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4월 20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청에서 화상으로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기탁식을 진행하며 가이라이더 ILO 사무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ILO(국제노동기구)와 화상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서 기탁식'을 진행했다. 협약은 오늘로부터 1년이 지난 후 발효될 예정이다. 한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도 ILO 사무총장에게 경총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동관계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ILO 핵심협약 중 강제 또는 의무노동에 관한 협약(29호 협약),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협약),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협약) 비준동의안이 의결됐다.
정부는 협약 비준의 마지막 조치로 20일 ILO에 비준서를 기탁하고 협약 비준 절차를 완료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핵심협약은 기존 4개에서 7개로 늘어났으며 ILO 협약으로는 27개에서 30개가 됐다.
협약은 기탁한 날부터 1년 후인 내년 4월 20일부터 발효된다. 협약이 발효되면 정부는 그 다음해부터 협약 이행상황에 대한 정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ILO 전문가 위원회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주요 국정 운영 가치로 삼은 한국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 그에 부합하는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서 드디어 3개의 ILO 핵심협약 비준 절차를 마무리 짓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기본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건강한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사와 함께 지속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이번 비준은 노사정의 지속적 협력이 사회 정의,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 추구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한국 국민들의 신념을 증명한다"며 환영했다.
정부는 핵심협약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개정 노동관계법령의 현장 안착 및 사회적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ILO와의 협력 관계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도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손 회장은 "이번 핵심협약 비준을 통해 한국의 노사관계와 법제도가 선진화되고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손 회장은 "핵심협약 비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우선적으로 한국 노사관계를 선진화시킬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으나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동관계법 개정 당시 노사 양측 모두 불만을 표한 바 있다. 특히 경총을 비롯한 경영계 측은 법 개정 후에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시행령 개정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경총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용자를 형사처벌하고 파업 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노조의 사업장 점거 허용하는 등 제도가 국제 기준에 맞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서한에서도 이 내용을 함께 전달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발 경제 및 고용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ILO도 획일적 기준과 잣대가 아닌 각 회원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개정 노동관계법도 ILO 핵심협약 기준에 미달하고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