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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강문혁 법무법인 안심 대표변호사
1. 서론
근로자가 재직 중 또는 퇴사 시 경업금지약정을 하거나 영업양도인이 영업양도 시 경업금지약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근로자가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영업양도인이 경쟁업체를 창업해 계약의 상대방이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게 된다. 이때 전형적으로 1)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한지, 2) 해당 약정이 유효할 경우 손해배상액이 적정한지가 문제된다. 여기서는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하급심 판례를 검토해 판례의 경향을 분석해보겠다.
2.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가. 손해배상액 감경에 관한 법리
경업금지약정 위반 시 손해배상의 예정을 한 경우(계약서에 '위약금'을 정한 경우)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재량으로 적당히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고, 위약벌 약정을 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해 감액할 수 없으나,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해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는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해 무효로 된다는 법리(대법원 2015다239324 판결)에 따라 결론적으로 감액이 가능하다.
위와 같은 민법 규정 및 법리에 따라 법원은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적절히 감액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근로자의 경업금지약정 위반이 문제 된 사안에서 당사자가 약정한 경업금지약정 손해배상의 예정이나 위약벌을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이 확인된다.
나. 영업양도인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사안
-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다 원고에게 이를 8000만 원에 양도하면서 경업금지약정을 하고 위반 시 양도금액의 2배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손해배상 예정액의 35%(양도금액의 70%)인 2800만 원을 손해로 인정(의정부지법 2021가단107152 판결)
- 마트를 운영하다가 원고에게 이를 권리금 6000만 원에 양도하면서 경업금지약정을 하고 손해배상 예정을 따로 하지 않은 사안에서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권리금 명목으로 지급한 6000만 원으로 인정(대전지법 천안지원 2017가단113828 판결)
-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다가 원고에게 이를 권리금 3200만 원에 양도한 사안에서 480만 원을 손해로 인정(서울동부지법 2021가단498 판결)
-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다가 원고에게 이를 권리금 7500만 원에 양도(실제 6500만 원만 지급받음)한 사안에서 700만 원을 손해로 인정(전주지법 2015가단34866 판결)
다. 근로자(임원 포함)가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사안
- 영어강사가 퇴직 후 1년간 인근 학원 등에서 근무하거나 개원할 수 없는 경업금지약정을 하고 위반 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손해배상 예정액의 60%인 3000만 원으로 감경(서울중앙지법 2018가단5059836 판결)
- 수학강사가 퇴직 후 1년간 인근 지역에서 동종영업을 금지한 경업금지약정을 하고 위반 시 대가월액의 3배를 위약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월평균 강의료의 3배의 60% 정도인 1500만 원으로 감경(안양지원 2019가합101781 판결)
- 수학강사가 퇴직 후 2년간 사용자가 운영한 학원의 원생에게 강의를 제공할 경우 원생 1명당 500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산정된 위약금의 25%인 2625만 원으로 감경(대전지법 2017가단219185 판결)
- 대표이사가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약정을 하고 위반할 경우 퇴사 시 지급받은 위로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손해배상 예정액의 70% 정도인 7000만 원으로 감경(서울남부지법 2018가단239343 판결)
- 기술영업직으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는 약정을 하고 위반 시 손해배상 예정을 따로 하지 않은 사안에서 손해배상액을 매출감소액, 매출총이익률, 지출비용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원고(사용자)가 주장한 영업이익 감소액의 50% 정도인 6000만 원으로 감경(성남지원 2020가합405596 판결)
- 주류 양조업 회사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2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는 약정을 하고 위반 시 지급받은 퇴직위로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손해배상 예정을 한 사안에서 손해배상액을 지급받은 위로금의 25%(1/4)인 3500만 원으로 감경(서울중앙지법 2012가합75531 판결)
라. 하급심 판례 분석
법원은 영업양도인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경우 영업양도 시 지급받은 권리금 액수에 비해 상당히 적은 금액을 손해로 인정하는 경향이 보인다(천안지원 2017가단11828 판결의 경우 매출감소액이 상당히 컸던 사정이나 피고가 재차 창업한 사업장을 양도한 금액을 고려함). 다만 이러한 판례 경향은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피고에게 영업폐지나 간접강제를 인정한 점이나 권리금 지급 대가 중 상당 부분은 그대로 보유(매장 집기나 노하우 등)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근로자가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경우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다고 전제할 때, 법원은 다양한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액을 감액하는데, 손해배상 예정액의 25%~70% 정도로 인정되는 범위가 다양하다. 당연히 약정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이나 위약벌 금액에 따라 인정되는 손해액 비율이 달라지겠지만, 중요한 점은 법원이 재직 중 근로자가 얻은 이익과 위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사용자의 유·무형의 손해를 고려해 적절히 감경 비율을 정하는 경향을 볼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주장·입증을 충실히 해야 승소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3.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는지
한편 영업양도인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경우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고,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청구만 인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관해 상대방의 경업금지약정 위반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경험칙상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자료 지급을 명한 하급심 판결도 다수 확인된다(서울고등법원 2019나2014763 판결, 부산지법 2020가합44189 판결, 강릉지원 2018가합30606 판결, 의정부지법 2017가합50768 판결, 광주지법 2017가합768 판결, 성남지원 2017가합404562 판결, 수원지법 2013가합8284 판결, 울산지법 2012가합4615 판결, 수원지법 2010가합14646 판결 등).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대체로 1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에서 인정하는 경향(의정부지법 2017가합50768 판결은 이례적으로 위자료로 2500만 원을 인정함)이 보인다.
그러나 위자료는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금액에 한정돼야 하므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의 확정이 가능한 경우에 위자료의 명목 아래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고, 재산상 손해의 발생에 대한 증명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는 대법원 판례 법리(대법원 2011다108057 판결)에 비춰 볼 때,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위자료 지급을 명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수원지법 2013가합8284 판결의 항소심인 서울고법 2014나24718 판결에서도 이와 같은 견지에서 1심 판결 중 위자료 인정 부분을 기각했다).
오히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해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법리(대법원 2002다6968 판결 등)나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2를 적용해 재산상 손해액을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즉, 현행 민사소송법 및 판례 법리에 의해 충분히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산상 손해 청구를 기각하고, 소액의 위자료 지급만 명하는 하급심 판례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으므로 시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