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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1-07 11:42:17

    수정 : 2023-11-09 14:07:45

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 및 권고사직 단계별 유의사항

2023-11-07 11: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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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vol.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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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률] 김나영 홍익노무법인 공인노무사

    1. 들어가며

    최근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직방, 타다, 토스, 왓챠, 탈잉, 샌드박스 등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예외 없이 적자 사업부를 정리하거나 신사업을 철수하는 방식으로 조직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인적 조직을 줄이기 위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방법은 '권고사직'이다. 소속 팀장이나 부서장은 대상 근로자와 면담하면서 "생각보다 매출이 안 나오네요.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회사가 어려워요. 2개월 치 월급 줄 테니 내일부터 안 나와도 돼요"라는 식으로 사직을 권유한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말이 해고 통보인지, 권고사직인지 그 해석이 문제된다. 근로자는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회사는 "사직을 제안했을 뿐인데 근로자가 이를 수용해 근로계약이 합의 해지됐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와 관련된 법률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⑴권고사직과 해고 ⑵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 ⑶권고사직 단계별 유의사항에 대해 살펴보겠다.

    2. 권고사직과 해고

    ⑴ 의의

    권고사직은 법률 용어는 아니다. 사용자와 근로자의 의사표시 합치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 합의 해지 유형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제안하고, 근로자가 이를 수용하면 사직서를 징구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말한다.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관계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⑵ 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 실익

    권고사직과 해고를 구별하는 실익은 근로관계 종료 절차에 있다. 우선 법에서는 권고사직에 대해 정하고 있는 바가 없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의사 합치만 이룬다면 회사에서 더 해야 할 조치가 없는 것이다. 반면, 해고 시에는 실체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존재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절차적으로 해고하려는 날 30일 전까지 해고예고를 하거나 해고예고를 하지 않는 경우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며(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 사유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서면 통지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7조). 실체적 또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라도 결여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원직 복직시키고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

    3. 권고사직과 해고의 구별

    ⑴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사직서나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담긴 자료(이메일, 문자 등)가 명백하게 존재한다면 이러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법원은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6229 판결)"고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회사의 권고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실제로 근로자를 사무실이 아닌 사용자 자택으로 호출해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고, 그 자택에 약 5시간 동안 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갈 수 있도록 한 사례(서울행정법원 2013. 7. 23. 선고 2013구합2051 판결), 근로자에게 "마음 편하게 회사 다닐 수 있을 것 같냐", "법무팀을 해체해 버리겠다", "네가 인마 법무팀장이라고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게 부끄럽다. 네 수준에 맞춰가지고 일이 되겠나 임마" 등 장기간 인격 모독을 한 사례(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11. 30. 선고 2016가합466 판결)에서 사직서가 있지만 사실상 해고라고 판단했다.

    ⑵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사직서가 없는 경우 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법원에서 사직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해고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권고사직 발언과 해당 발언을 하게 된 경위 ▲사용자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품을 반납하도록 강제했는지 또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해당 물품을 반납했는지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출근명령을 한 적 있는지 또는 이러한 명령이 없었더라도 근로자가 출근 의사를 밝히거나 출근했는지 ▲사용자가 사직의 대가를 제안한 적 있는지 ▲근로자가 사직의 대가를 받은 적 있는지 ▲사용자가 사직을 권고했을 때 근로자가 이의를 제기한 적 있는지 등 개별·구체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일례로, 사용자가 "그 돈 받고 일 못하겠으면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라"고 발언했다 하더라도 ▲월급을 올려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근로자가 먼저 "그런 식이면 여기서 더 일 못하겠다"고 발언한 점 ▲다툼 이후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맡겨두었던 자신의 화물차를 가지고 가면서 사용자로부터 받은 500만 원 중 자신의 월급을 스스로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회사에 두고 간 점 ▲사용자가 출근명령을 하지는 않았으나 근로자가 출근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실제 출근을 하지 않은 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기 전까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는 점을 두루 고려해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10. 16. 선고 2012누34756 판결).

    4. 권고사직 단계별 유의사항

    회사의 경영 사정에 따라 부득이 사직을 권고해야 한다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유의해야 한다.

    ⑴ 면담 전 : 권고사직의 당위성을 확보해야 한다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근로자가 사직을 수용해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 만약 근로자가 큰 업무상 손해를 끼치거나, 비위행위를 저지르는 등 징계해고에 준하는 잘못을 한 경우라면 권고사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근로자의 역량이 부족하다거나,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한다면 그 수용성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근로자가 사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권고사직 사유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업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할 때는 최소한 그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보여 주면서 면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평상시 업무 목표를 명확하게 부여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하는 것, 그리고 관련 데이터를 잘 축적해 두는 것이 선행적으로 필요하다.

    ⑵ 면담 과정 : 권고사직 면담을 자칫 해고로 오해하지 않도록 언행을 주의해야 한다

    사직 종용 횟수가 많지 않고 그 강도가 세지 않은 경우라도 근로자는 이를 해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 대표이사가 식사 면담을 하면서 "면접 내용과 달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고 다음 날 "거취를 어떻게 결정할 예정이냐?"라고 물어본 사례(서울행정법원 2015. 12. 3. 선고 2015구합55448 판결)를 보자. 사직 종용 횟수가 두 번밖에 되지 않고 그 강도가 세지 않았음에도 근로자는 해고라고 받아들였고, 업무일지에 '오늘부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기재했다. 이 사례에서 법원은 권고사직 면담이 사실상 해고라고 판단했다. 해고의 권한이 있는 사용자가 먼저 업무 능력 부진을 이유로 사직을 제안한 점, 근로자가 다음 날 일일업무일지에 '오늘부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기재하였는데 사용자가 이를 묵인한 채 도장을 찍은 점, 이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출근명령을 하지 않은 점까지 고려한 판단이다.
     
    따라서 실무자는 면담 과정에서 언행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말'을 할 때는 단정적인 어휘·어조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경영 상황 등 권고사직 면담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이 면담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하려는 자리가 아니며, 권고사직 수용 여부는 본인의 선택이라는 점에 대해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

    아울러,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권고사직 면담 도중 사용자가 일정한 조치를 하는 경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사표를 쓰라"고 말하면서 버스 키 반납을 요구한 사례(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에서 최근 법원은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또 사직 면담 이후 근로자의 책상을 사무실에서 뺀 사례(서울고등법원 2020. 6. 11. 선고 2019누65582 판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두43173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판결 확정), 출입증을 회수해 사업장에 출입을 못 하게 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1. 2. 10. 선고 2010누23752 판결), 갑작스럽게 기존 수행 업무를 중단시킨 사례(울산지방법원 2018. 7. 5. 선고 2017가합23499 판결)에서도 사실상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봤다.

    ⑶ 면담 이후 : 근로자에게 반드시 사직서를 징구하고 사직서 수리 통보를 해야 한다

    근로자가 회사의 권고사직을 수용한 경우 실무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직서부터 징구해야 한다. 그리고 '귀하가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됐다'는 내용의 통지를 해야 한다. 서면, 문자, 이메일 등 근로자가 사용자의 사직서 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면 된다. 법원에서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해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돼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고 판단하고 있어, 대표이사가 사직서를 내부적으로 수리했다 하더라도 그 의사가 근로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면 근로자는 언제든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권고사직 면담 이후 근로자가 고민해 보겠다고 하는 등으로 권고사직을 수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행위처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단절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인사조치, 예컨대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도록 비품 반납을 요구하는 조치, 면담 당일까지의 급여를 즉시 정산하는 조치, 4대 보험을 상실시키는 조치 등을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5. 마치며

    당사자 의사표시의 영역은 개별·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바, 현실에서는 해고인지 사직인지 구별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이상의 판단기준이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확인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실무자가 해고와 권고사직을 구별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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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영

     홍익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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