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월간노동법률] 이세정 공인노무사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이하 채용절차법은 2014년 제정·시행됐다. 제정 당시에는 사용자의 거짓 채용, 구인 공고를 금하는 등 절차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2019. 4. 16. 개정을 통해 채용강요 등의 금지(제4조의2), 출신지역 등 개인정보 요구 금지(제4조의3) 등 블라인드 채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MZ세대들은 점점 격심해지는 취업난으로 인해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HR 실무자가 알아야 할 채용 시 유의해야 할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본다.

1. 면접 시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말자

고용노동부에서 제작·배포한 표준이력서를 회사에 맞게 활용하면 직무와 무관한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면접 중에 "결혼은 하셨나요?",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고 면접관이 물어보는 경우다. 문서(이력서 등)로 해당 정보를 요구하지 않았으니 면접 중에 물어보는 것은 상관없지 않냐고 생각하기 쉽다. 면접 중에 구직자에게 출신 지역, 혼인 여부, 재산 및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등을 물어보는 것은 채용절차법 취지를 감안할 때 지양해야 한다. 자칫하면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HR 실무자들은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무와 무관한 내용을 묻지 못하도록 사전에 면접관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계속 근로가 6개월 이상인 경우,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근무한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은 근로자가 임신하게 돼 출산전후휴가를 신청하게 되면, 육아휴직도 부여해야 하니 불합리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혼인 여부는 채용절차법에서 엄격하게 수집을 금지하고 있는 정보이며, 여성 지원자에게 차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혼인 여부에 대한 정보란 기혼·미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유·무 또는 시부모 유·무를 포함해 혼인 여부를 유추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2. 채용 서류 반환 고지 의무를 잊지 말자

구직자의 채용 여부가 확정된 뒤 구직자가 채용 서류의 반환을 요구하면 구직자가 반환 청구를 한 날로부터 14일 이내 구직자에게 해당 채용서류를 발송하거나 전달해야 한다. 다만, 홈페이지 또는 전자우편으로 발송한 경우나 구직자가 구인자의 요구 없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경우에는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구직자의 반환 청구에 대비해 회사는 구직자의 채용 여부가 확정된 날 이후 14일부터 180일까지의 기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채용 여부가 확정되기 전 구직자에게 채용서류의 반환 청구기간을 알려야 한다. 대부분 회사는 채용 홈페이지에 채용서류 반환 청구 기간을 명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HR 실무자의 업무 범위가 넓거나 규모가 작은 사업장의 경우 채용서류 반환 고지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9월 6일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도·점검 결과에 따르면 과태료 부과 12건 중 8건(66.6%)이 채용서류 반환 고지 의무 위반이었다. 

3. 채용 신체검사 비용을 구직자에게 부담시키지 말자

채용절차법은 구직자에게 채용서류 제출 비용 외에 비용을 부담시키면 시정조치하고, 미이행 시 3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게 돼 있다. 여기에 채용 신체검사 비용이 포함되는지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직자에게 이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회사가 이를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21년 7월 2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구직자 부담의 채용 신체검사서 제출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채용 신체검사 개선방안'을 마련해 전국 1690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2022년 상반기 지도·점검 시 자비로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에 대해 채용심사비용을 구직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개도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HR 실무자는 채용 신체검사 비용이 부담된다면 국가건강검진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