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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07-11 15:15:00

    수정 : 2023-07-11 15:17:31

‘기대권’의 확대 및 최근 대법원 판결의 이해

2023-07-11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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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vol.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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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최근 대법원에서 '기대권'을 새롭게 인정하는 판결들이 잇따라 선고됐다. 기대권은 통상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갱신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쟁점이 되는 사례에서 문제돼 왔다. 그러나 갱신기대권은 근로기준법상 명문 규정이 없고, 판례를 통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기대어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의 하나로서 해석상 인정될 뿐이어서 실무상 여러 혼란이 있었다. 그런데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넘어 구체적인 사례에서도 기대권이 인정되는 등 그 인정 범위가 확대돼 가는 경향을 보인다. 

    근로계약관계 당사자로서는 계약기간의 만료로서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되리라 예상하지만 예상치 않게 기대권 법리를 바탕으로 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판례를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갱신기대권에 관한 기본 판례 법리부터 기대권의 인정 범위를 확장한 최근 대법원 판결들까지 관련 판례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갱신기대권 법리의 이해

    가. 갱신기대권의 인정 요건


    대법원 판례에서 기대권이 처음 인정된 것은 1994년으로, 대법원은 연 단위로 계약갱신을 해 온 시간강사들의 사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기대관계'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17843 판결). 이후 대법원은 계속 근무할 수 있는 기대관계의 판단 기준들을 구체화하다가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을 통해 갱신기대권의 발생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 판결은 일련의 기대권 판결들의 토대가 됐다.

    위 대법원 2007두1729 판결을 발전시킨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이다. 대법원 2014두45765 판결은 갱신기대권의 발생 요건을 종합적으로 정리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2)다만 ①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②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③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④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될 때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

    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성

    다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그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부당해고로 인정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①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②근로계약 체결 경위, ③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④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또한 이러한 갱신거절의 합리적인 이유 판단에는 해고 제한의 기준인 정당한 이유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고 이해된다(대법원 2011. 1. 13.자 2010두22948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0. 9. 30. 선고 2009누36233 판결).

    3. 기대권 법리의 확대 : 2021년 대법원 고용승계 기대권

    대법원은 위와 같은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 사례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대법원은 도급업체가 용역업체를 변경하더라도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에게 신규 용역업체와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면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설명해 용역업체 변경 시 근로자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법리를 최초로 제시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이어서 대법원은 용역업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①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 내용, ②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③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④위탁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⑤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판단기준도 제시했다.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기대권을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2016두57045 판결은 고용승계 기대권 법리를 설시하면서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라고 명시했는데, 해당 판결들은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판결이다. 그리고 고용승계 기대권과 갱신기대권 법리의 판시 내용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이 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정규직 전환기대권 법리(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에 이어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됨으로써 소위 '기대권 법리의 3탄'이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고용승계 기대권 법리의 구체적 적용을 두고 실무상 혼선이 있을 수 있는데, (i)고용승계를 하지 않을만한 특별한 사정 또는 합리적 이유를 인정한 사례로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9두40444 판결, (ii)고용승계의 범위가 쟁점이 된 대법원 2021. 7. 8. 선고 2020두40945 판결, (iii)계약서 등에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음에도 관행이 있었고 신규 용역업체가 이를 알았음을 근거로 고용승계 기대권을 인정한 대법원 2021. 6. 3. 선고 2020두45308 판결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4. 기대권에 관한 최근 대법원 판결의 이해

    가. 자회사의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


    고용승계 기대권에 이어 대법원은 2023. 6. 기대권을 인정하는 두 건의 판결을 이어서 선고했다. 첫 번째 판결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전환 채용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가 다퉈진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두39034 판결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회사를 설립하고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환 채용 과정에서 고용조건으로 '단속적 근로조건'에 동의한다는 합의서 제출을 요구했는데, 대상 근로자는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자회사가 채용을 거부했다. 이에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다툰 사안이다.

    대법원은 위 대법원 2014두45765 판결, 위 대법원 2016두57045 판결의 취지를 바탕으로 "도급업체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회사에 해당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자회사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새롭게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며 자회사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을 최초로 인정했다. 

    나아가 이때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채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①자회사의 설립 경위 및 목적, ②정규직 전환 채용에 관한 협의의 진행 경과 및 내용, ③정규직 전환 채용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④기존의 고용승계 관련 관행, ⑤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⑥자회사와 근로자의 인식 등 해당 근로관계 및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은 대법원이 2021두39034 판결을 통해 최초로 제시한 법리인데,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에 대해서도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성과 같은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다툴 수 있는지 문제된다. 대법원 2021두39034 판결의 판단 구조를 살펴보면 갱신기대권과 마찬가지로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바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다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근로자가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절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근로조건을 거부했음을 그 이유로 삼은 것이므로 합리적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나.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

    다음 판결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을 가지는지가 쟁점이 된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이다. 대상판결의 회사는 정년퇴직한 직원에게 1개월의 휴식 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제도(이하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대상판결의 근로자는 정년을 앞두고 징계면직됐다. 근로자는 부당해고를 다투는 동시에, 징계면직이 아니었다면 정년 후에도 재고용 제도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징계면직 시점부터 정년에 달한 시점까지의 기간에 더해 정년 후 재고용됐다면 근무할 수 있었던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우선 정년에 도달해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참조)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근로자가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없다는 점과는 별개로 근로자가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선언하고 그러한 기대권의 인정 요건이 무엇인지 최초로 설시했다. 대법원은 (1)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2)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①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②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③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돼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 경우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보도자료에서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은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대법원 2007두1729 판결), 촉탁직 근로자의 갱신기대권(대법원 2016두50563 판결)과는 그 요건의 측면에서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의 경우에는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갱신 관행이 확립돼 있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은 성립 요건을 '재고용의무가 있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된 경우'로 엄격히 설정해 일반적인 갱신기대권보다 훨씬 강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을 것을 요구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5. 마치며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으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기대권의 법리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근로계약 계속에 관한 기대를 부여받았다며 일련의 사실관계를 기대권의 인정요건에 포섭하고 위 판례 법리들을 유추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직상급자의 말 한마디, 인사팀 담당자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가 갱신기대권의 인정 근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근로계약의 종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해 계약 당사자 상호 간 오해가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충분한 사전 검토와 신중한 의사표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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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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