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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3-03 15:29:36

    수정 : 2023-03-03 15:30:11

교섭단위 분리의 이해 및 최근 판례 동향

2023-03-03 15:29:36



교섭단위 분리의 이해 및 최근 판례 동향
[2023년 3월호 vol.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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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회사에 특정 직군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이 새롭게 설립되는 경우 교섭단위 분리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회사, 기존 교섭대표노동조합, 신규 노동조합은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입장이 각자 다르므로 교섭단위 분리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LG전자 사무직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한편,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렸으며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금호타이어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와 같이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쟁점도 사안별로 개별적·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하에서는 최근 선고된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판결들을 중심으로 관련 쟁점들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2. 교섭단위 분리의 이해

    교섭단위란 단체교섭의 단위와 구조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해야 하는 단위를 말한다. 노동조합법은 교섭단위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하되(제29조의3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해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29조의3 제2항).

    그렇다면 어떤 경우가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i)복수노동조합을 보장하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의 갈등이나 비용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효율적·안정적인 단체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단체교섭 절차 일원화의 취지, (ii)교섭창구 단일화와 아울러 헌법상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대해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점, (iii)예외적으로만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한 입법 취지 등을 고려했다. 이에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해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예외적으로 각 집단의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분리를 주장하는 측이 그에 관한 구체적 사정을 주장·증명해야 한다.

    노동조합법 및 동법 시행령은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가능한 단계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은 ①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기 전, ②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날 이후에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법 제29조의3 제2항, 4항; 동법 시행령 제14조의11 제1항 제1호, 제2호). 이와 같이 정하고 있는 이유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정 당사자가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한 경우에 그 결과에 따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사안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이 무의미하게 돼 다시 교섭대표노조를 선출해야 하는 등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두 절차를 제도적으로 분리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위 ①과 ②의 중간 단계인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단계에서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어려운 것으로 이해된다. 고용노동부도 교섭단위 분리 결정의 신청 시기는 ①사용자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전 또는 ②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이후라고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다.

    3. 최근 대법원 판결

    최근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두53716 판결은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이 중심이 된 노동조합이 다른 교육공무직원들과 구분해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한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뒤집고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 대법원 판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금체계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로 인정했는지 여부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 원심판결과 대법원의 결론이 달랐다. 원심판결은 임금체계의 차이를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로 볼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임금체계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임금의 지불 단위, 임금항목의 구성, 임금항목의 결정 기준을 비교·검토해야 한다"고 했고, 반면 "임금체계로 인해 도출되는 구체적인 임금의 액수를 비교·검토하는 방법으로 임금체계 사이의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에 기본급 액수 등의 임금체계와 각종 수당 등 세부항목에 일부 차이가 있다는 사정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양자의 각 연혁적 근거와 법적근거가 서로 달랐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동종·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비슷한 경력의 근로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경로와 방법으로 월 평균 임금 수준을 거의 동일하게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자 사이에 비슷한 수준의 임금이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 수준에 실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기본급 액수 등의 임금체계와 각종 수당 등 세부항목 등의 일부 차이에만 주목한 나머지 양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보는 등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는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와 관련해 임금체계의 차이가 빈번하게 쟁점이 돼왔다. 그러나 이 대법원 판결은 임금체계 등의 형식적인 차이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근로의 내용·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 근로조건의 통일적·합리적 형성의 관점에서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함을 명시했다.

    4. 최근 하급심 판결례

    교섭단위 분리 사건은 특정 직군이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교섭단위 분리 가부를 전망할 수 없고, 각 회사의 구체적 사정과 특수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비교적 최근 판결로 서울행정법원은 코레일네트웍스의 일반직(일반 사무직·연구직)을 조직 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서울행정법원 2022. 5. 20. 선고 2021구합72543 판결, 확정). ①일반직은 사무직·연구직으로 구분되고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편, 현업직은 주차직·역무직·배송직·운전직·사무보조직으로 구분되고 전국의 역사 등에 산재해 근무하는 등 담당 업무와 근무장소가 명확히 구분되는 사정, ②일반직은 9시~18시 근무, 주5일제, 주40시간제 등 통상적인 근무형태가 적용되는 반면 현업직은 4조3교대·3조2교대 등 교대제와 일근제가 혼합 적용돼 현저한 차이가 있는 점, ③정원과 보직, 채용 절차의 차이, 정년, 인사교류 가부 등이 고려됐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무역보험공사의 지원직(미화·보안 등 시설관리, 사무지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서울고등법원 2021. 5. 12. 선고 2020누45270 판결). 지원직은 2018년경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사에서 근무하던 파견·용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해 채용된 직군이다. 

    법원은 ①지원직군의 임금체계는 직무급제인 반면 보수규정이 적용되는 그 외 직군의 임금체계는 직무급 기반 연봉제, 성과연봉제, 연봉제로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지원직군의 임금체계로 직무급제를 도입하게 된 것은 정부 안에 따른 결과이므로 임금체계의 단순비교를 통해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②또한, 지원직군의 시급은 1만1258원인 반면, 다른 직군의 시급은 일반직 3만7636원, 사무직 2만3893원, 별정직 2만9802원으로 직군별로 임금 수준에 차이가 존재하나 이와 같은 임금 수준의 차이는 직군별 업무의 내용과 특성 및 난이도, 권한과 책임 등에 의해 발생하는 차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임금 수준의 격차를 들어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③ 근로시간 역시 지원직은 6시~15시(미화 직군), 탄력적 근로시간제(운전 직군)였던 반면 다른 근로자들은 9시~18시로 차이가 있었으나 이는 직군별 담당 업무내용이나 작업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로 인정하지 않았다. ④ 지원직이 정부 정책에 따라 채용된 사정도 고용형태의 차이로 인정되지 않았다.

    5. 마치며

    특정 직군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새롭게 설립되면 신규 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체계하에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자 한다.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은 노동위원회에서 30일 이내에 조속히 결정이 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대응 기간이 부족하고, 노동위원회 결정에 대한 불복 사유도 제한돼 있으므로 관련 이슈가 있다면 미리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기존 노조와의 차별성을 내세우는 소위 'MZ노조'의 설립, 사무직 노조의 설립 동향을 보면 교섭단위 분리는 향후 더욱 첨예한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에 계속 중인 사무직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사건들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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