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노동법률] 김대영 기자 =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ILO 관련 법안이 국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고, 야당도 정부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따로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심의ㆍ의결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노동조합법ㆍ공무원노조법ㆍ교원노조법 일부개정안 등 3개 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이번 법안은 지난 4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마련된 것이다.
정부안은 실업자나 해고자의 기업별노조 가입을 허용한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실업자ㆍ해고자의 초기업노조 가입만을 허용하고 있다.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도 삭제된다. 사업장 내 주요 업무시설 등에 대한 전부 또는 일부 점거 역시 금지된다. 단체협약 유효기간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확대된다.
정부안은 또 퇴직 공무원ㆍ교원, 소방공무원, 대학교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한다.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가입도 가능해진다. 다만, 감독ㆍ총괄업무 종사자는 가입이 제한된다. 퇴직교원에 대한 조합원 자격은 노조 규약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노사, 정부안 국무회의 통과되자 즉각 반발
정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노사는 즉각 반발했다. 양대 노총은 정부안이 노동자 단결권을 축소시켰다고 비판한 반면, 경영계는 노동계에 편향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안을 보면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가능케 하는 듯 보이지만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한 대신 근로시간 면제 한도 안에서만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한 데 대해서도 "노사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은 허공에 흩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누더기가 된 노조법 개정안의 선입법 절차를 핑계 삼지 말고 국제사회와 약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 입법 목적이 ILO와 한ㆍEU FTA 기준 묵살이 아니고서야 최소한의 국제기준조차 미달하는 법안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며 "노동기본권 최저선 보장 논의가 정부 개악법안에 막혀 무위로 돌아간다면 이를 초래한 핵심 장본인인 정부와 여당에 준엄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같은 날 "그간 경영계가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핵심 요구사항은 배제되고, 노동계에 편향된 내용으로 (정부안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경영계 요구사항을) 적극 개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로 넘어간 정부안, 논의 쉽지 않을 듯
한편, 정부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당은 정부안을 '강성귀족노조'에 날개를 달아주는 법안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정부안뿐만 아니라 ILO 핵심협약 비준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ILO 관련 논의가 탄력근로제 개편보다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논의는 지난 7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자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도 함께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탄력근로제 처리도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ILO 관련 내용이 논의될 수 있겠나"라고 되물으면서도 "탄력근로제는 치고받고 싸우느라 논의는 많이 했지만 ILO 얘기를 거의 한 적이 없어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언제 갑자기 극적 타결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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