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노동자 폭력진압 경찰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간부에 대한 경찰의 진압이 과도하고 폭력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노동자 폭력진압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공무집행방해, 불법시위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경찰이 김 위원장에게 뒷수갑을 채우고, 김 사무처장에게 경찰봉을 휘두르면서 과잉 진압 논란이 일었다. 특히 김 사무처장은 7m 높이의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중 사다리차를 동원한 경찰의 경찰봉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 일이 알려지면서 노동계는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해 폭력 진압을 벌였다며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경찰의 폭력 진압의 배경에 윤 청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윤 청장이 지난달 30일 내부 통신망에 집회 관리 공적을 세우면 포상하겠다며 특별 승진 계획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의 포상 계획이 경찰의 과격한 행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어 류 사무총장은 "경찰장비관리규칙에 따라 급소를 직접 가격하는 건 자제해야 하는데도 경찰은 사무처장의 진압과정에서 머리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했다"고 비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윤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당시 고공농성 현장에 있던 진압 경찰과 광양경찰서장의 엄중한 사법처리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이 노동자를 범법자 취급하며 무자비한 체포와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진압했다"며 "경찰청장 사퇴와 현장 경찰들의 사법처리가 되지 않는다면 통제받지 않는 공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박용락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순천지원이 김만재 위원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는데도 경찰이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해 실질심사가 예정돼 있다"며 "경찰이 김준영 사무처장을 오늘 오전 MRI 검사 후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법원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경찰이 김 위원장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김 사무처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전 11시에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진행됐다.
 
박 상임부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벌어진 기습적인 영장 청구"라며 "정권이 경찰을 앞세워 폭력으로 짓밟고, 언론에 경찰을 상대로 칼을 휘두른 것처럼 거짓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해철 위원장도 "경찰이 노동자 탄압과 혐오에만 급급했다"며 구속영장청구를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 위원장과 김 사무처장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경찰청에 전달했다.

정현철 기자 jhc0722@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