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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공공기관에서도 ESG 경영을 실천하고 모색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국가 경제에서 공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공공기관 특성상 ESG 경영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과는 별개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ESG 평가를 비롯한 ESG 경영 관련 연구는 주로 민간기업에 국한돼 있는 형편이다. 민간기업에 대한 ESG 관련 정보공개 요구가 증가하고 평가가 확대되면서, 평가·컨설팅·자문을 수행하는 평가기관들이 급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 단위 단체 수준에서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는 등 자발적 대응 노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요 경제단체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를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2021년 12월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주축으로 한 관계부처합동으로 대한민국 기업을 위한 ESG 실천 및 진단을 위한 지침인 'K-ESG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부는 K-ESG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의 ESG 경영과 평가대응 방향 ▲국내 상황을 고려한 ESG 요소 ▲산업 전반의 ESG 수준 제고를 위한 범용적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했다.

공공기관 경영과 성과관리의 관점에서도 최근 ESG와 지속가능경영은 중요한 화두로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K-ESG 가이드라인을 공공기관에 도입하기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내용적 측면에서 적절치 않고 혼돈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 판단된다.

대전환기 국제적 제도들은 사회적 가치, 공동체, 그리고 ESG 중심의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같은 세계적인 기준들도 ESG와 궤를 같이하는 내용과 지표들을 제시하고 있다. K-ESG 가이드라인을 포함해 민간 기업투자 관점에서 출발한 ESG 평가기준을 쉽게 적용하기 어려운 공공기관들을 위해 대한민국 공공기관 운영제도 및 공시체계에 적합한 ESG 평가지표가 필요하다. 특히, 진단항목을 개선해 알리오 공시체계에 연계되면서도 글로벌 ESG 표준화 동향에 부합하고, 동시에 지나치게 부담이 추가되지 않는 효율적인 '공공기관 K-ESG 이니셔티브' 개발이 중요하다.

지난 5월 12일 한국국정관리학회는 K-ESG 가이드라인 61개 지표 중 공공기관에 적합하게 보완한 36개 지표를 기반으로 한 '공공기관 K-ESG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특히, 2023년 기획재정부의 알리오 전면 개편 추세를 반영할 수 있는 ESG 항목의 계산방식 전면 개편과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포함한 2~3개의 새로운 지표는 향후 공공기관의 ESG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효율성의 가치와 공공성의 가치가 공존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공공성이 균형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물론, 공공기관과 시장 기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혁신 역시 필요하다.

정부 예산의 1.3배의 969조의 예산(2022년)을 집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쟁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효율성과 공공성의 가치 추구를 위한 적절한 평가제도는 필수다. 이러한 지향점을 봤을 때 공공기관 K-ESG 이니셔티브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을 근거로 한 ESG 중심 내용으로 공공기관이 평가받는다면 어떨까? 기존 경영평가 제도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많은 문제를 낳는 경영관리 일부 지표들을 대치할 수 있지 않을까?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기관에서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이지만, 국민에게 돌아가는 공공서비스의 질 문제를 생각한다면 공공성과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국민들도 공공기관의 성과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대전환기 효율성과 공공성을 균형 있게 추구하고, 그 성과를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형식으로 제시한다면 우리의 공공기관의 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