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관리자가 여성과 청년 근로자를 상습적으로 괴롭혀 물의를 일으켰던 테스트테크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고용부는 지난 17일 반도체 패키지 기판 테스트업체인 테스트테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직장 내 괴롭힘ㆍ성희롱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 16건이 적발됐다.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테스트테크 중간 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성희롱을 해왔다. 신체 일부를 꼬집는 행위를 비롯해 마우스와 키보드를 던지고, 여직원들에게는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휴대폰 녹음 각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중간 관리자가 여직원의 어깨를 주무르거나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 "어제 누구랑 잤다"는등 성희롱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근로감독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중 78.7%, 20대 중 84.2%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밝혀, 여성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장 내 상습 폭언과 성희롱이 만연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ㆍ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각각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하고 가해자를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근로기준법은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사를 하지 않거나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임금체불과 법정수당 미지급도 적발됐다. 테스크테크는 직원 437명에게 3800만 원 상당 임금을 체불했다. 근로자 25명에 대해서는 총 27회에 걸쳐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기도 했다. 근로기준법상 금지된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도 강요했다.
 
고용부는 임금체불과 법정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테스크테크 대표자를 형사입건했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것, 계약서류를 보존하지 않은 것, 취업규칙 등을 게시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지만 이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