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2015년 12월 '미국기업의 직장 내 괴롭힘 분쟁 해결'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러 멀리 광주로 향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느꼈던 떨림이 아직 생생하다. 각종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이론을 접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제화는 먼 훗날 '언젠가' 있을 상상 속 일이었다.

그러나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구제'를 100대 정책과제로 채택하고 이듬해 정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더니, 20대 국회에서 환노위 여야 의원 전원 합의로 통합 법안을 도출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2018년 12월 27일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통과 한 후 지난해 1월 공포됐다.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같은 해 7월, 산업안전보건법은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2. 존중일터로의 첫발을 내딛다.

가. 노동인권헌장의 제정이다.

사회 심리적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심으로부터 진전된 북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개정법은 봉건적 '갑질' 관행이 온존하는 직장 문화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강력한 추진력이 됐다. 개정법은 ILO(국제노동기구)가 설립 100주년을 맞아 '노동의 종말'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노동'을 대비하기 위해 '일하는 세계에서의 괴롭힘 근절 협약'을 채택한 맥락과 맞닿아 있으며, 내용적으로 협약과 권고의 상당 부분을 반영해 국제인권기준을 수렴한 선진적 입법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가 법제화되면서 우리 사회를 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