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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0-03-04 11:49:54

    수정 : 2020-09-14 10:16:31

[법원] 연차휴가일에 출장·출근···대법, “회사가 연차촉진 했어도 보상해야”

2020-03-04 11:49:54



연차휴가일에 출장·출근···대법, “회사가 연차촉진 했어도 보상해야”
[2020년 4월호 vol.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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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차휴가 촉진을 시행했다고 해도, 근로자가 사용 계획서를 낸 휴일에 나와서 근로를 제공했고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노무 수령 거부를 하지 않았다면, 그 휴가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연차 촉진 제도를 엄격하게 해석해서, 형식적으로 촉진절차를 거쳐 유급휴가 수당지급을 회피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김선수)는 지난 2월 27일, 근로자 A씨가 B주식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퇴직금 등 청구의 소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2019다279283).
     
    우리 근로기준법은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회사는 일정 기간 내에(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날부터 1년의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근로자에게 미사용 휴가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사용시기를 정해 사용자에게 통지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해야 한다.
     
    만약 이런 촉구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사용시기를 통보하지 않았다면, 역으로 사용자가 미사용 휴가의 사용시기를 정해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조치를 했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연차휴가가 소멸된 경우에는 회사가 이를 보상할 의무가 없어진다.
     
    B사는 근로자 A에게 연차휴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2016년 7월 6일,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 일수가 21일임을 알려주고 휴가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할 것을 서면으로 촉구했다. 이에 A는 7월 8일, 21일 중 11일치에 대해서만 연차휴가 사용을 하겠다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 10일치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별도로 근로자에게 사용시기를 정해주지는 않았다.
     
    A는 같은 해 11월 24일에는 회사에 연차사용 날짜를 추가해 20일치 연차 휴가 계획이 담긴 '(변경)계획서'를 제출했고, 회사도 이를 결재했다. 그런데 A가 제출한 계획서에는 이미 미국 출장이 예정된 11월 30일부터 12월 5일이 연차사용 일자로 포함돼 있었다. 결국 A는 자신이 제출한 계획서에 따른 연차 중 상당한 날짜를 출장을 가거나 출근해 근로한 바 있다.
     
    회사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조치를 이행했다"며 "원고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회사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휴가 촉진 조치를 이행했으므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회사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우선 7월 8일 A가 11일치만 사용하겠다는 서면을 내고, 10일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회사가 근로자에게 사용시기를 정해서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해 "사용촉진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원고가 (11월에) 연차휴가사용 계획서를 제출했고 회사가 이를 결재했지만, 제출 당시 원고는 11월 30일부터 출장이 잡혀 있었고, 실제로 출장을 다녀왔다"며 "그 밖에 계획서에 적힌 날짜 중 상당수를 정상 출근해서 근로를 제공했고, 회사도 별다른 이의 없이 노무제공을 수령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휴가 미사용은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하는데,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해 근로를 제공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인식하도고 노무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업무 지시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발적인 미사용으로 볼 수 없어서 휴가를 보상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따라서 A가 제출한 연차휴가사용계획서는 연차휴가수당 지급을 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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