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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0-06 17:02:57

    수정 : 2023-10-10 13:35:51

전직금지약정의 유ㆍ무효 판단

2023-10-06 17: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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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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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정영훈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1. 들어가며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고유의 산업기술 또는 영업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고, 근로자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그것들을 알게 된다. 그러나 해당 근로자가 퇴사 후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에 취업하게 되는 경우,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자사의 노하우가 경쟁사로 유출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전직금지약정이다. 퇴직 후 일정 기간 사용자의 사업과 경쟁적인 성격을 갖는 사업을 직접 경영하거나 그런 사업을 경영하는 기업에 취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약정이다.

    그러나 약정을 체결했다고 해서 반드시 근로자에게 그에 따를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법원에 의해 무효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그것이 근로자의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및 자유로운 경쟁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무효로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하는 사업장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법원의 태도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무효로 판단되지 않을 수준으로 약정의 구체적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2.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법원의 판단 기준

    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이 체결됐다 하더라도, 그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 유효성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으로는, ①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②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③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④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⑤근로자의 퇴직 경위, ⑥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각 기준별 판단 요소를 더욱 구체적으로 분설하면 아래 표와 같다.
     
    순번 구분 구체적인 판단 요소
    1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 사용자가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영업비밀 등 비밀정보, 고객관계 및 신용)을 확실히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 근로자가 고용기간 중 직무수행 과정에서 통상 자신의 교육, 능력 및 경험 등을 통해 취득한 개인적인 지식 및 기술은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에 해당하지 않음.
    • 해당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기술로서 동종업계 전반에 거쳐 사용되는 일반적∙보편적 내용에 해당하지 않음이 추가로 입증돼야 함.
    2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 당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할 가능성이 있는 지위 및 업무에 종사한 자인지 여부.
    3 경업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 근로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아니하고 사용자의 이익의 보호를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 합리성 여부는 궁극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및 공공의 이익의 비교형량에 의해 결정됨. 해당 회사와 경쟁회사 간 기술격차 등에 따라 기간이 좌우될 수 있음.
    • 경업제한의 기간의 경우 사안별로 6월 내지 3년 이내로 다양하게 판단되나, 1년 정도로 정하는 것이 유효성을 인정받는 데 유리할 것으로 평가됨.
    • 경업제한 지역∙직종의 경우 그 범위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함.
    • 오늘날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규모로 영업을 행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경우에 따라 전 세계에 걸쳐 경업을 제한하는 약정의 효력도 인정됨.
    4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 사용자의 이익과 근로자의 이익을 비교형량하거나 합리적인 경업제한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임.
    5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경위
    •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가 높은 직급이고 근속연수가 길수록 사용자의 중요한 정보 취득할 가능성 높아 낮은 직급의 근로자보다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음.
    • 경업금지약정은 사용자 측의 귀책사유 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만 효력을 가짐.
    6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 독점의 우려 및 그에 따른 일반 소비자의 이해라는 측면과, 적정한 권리보호를 통한 기업의 연구개발 촉진과 산업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음.
     
    이 중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것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의 존부다. 다른 요소들은 소명방법·증거방법으로 제출된 자료들을 통해 비교적 명확하게 사실 판단이 가능하지만, 위 기준은 구체적인 문서나 수치만으로 입증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이는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한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종전) 사용자의 이익이 과연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퇴사한 종업원이 회사의 중요한 기술정보나 영업상의 정보를 다루었다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다. 특히 영업상의 정보와 관련해, 대법원은 사용자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 역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다만, 위 요소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업비밀이 존재하고, 그것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회사의 이윤창출에 기여하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할 상세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나아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업무에 종사하면서 그 학력과 경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부분에 해당하는 것에 불과해서는 안 되고, 회사가 가진 고유한 노하우임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인천지방법원 2015. 8. 1.자 2015카합142 결정 등 참조).

    3. 근로자의 전직금지약정 위반 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조치

    근로자가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해 다른 회사에 취업한 경우 회사는 아래에 나열된 것들을 비롯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전직 그 자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전직금지약정 혹은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따라 위반한 근로자를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및 전직금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아직 취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퇴직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를 상대로 채용금지가처분 또는 채용금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전지방법원 2016. 5. 2.자 2016카합50055 결정 등).

    이때, 실효성 확보를 위해 위 청구에 '전직금지 위반일 하루당 N원의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전직이 완료됐고 그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퇴직근로자가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음을 이유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직금지약정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전직 그 자체를 막기 위한 '가처분'의 신청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근로자가 일단 전직했다면 영업비밀은 이미 유출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사후적인 조치인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근로자의 전직으로 인해 얼마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금액을 특정해서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근로자의 전직 사실(혹은 전직 시도 사실)을 알게 됐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위 쟁송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이다. 법원이 해당 약정을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회사의 손을 들어주게 되며, 무효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신청 및 청구를 기각하게 된다.

    다만, 법원은 제반 사정을 고려해서 약정한 경업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고 인정될 때에는 적당한 범위로 경업금지기간을 제한(단축)하는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대법원 2007. 3. 29. 자 2006마1303 결정 등 참조). 이에 따라 전직금지약정의 내용을 변형해, 변경된 내용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2년의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한 사례(수원지방법원 2019. 8. 27. 선고 2018가단542980 판결), 3년의 기간을 1년 6개월로 단축한 사례(전주지방법원 2019. 9. 19. 선고 2018가단7513 판결) 등이 존재한다.

    4. 나가며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이 폭넓게 인정된다면 사용자의 영업이 두텁게 보호될 것이지만,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자유로운 경쟁이라는 공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법원은 전직금지내용의 약정이 과도할 경우 무효로 선언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하고 그 내용을 구성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법원의 판단 구조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재취업을 일정 기간 막아서라도 보호해야 할 영업비밀이 사내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존재하는지, 전직금지약정으로 생계가 단절될 근로자에게 약정의 대가로 적정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지, 전직금지약정의 시간적·장소적 범위는 너무 광범위하지 않은지 등의 내용을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전직금지 약정이 법원에 의해 사후적으로 무효로 판단될 경우 귀사의 영업 노하우가 사외에 유출될 수 있고, 기존에 동일한 내용의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했던 근로자들과도 약정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다시 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장에 전직금지약정을 도입할 때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그 약정이 사후에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을 최소화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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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훈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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