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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4-10 14:08:00

    수정 : 2023-04-10 14:07:53

시용(수습)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2023-04-10 14:08:00



시용(수습)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2023년 4월호 vol.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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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양지윤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ㆍ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을 시용(試用)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용자가 시용기간 중이나 기간 경과 후 본채용을 거절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해고에 해당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다만, 판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 적격성을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및 목적을 감안해 '근로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구하는 보통의 해고보다는 그 정당성을 넓게 인정하면서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대법원 2006. 6.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아래에서는 판례의 태도를 중심으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요건을 살펴보기로 한다(실무상 '시용'과 '수습'을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으므로, 아래에서는 두 단어를 '시용'의 의미로 혼용해 사용한다).

    2.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가. 논의의 전제 :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신규 채용된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된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문제될 수 있다. 판례는 취업규칙에 신규 채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시용기간의 적용을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그 근로자에 대해 시용기간을 적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근로계약에 명시해야 하고, 만약 근로계약에 시용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시용 근로자가 아닌 정식 사원으로 채용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등). 

    나. 정당한 사유 있는 본채용 거부의 요건  

    1) 수습사원에 대한 평가방법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는지, 그러한 평가기준 및 평가방법에 관한 내용이 근로자에게 알려져 있는지 등도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판례는 수습사원들에 대해 수습평가의 기준과 방법 등이 제대로 공고되거나 교육되지도 않았고, 수습사원평가표에 의한 계량화된 수습평가제도 자체가 수습기간 만료 월에 수립돼 수습기간 동안 위 평가표에 의한 지속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부정했다(서울행정법원 2002. 8. 27. 선고 2002구합7210 판결/확정). 반면 판례는 근로계약서의 문언상 수습기간 중에 '불성실 및 미숙련 및 부적격한 업무수행, 건강 상태 등 수습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채용이 부적합하거나 계속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평가(시험)에 의함]'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사유로 정했고, 근로자도 이와 같은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본채용 거절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제시했다(서울고등법원 2021. 7. 9. 선고 2021나2000129 판결).

    2) 업무평가 결과를 근거로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을 거절하는 경우 업무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 

    판례는 사용자가 시용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함에 있어서 지점별로 C 또는 D의 평정등급 해당자 수를 할당한 점, 사용자는 근무성적평정표가 작성ㆍ제출된 이후 일부 지점장들에게 재작성을 요구했고, 이에 일부 지점장들이 평정자 및 확인자를 달리하도록 정한 근무성적평가요령에 어긋나게 혼자서 근무성적평정표를 재작성하기도 한 점, 평정대상자마다 평정자가 상이한 점, 시용조건부 근로계약 해지의 성격상 당해 근로자의 업무 적격성 등을 절대적으로 평가해야 함에도 상당수의 평정자가 다른 직원들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평가한 점, 원고들에 대한 근무성적평정표 및 평정의견서만으로 원고들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부족했는지 또 그로 인해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있었는지를 알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일반적으로는 평가항목 및 평가기준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돼 있는 경우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례가 많다(예컨대 서울고등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누41456 판결/대법원 계류 중). 다만, 시용근로자에 대한 평가결과 저조한 점수가 나온 경우에도 반드시 본채용 거절이 정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점수가 낮은 것이 업무능력 부족 등에서 기인했음이 객관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3) 계약에서 정한 시용기간이 남아있는데도 해고 또는 본채용 거절을 통보한 경우라면, 해당 근로자에게 문제의 개선을 촉구하거나 재교육을 하는 등 기회를 부여했는지도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하급심은 해당 근로자가 입사한 지 3주 만에 본채용 거부를 통보한 사안에서, 계약상 시용기간은 3개월이었으므로 상급자들이 해당 근로자에게 그의 실적과 그로 인한 사용자의 입장 등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거나 재교육 등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는데도 그러한 지도나 개선 촉구 등은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본채용 거부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서울행정법원 2022. 4. 22. 선고 2021구합77647 판결/확정).

    4) 본채용 거절의 사유 자체로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시용근로자의 업무 적격성 판단은 단순히 근로자의 업무능력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질ㆍ인품ㆍ성실성ㆍ근무태도 등도 대상이 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6. 4. 28. 선고 2015누65140 판결/확정).

    예컨대 판례는 명예퇴직 후 사용자에게 재취업하는 경우 명예퇴직금을 환수하기로 약정하고 재취업했는데도 재입사 후 한 달 만에 명예퇴직금 반납을 거부했던 사안(서울고등법원 2020. 7. 16. 선고 2020누34607 판결/확정), 눈썰매장에 채용된 시용근로자가 채용공고에서 요구된 제설기 운용 경력을 갖추지 못했음이 근무 도중 발각된 사안(서울고등법원 2020. 4. 22. 선고 2019누58034 판결/심리불속행 기각) 등에서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고 보았다.

    다.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및 해고예고 적용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는 시용관계에서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일반적인 해고와 마찬가지로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ㆍ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보아, 단순히 '시용기간의 만료로 해고한다'는 취지로만 통지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최근 하급심은 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시용근로자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고 그와 관련해 근로자와 사용자 간에 형사고소 등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무단결근에 따른 출근명령 및 출근명령 불이행 시 해고'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나 반송됐고 유사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만으로는 적법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2022. 6. 24. 선고 2021누54417 판결/확정)

    한편,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30일 전에 미리 예고하고, 해고를 예고하지 않으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해고예고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근로기준법 제26조), 따라서 시용기간이 3개월 '이상'인 근로자에 대해 본채용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종래 근로기준법 및 시행령은 '수습 사용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인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해고예고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해 '만 3개월이 도달한 시점'에 본채용을 거절하는 경우 예외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었으나 현행 법령에서는 해당 규정을 삭제했다.

    라. 기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때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에는 부분휴업도 포함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판례는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고 제한의 필요성은 시용근로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인정된다고 보아, 시용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으로 요양이 필요한 휴업기간 중에는 (부분 휴업이 필요한 경우라도) 시용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한편,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일반적인 징계해고와는 성질을 달리하므로, 취업규칙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시용근로자를 징계해고하는 경우가 아닌 한 징계절차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6959 판결 등)

    3. 마치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용기간을 두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취지를 근로계약서에 명시하고 해당 근로자에게도 그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시용근로자에 대한 업무평가와 관련해 수습평가의 기준과 방법을 근로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근로자의 업무수행과 직접 관련된 사람을 평가자로 지정하며, 평가항목 및 심사내용 역시 구체적으로 특정ㆍ세분화하고 평가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등 업무평가가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용근로자를 본채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평가자의 평가결과 외에도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등이 부족해 업무적합성이 없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예컨대 시용기간 중의 업무실적, 업무보고서, 보고기한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문제가 있어 개선을 지적했음에도 개선이 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면담자료 등)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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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윤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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