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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1-04-16 10:26:47

    수정 : 2021-05-04 09:33:50

[분석] 법원, “불법파견 손해배상과 직접고용청구권, 모두 소멸시효 10년”

2021-04-16 10:26:47



법원, “불법파견 손해배상과 직접고용청구권, 모두 소멸시효 10년”
[2021년 5월호 vol.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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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표시멘트 불법파견 사건서 서울고등법원, "불법파견 인정"
    -소멸시효가 주요 쟁점, 기존 '3년' 판결 바뀌나…"바뀌면 불법파견 승소시 최대 10년치 임금 청구 가능"
    -원고 대리해 승소 이끈 류재율 변호사 "불법파견 사건에 새로운 이정표 될 수 있는 판결"
     


    [월간노동법률] 곽용희 기자
     
    불법파견 근로자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해달라는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간 직접고용청구권 소멸시효가 쟁점이 됐던 사안은 없었다. 이 판결에서는 불법파견과 관련해 그 외에도 다양한 쟁점에 대한 해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추후 불법파견 소송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판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서울고등법원(춘천) 제2민사부(재판장 견종철)는 근로자 김 모씨 등 6명이 주식회사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주식회사 Y는 삼표시멘트와 1년단위로 도급 계약을 맺고 삼척공장 종합 컴프레서, 환수펌프, 보일러 운전 점검 업무 등을 수행해 온 기업이다. 원고 근로자들은 Y사에 입사한 후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근무했지만 모두 2018년 3월 31일 Y사에서 퇴사했다.
     
    원고 근로자들은 자신들과 삼표시멘트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고 그 기간이 2년을 초과했으므로, 파견법에 따라 삼표시멘트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직접고용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손해배상으로, 삼표시멘트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과 Y사에서 받은 임금의 차액도 함께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법원은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업무 중 수시로 삼표시멘트 담당자들과 통화를 하거나 문자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고, Y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삼표시멘트 직원들과 기능적으로 결합돼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원고 근로자들은 Y에 고용됐지만 삼표시멘트의 지휘명령을 받아 삼표시멘트 측의 근로에 종사하는 파견근로자"라고 판단했다. 고등법원 재판부도 불법파견에 대해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한다"고 판시해 판단을 유지했다.

    불법파견 인정과 별도로 중요한 관건은 손해배상 청구다. 원고들은 '파견법 제21조를 위반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도 함께 청구했다. 우리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자신이 고용하는 근로자와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해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면, 사용사업주의 근로자가 받는 임금에서 파견근로자가 하청에서 받은 임금과의 차액이 손해배상이 된다. 여기서 불법파견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요한 쟁점이 된 것.
     
    소멸시효 늘어나면 불법파견 인정 시 10년치 임금 받아…"대법원 판단 중요"
     
    먼저 법원은 차별적 처우 금지의무(파견법 21조 1항) 위반으로 발생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가 3년이 아닌 10년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불법파견 소송에서는 근로자들이 오히려 처음부터 소멸시효를 3년으로 생각하고 접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임금 청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래 '임금'은 단기소멸시효인 3년이 적용된다. 하지만 임금 청구가 아니라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접근한 게 근로자 입장에서는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담당한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고등법원에서 소멸시효 3년을 넘겨 손해배상 책임을 실제로 인정한 케이스는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손해배상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진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 불법파견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청구 취지를 확장해서 7년치 임금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서 판결이 확정된 사건이라면, 명시적 일부청구(총 금액의 일부만 청구하겠다고 밝히는 것)를 한 게 아닌 이상 기판력이 적용돼 추가 청구를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문 덴톤스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제정 파견법 위반으로 고용 간주되는 경우 임금시효 3년인데, 개정 파견법을 적용하면 10년이라는 결과가 된다"며 "입법자 의도가 그것이었을지 의문스럽고, 기업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 다른 유의미한 쟁점에 대한 판단도 나왔다. 재판부는 파견근로자가 자신을 직접 고용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직접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도 10년으로 인정했다.
     
    삼표시멘트 측은 "직접고용청구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파견법상 주어진 직접고용 청구권은 법정 채권이지 상행위 채권이 아니"라며 "민법에 따라 소멸시효가 10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일축했다.
     
    직접 고용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쟁점으로 삼은 판결은 드물고, 10년으로 판단한 건 이번 판결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넘긴 파견근로자도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 가능
     
    정년을 넘긴 근로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이전 판결들은 파견근로자가 정년을 넘긴 경우, 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가 소멸하기 때문에 정년이 넘은 시점부터는 임금차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는 취지로 본 적이 있다. 불법행위 채권이 아닌 임금채권에 가깝게 보는 견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표시멘트 역시 원고 중 한명인 J씨를 상대로 "정년을 넘긴 이후 Y사에 입사한 J씨에 대해선 차별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했고, 차별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고 업무를 수행한 이상 (회사는) 파견법 제21조 1항에 따른 차별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근로자의 정년 도과 여부에 따라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임금 차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류재율 변호사는 "이제는 정년과 상관 없이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한 이상 '파견법 21조 1항 위반'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임금 차액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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