다. 영세 사업장의 사업주들은 사회적 약자이자 '을'이다. 을들의 강화된 연대를 하자고 해서 한상총련(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과 공식적인 정책협의를 두 차례 가졌다.
    소상공인들과 함께 재벌, 카드 수수료, 임대료 이런 것들에 대해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원래 다 자기 점포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임대료가 올라가니까 감당 못하고, 결국 종자돈을 들이밀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들어간 것이다. 던킨도넛츠,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가 있는 SPC그룹은 수수료만 31%씩 낸다. 이런 부분에 대해 민주노총과 상공인들 같이 연대하자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

    Q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A 법으로 명확하게 확정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데 대기업집단부터 선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부족하다. 5개 특례업종을 남길 이유가 없었다. 운수업종이 장시간 노동의 가장 큰 문제였는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게 한계다.
    또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을 전제로 한다. 5인 미만 사업장에 속한 수많은 노동자들은 이조차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일본을 봐라. 근로기준법을 모두에게 적용한다. 근로기준법 대신 노동자라면 모두 적용받을 수 있는 노동기본법이 마련돼야 한다.

    Q 특례업종의 경우 연속 휴식시간 제도가 도입됐는데.
    A 그게 되려면 인력이 충원돼야 하고 교대제가 바뀌어야 한다. 교대제 논의를 안 하고 있다. 교대제 개편, 근무제도 개편과 인력 충원이 따라와야 가능한 것이다.

    Q 이번 한국지엠 노사 합의 내용은 어떻게 보나.
    A 노사 합의로 미래위원회(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설치되는 기구)라는 것을 두긴 했는데, 한 사업장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서는 미래가 없다. 여기에 금속노조가 들어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과 내용을 갖고 회사와 얘기하지 않으면 5년 뒤에 지엠은 없다. 5년 동안 단위사업장 노조가 산업전략을 짤 수 있겠나. 그래서 미래위원회에 금속노조가 들어가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사측이 완강히 거부했다. 홍영표 위원(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도 반대했다. 결국 금속노조는 들어가지 못했다(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발전위원회 구성의 구체적인 사항은 별도 협의하기로 합의 - 편집자주).

    Q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의 변화에 대한 생각은.
    A 삼성은 제국이다. 제국은 황제가 선포해야 모든 것이 공식화되지 않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와의 합의서에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고 나온다. 큰 둑방에 구멍이 난 것이다. 그 구멍을 통해 들어가는 압력은 어마어마하다. 구멍도 넓어질 것이고, 여러 곳에서 또 터질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노조와 회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상생을 추구한다는 시대정신에 맞게 변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Q 노동절을 맞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촛불의 힘으로 노동을 새로 쓰고, 새로 쓴 노동으로 우리 사회를 새롭게 설계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속에서 노동을 새로 쓴다는 건 이제 노동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한 주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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