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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0-12-02 10:30:00

    수정 : 2021-01-04 13:51:52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 “직원이 배불러야 사장도 배부를 수 있다”

2020-12-02 10:30:00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 “직원이 배불러야 사장도 배부를 수 있다”
[2020년 12월호 vol.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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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이 유연하다. 일자리가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언제든 고용되고, 쫓겨날 수 있는 일자리. 업계 특성상 고용이 이처럼 불안정한 곳이 있다. 분양대행업이다. 분양을 진행할 때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3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다 분양이 완료되면 이들은 한번에 정리된다.

    직원들을 수시로 채용하고 내보내야 하는 이 불안정한 업계에서 유독 사내 복지와 직원 처우에 '집착'하는 회사가 있다. 직원이 배불러야 사장도 배부를 수 있다는 회사. <노동법률>이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를 만나 직원 복지에 집착하는 이유와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사진=노동법률)

    Q. 분양대행사를 이끌고 있다. 분양대행은 정확히 어떤 일인가.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텔, 호텔 같은 투자 물건들의 분양을 대행한다. 시행사가 개발사업을 준비하면 관할 구청이나 시청의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렇게 개발 계획을 세우고 시공도 의뢰한 다음 물건을 팔 때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분양은 시행, 시공과 함께 건설의 3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분양대행사는 대행을 맡고 분양을 못하면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분양대행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채용하는 직원 인건비와 그에 따른 기타 경비들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의 가장 큰 특징은 영업직 중에서 최고 고가의 물건을 영업한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아무리 비싸도 1억5,000만원이라고 치면 아파트 가격은 수십 억원대까지 호가한다.

    Q. 업계 특성상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고용 비중이 높다 들었는데.

    일이 꾸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정규직을 사용하겠지만 1년 열두달 일이 계속되지 않는다. 분양대행을 한 번 맡으면 100~200명의 직원이 필요한데 일이 없을 때는 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그때그때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 우리 회사에서 분양한 대구 현장이 대표적이다. 분양대행의 목표는 판매다. 그런데 대구 현장 물건은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아 다 팔렸다. 분양 개시 17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완판을 하게 되면 회사에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 다른 지역 현장으로 자리를 또 옮겨야 한다. 지역을 옮길 때마다 모든 직원이 다 따라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회사 핵심 인력들을 중심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일이 꾸준하지 않고 판매가 끝나면 모든 인원을 챙길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건설사가 분양대행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Q. 다른 분양대행사들보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좋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는 어떤가.

    분양대행사는 사업 특성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한대로 비정규직 비율도 높다. 그런 만큼 처우는 정규직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안정성이 떨어지면 임금이 더 높거나 그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이 처우도 안 좋다. 힘든 일은 더 힘들다. 이것은 분양업계의 고질적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하는 분들의 시급을 최저임금보다 50% 이상 더 지급하는 것이다. 성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너스도 약속한 기한에 철저히 맞춰 지급한다. 제때 제대로 돈 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딨나.

    각 현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직원을 고용하다보니 소속감이 없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처우를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여러 이벤트를 열고 소속감을 키우기도 한다.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열더라도 반드시 평일 업무시간을 활용한다. 가령 등산을 가더라도 평일 업무시간에 가고 평소 업무시간과 동일한 시급을 지급한다. 그래서인지 직원들도 이벤트를 즐기고 참여율도 높다.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가 회의실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도원투자개발)

    Q. 다른 분양대행사들보다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다고 했는데 부담은 없었나.

    그래서 더 많이 벌기 위해 불철주야 일했다. 서울도 수시로 다녀갔다. 1년이면 차를 8만 킬로미터를 탔다. 그전에 타던 차도 48만 킬로미터를 타고 폐차했다. 고객사들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찾아가서 다 만나보고 얘기 듣고 그랬다. 사장이 이렇게 쉬지 않아야 직원들 복지가 좋아질 수 있다.

    분양대행업에는 멋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돈을 벌면 가장 먼저 하는 게 고급 외제차를 사고 비싼 시계를 사는 것이다. 직원들 월급은 조금 주면서 자기 몫만 많이 챙겨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직원들 월급을 올려주는 대신 비싼 식당에 밥값을 미리 계산해놓고 많이 사주는 것으로 직원들을 챙겨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밥 많이 사주면 고마워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월급 많이 주는 게 더 중요하다. 사장이 좋은 술 사주고 퉁치는 것보다 월급 더 챙겨주는 게 중요한 것이다. 직원이 항상 배가 불러야 사장도 배부를 수 있다.

    Q. 직원들 만족도는 높나.

    분양을 마치고 다른 현장에서 또 일할 의향이 있냐고 물으면 다시 돌아오는 직원들이 많다. 한 번 들어오면 5~6년씩 일을 한다. 다른 분양대행사들보다 근속연수가 긴 편이다.



    ▲도원투자개발 누리집에는 직원 프로필이 게재돼 있다. 윤 대표는 직원도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대표 프로필과 함께 게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도원투자개발 누리집 갈무리)

    Q. 분양대행사는 사내 분위기가 수직적이라는 말도 많은데.

    회사 핵심 구성원은 10명 내외지만 분양 현장 한 곳에서 200명 정도 고용이 창출된다. 안내데스크, 카페테리아, 청소, 경비, 영업 같이 필요한 일이 많다. 인원이 많지만 현장에서 필요할 때 고용한 탓에 소속감이 낮고 결속력도 떨어져 업무 효율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 강한 통제로 직원들을 관리-감독하고 업무 효율을 끌어내는 편이다.

    다른 회사들을 보면 회사 핵심 구성원인 관리자들에게 직원을 대할 때 적당히 갑질을 하라고 시키는 경우도 있다. 관리자 10명이 직원 200명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장들이 관리자들에게 강하게 통제하고 갑질을 하라고 시키는 것이다. 그럼 나이 어린 관리자들이 나이가 한참 많은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면서 건방지게 군다.  

    Q. 도원투자개발도 그런가.

    우리는 항상 나이 많은 직원분들게 깍듯이 인사하고 직책과 상관없이 예의를 갖추라고 한다. 나도 깍듯하게 더 허리 숙여 인사한다. 강압적인 분위기도 없다. 우리는 일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하나하나 자세하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코로나19 이후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바로 자르는 곳도 있는데 우리는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사업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착용해달라고 설명하면서 부탁한다. 협조를 구하는 식이다. 소속감이 생기고 결속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체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윤영구 도원투자개발 대표(사진=노동법률)

    Q.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

    나도 분양대행사 직원이었다. 분양대행사에서 일하다 보면 회사가 직원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회사는 직원을 분양대행 한 건 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소모품 정도로 생각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으로 본다. 그때 '우리는 나중에 그렇게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지금 대구 현장에서 직원 170명이 일하고 있다. 직원들이 갑질 없는 회사라고 말한다. 이런 분양대행사 처음 본다고 한다. 분양대행사 사장이 예의바른 것도 처음 본다고 했다.

    Q. 직접 겪어봤기 때문 직원들 입장에서 더 공감하는 것 같다. 분양대행업을 하기 전에는 어땠나.

    20살에 군대 입대를 하고 22살에 전역한 뒤로 계속 사업을 했다. 오락실도 운영했고 중고차 매매 사업도 했다. 다이소 같은 개념인 '천냥하우스'를 한 적도 있다. 중국에서 물건이 가득 들은 컨테이너 하나를 600만원에 통째로 사서 파는 일이었다.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고 일단 컨테이너째로 사는 것이다. 자전거, 어항, 로봇 별 게 다 들어있다. 그 사업이 망한 뒤로는 휴대폰 단말기 도매를 하고 휴대전화 대리점도 했다. 여러 사업에 도전하면서 실패도 하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Q. 직원들과 소통은 잘 되나.

    친구처럼 장난도 치고 허물 없이 지낸다. 가족문제, 연애사에 대한 고민도 나눈다. 먼저 친해져야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다. 언제나 형처럼, 삼촌처럼 조언해주면서 가깝게 지내고 있다.

    Q.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사업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맨날 돈을 벌었던 건 아니다. 하루 살고, 한달 살다 보니 기회가 왔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분양대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절반이 날아갔다. 전국에 있는 모델하우스들이 문을 닫으면서 절반 정도 되는 사람들이 직업을 옮기거나 업종을 아예 바꿨다. 우리도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오히려 더 영업을 하고 버티다 보니 기회가 생겼다.

    어려울 때 투자를 줄이고 인력을 줄이는 기업이 있고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이 있다. 공장을 세우고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기업이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직원을 더 뽑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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