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따르고ㆍ나르고와 함께 서 있는 천영석 트위니 대표(사진=트위니)
쌍둥이 로봇이 탄생했다. 천영석ㆍ천홍석 대표와 트위니의 구성원들이 만든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와 '따르고'다. 트위니는 인간과 로봇이 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일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쿨'하게 인정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인간이 인간다운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노동법률>이 '따뜻한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천영석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트위니는 어떤 회사인가.
A. 트위니는 자율주행 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우리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로봇을 만든다.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와 대상 추종 로봇 '따르고'가 대표적이다. 현재 물류센터ㆍ공장ㆍ병원ㆍ스마트팜 등에 적용하고 공급하고 있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있던 형(천홍석 대표)이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더라. 당시에는 자율주행 로봇을 잘 몰랐고, 내가 아는 것은 '쌍둥이가 사업을 한다'는 것 뿐이었다. 공공기관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부장을 목표로 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대표가 된다고 하니 신이 났다. (웃음) 형은 연구 기획과 개발을 맡았고, 나에겐 사업 운영, 행정업무를 맡아달라고 해서 서로 분야를 나눠 맡게 됐다.
Q. 자율주행 로봇 시장에서 트위니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A.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는 전 세계 자율이동로봇(AMR)의 연평균 성장률이 2020년부터 2027년까지 19.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물류 로봇 시장은 미리 정한 경로(가이드)에 따라 이동하는 무인이송장비(AGV)를 위주로 시장이 이제 열리기 시작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팔리는지만 보면 매우 작은 시장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트위니는 기존 제품 대비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자리를 잡고 있다.
Q. 로봇시장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주도하는 특징이 있지 않나.
A. 그렇다. 로봇 제조사들은 시장에서 원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선구적으로 찾아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기술력이 확보돼야 시장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빙로봇 시장이 먼저 생겨난 이유로는 서빙로봇 시장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술적으로 도달 가능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한 부분이 있다. 제조사들은 수요자들의 수요를 끌어내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 수요자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로봇을 필요로 하는지를 몰라서다. 제품이 나오면 그때부터 "아 이게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생겨나는 식이다.
Q. 로봇들에 대한 고객사들의 반응도 궁금한데.
A. "못생겼다"고 한다. (웃음) 잘 움직인다는 반응도 있다. 아직까지 UIㆍUX(사용자 인터페이스ㆍ사용자 경험)가 아주 편리하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심미성이나 사용성 부분을 개선해 상품성을 갖추려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이유다.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 부품 공장을 포함한 30여곳 정도에 따르고와 나르고 등 트위니 제품을 공급했다. 공장 내 물류 운송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지하상가 같은 다양한 공간에서 생활 물류 운송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아진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공장이나 물류센터의 문의가 많은데 활용 방안을 묻는 잠재적 고객사도 있다.
Q. 경쟁사와 비교할 때 트위니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A. 기술력과 인재다. 최근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예비 유니콘에 선정됐는데 그 배경으로는 트위니의 보유 기술과 개발 제품이 물류 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 해소에 이바지할 수 있고 공유경제와 같은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작용했다. 비결은 인재다. 이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도 한몫한 것 같다. 사실 대기업과 비교해볼 때 회사의 처우와 복지를 내세울 건 아니지만 이들이 일할 의욕과 자부심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대표적인 예가 자율출퇴근제다. 회사가 생길 때부터 시행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 속에서 능력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Q. 트위니의 로봇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되나.
A. 나르고는 로봇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3D 라이다센서를 활용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복잡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지도에 없는 사람과 같은 노이즈도 제거할 수 있는 알고리즘 덕분에 트위니의 로봇이 어디서나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다. 따르고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대상 추종 로봇이다. 도서관의 반납도서와 같은 다양한 화물을 옮기는 데 적합하다. 작업자를 정확히 인식한 뒤 작업자 근처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식이다. 실외 주행로봇은 공원과 같은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다양한 변수를 대비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3D 라이다센서와 GNSS RTK, IMU 센서 등 다양한 센서의 융합을 통해 로봇의 자기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찾아가고 장애물을 회피하도록 설계했다.
Q. 택배대란 등의 논란도 있었는데 트위니가 할 수 있는 역할은.
A. 트위니는 택배차량의 지상도로 출입을 둘러싼 갈등과 택배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에서 쓸 수 있는 택배용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택배 트럭이 배송지 근처에 도착하면 택배기사를 대신해 문전 배송(라스트마일)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택배기사의 노동 강도를 낮춰주고 배달은 로봇이 해줌으로써 상하차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채 택배물품 배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따르고와 나르고가 산업에 미칠 인력 변화를 어떻게 예상하나.
A. 트위니 로봇은 사람과의 공존을 꾀하고 있다. 사람의 일을 덜어주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소모품 창고에서 사람이 재고량을 일일이 파악하면서 카트를 밀거나 무거운 짐을 인력에 의존해 보관장소로 옮겨야 하는 일을 로봇이 해준다면 어떨까. 로봇의 도움이 있다면 시간과 힘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로봇 투입할 때 관리 측면에서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Q.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불가피한 현상일 텐데.
A. 일자리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를 일정 부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사람의 '이동'을 대신할 것이고, 이는 노동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인력이나 설치ㆍ관리, 서비스 개발 인력 등 다양한 직업들이 새로 생겨나게 될 것이다.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면 '인간다움'이 조금 더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일은 로봇이 맡게 되고 사람은 좀 더 고차원적인 업무들에 집중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우선 올해까지 이어지는 기술 실증을 통해 보완점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과 함께 실외 로봇의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이를 위해 실내외 모두에서 원활하게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공원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 지하상가, 고층빌딩 같이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되도록 제품화할 계획이다. 그러려면 정확한 자기 위치 추정이 가능하고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기술적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본다. 트위니는 내년 IPO(기업공개) 달성도 준비해야 한다. 개발 인력 영입과 실외 주행로봇 완성으로 회사의 역량과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데도 힘쓸 예정이다. 결국 '사람'이라는 단어가 궁극적인 목표와 맞닿아있지 않나 싶다. 사람을 위한 로봇을 만들고, 사람이기 때문에 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인간다움을 충분히 품고 사람과 공생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