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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1-09 18:01:33

    수정 : 2023-11-09 21:51:12

‘인력감축 반대’…서울교통공사노조 이틀간 단독 파업

2023-11-09 18:01:33



사측 '구조조정ㆍ신규채용' 수정안 제시에 한국노총은 파업 불참
[2023년 12월호 vol.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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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사진=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9일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경고 파업은 10일 오후 6시에 종료된다.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으로 꾸려진 연합교섭단은 전날 막판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교섭이 결렬되자 서울교통공사노조는 9일과 10일 이틀간 경고 파업을 결정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12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73.4%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이번 파업은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파업은 노사가 합의한 '필수유지업무 실무협정'에 따라 출근시간(오전 7시~9시)에는 정상 운영하고 이후 시간대에는 83% 수준으로 운영된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통해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민생정책, 민영화정책, 구조조정쟁책을 바꿔내야 한다"며 "구조조정, 안전인력 외주화가 아니라 771명 신규 채용을 해야 구의역, 신당역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ㆍ신규채용' 평행선 달리는 노사

    서울교통공사와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 11일부터 교섭을 진행했으나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사측 제시안에 반발하면서 전날 진행된 막판 교섭에서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서울교통공사 노사 교섭에선 ▲인력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 ▲안전 업무 외주화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 적자 심화를 이유로 2026년까지 2211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구조조정 규모를 1500명으로 줄이고 구조조정 대상도 노사 합의로 결정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서울교통공사노조는 회사의 안이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지난 2021년 9월ㆍ2022년 11월 노사 합의에 반한다며 반발했다.
     
    신규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도 노사 간 이견이 컸다. 노조 측은 현장 안전 인력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771명의 인원을 신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660명까지 신규 채용이 가능하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상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차량본부장은 "276명이 올해 정년퇴직하는데, 필수공익사업인 이 자리에 신규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장 노동자의 과로를 유발하는 일"라고 규탄했다.
     
    안전 업무에 대한 외주화도 노사 합의에 발목을 잡았다. 사측은 안전 업무를 일반직에서 분리해 도급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안전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은 나쁜 일자리를 늘리고 시민과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최명호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은 "국민 생명에 직결되는 안전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은 전문가들조차 말리는 일"이라며 "안전을 담당하는 인원을 회사가 직고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것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번 파업은 서울교통공사노조 단독 파업으로, 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사측이 구조조정과 신규 채용에 대해 애초 제시안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며 전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불참을 결정했다.

    정정희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안전 업무 외주화를 제외한 쟁점들에 대해 사측의 입장 변화가 있었고, 노조 측 요구 내용이 상당 부분 수용됐기에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입장 차이가 있어 이번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경고 파업이 끝난 후 연합교섭단을 통해 계속 대화하고 사측과의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능 이후 '2차 파업' 가능성 남아

    경고 파업 이후에도 연합교섭단과 사측의 교섭은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경고 파업 입장문을 통해 "사측이 지난 2일 본교섭에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태도를 바꿔 노사 간 합의 기구 설치를 제안하는 등 상황이 변화했기에 무기한 전면 파업이 아닌 시한부 경고 파업으로 그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전면 파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구조조정과 안전 업무 외주화에 대한 입장 변화에 요원할 경우 16일 수능 수험생 특별 수송에 만전을 기한 뒤 2차 전면 파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임금 몇 푼을 위해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라며 "공사가 안전 업무 외주화와 구조조정을 철회해야 투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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