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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3-12-06 09:35:53

    수정 : 2023-12-06 11:13:08

퇴직금제도 및 퇴직연금제도를 둘러싼 인사노무관리 이슈

2023-12-06 09:35:53



근로조건
[2023년 12월호 vol.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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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박종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들어가며

    퇴직금제도는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 안정을 위해 1961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강제 적용되는 법정 제도로 도입됐다. 그리고 2005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 시행된 이후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적립금에 대한 사전지정운용제도 등을 추가해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더 두텁게 보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퇴직연금제도를 중심으로 퇴직급여제도의 주요 이슈를 살펴보겠다. 주의할 점은 퇴직급여법 등 관련 법령상 규정은 근로관계에서 최소한의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즉, 각 사업체에서 관련 법령의 내용보다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면 퇴직을 둘러싼 법률관계는 유리한 내부 규정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내부 규정에서 관련 법령의 기준을 하회하는 내용을 정했을 경우 하회하는 부분에 대해선 관련 법령 내용이 적용된다. 이하의 내용은 퇴직급여법 등 관련 법령에 관한 설명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2. 퇴직연금제도와 관련된 쟁점

    가. 퇴직연금제도의 종류 : DB형, DC형 및 혼합형 퇴직연금제도, (예외적)개인형퇴직연금제도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돼 있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B형 제도)'와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돼 있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형 제도)'가 있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의 경우 사용자가 매년 퇴직연금사업자에 부담금을 적립하고 직접 운용하며, 근로자는 퇴직 시 사전에 확정된 급여를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의 경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된 것으로 사용자는 개설된 근로자의 DC형 제도 계정에 부담금을 납입하고, 근로자가 자기 책임하에 적립금을 운용해 퇴직 시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사용자는 사업장에 근로자가 이 둘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혼합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나아가 예외적인 경우 사용자는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할 수 있다(퇴직급여법 제25조).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10인 미만일 경우 사용자는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거나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퇴직급여제도로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할 수 있다. 즉, 사용자가 위 요건에 따라 근로자에 대해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했다면, 추가로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나. 사용자가 사업장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시 제재 처분 : 현재 제재 처분 부존재

    정부는 2014년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해 2022년까지는 사용자에 대해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전면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퇴직급여법에선 2012. 7. 26. 이후 성립된 사업장의 경우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 이러한 점에 비춰 보면 사용자에게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현재 그 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의 벌칙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퇴직급여법에선 사용자가 퇴직연금제도 등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지 않았을 경우 퇴직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보고 있을 뿐이기에(제11조), 퇴직연금제도 도입 의무 위반에 대해 별다른 제재 처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퇴직연금제도 도입 의무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기에, 가능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 (DC형 제도) 부담금 미달액 발생 시 지급 방법 : 근로관계 존속 시 DC형 제도 계정에 미달분 납입, 퇴직 후 14일 경과 시 근로자에게 차액 직접 지급 가능

    DC형 제도에선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에 미달액이 발생할 경우 근로관계 존속 여부에 따라 지급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면 사용자는 부담금 미달액 상당과 그 지연손해금을 근로자의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하며, 근로자 역시 미달액 상당과 지연손해금을 자신의 계정에 납입해 줄 것만을 요구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22. 4. 6. 선고 2021나2025234 판결(당심 확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8. 18. 선고 2016가합109360 판결(사용자만 항소해 퇴직연금 부담금 청구 부분은 제1심에서 확정)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퇴직 후 14일이 도과했다면 사용자에게 직접 부담금 미달액과 그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직접 미달액 상당의 청구가 가능한 경우에도 퇴직금제도에 따라 평균임금 재산정을 통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가 퇴직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

    참고로 DB형 제도의 경우 적립금이 부족할 시 '퇴직급여법 시행령'에 따라 해소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사용자는 추가 부담금 납입, 자금 조달방법 등이 포함된 계획서 작성 및 보존,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 등에 대한 위 계획서 통보 등 조치를 취하게 된다(제7조).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퇴직급여법 제48조 제1항 2호).

    라. (DC형 제도) 퇴직연금 미납금 소멸시효의 기산점 : 근로자의 퇴직 시점

    DC형 제도의 경우,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부담금을 근로자의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한다(퇴직급여법 제20조 제3항). 위 규정에 따를 경우 사용자의 부담금 납입 채무의 소멸시효는 매년 정기적으로 정해진 납입일부터 기산돼야 하는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퇴직급여법은 근로자의 퇴직 등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부담금 미납액을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제20조 제5항),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근로자의 퇴직 시'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법원 역시 대체로 사용자의 부담금 납입 채무 소멸시효를 근로자의 퇴직 시부터 기산하는 것으로 보인다[수원고등법원 2022. 1. 20. 선고 2021나1969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4. 6. 선고 2021나2025234 판결(각 당심 확정) 등 참조]. 나아가 고용노동부도 부담금 미납 시 소멸시효는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기산된다는 의견을 밝혔다(퇴직연금복지과-967, 2019. 2. 27.).

    마. (DB형 제도ㆍ퇴직금제도) 임금피크제 도입 시 주의사항 : 퇴직급여 감소 가능성 고지 및 예방조치 이행

    사용자가 DB형 제도 혹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했을 경우에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을 통해 일정한 연령,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제도를 시행했다면 퇴직급여 감소 고지 및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퇴직급여법 제32조 제5항 제1호). 따라서 사업장에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했다면 퇴직급여 감소 가능성을 근로자들에게 고지하고,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에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이하 근로자대표)와 협의해 개선 조치(DC형 제도로 전환, 퇴직급여 산정기준 개선 등)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퇴직급여제도 매뉴얼(2022), 71~74쪽 참조]. 

    3. 퇴직급여제도와 관련된 기타 쟁점

    가. 퇴직연금제도를 변경할 경우 절차 : 원칙적으로 근로자 대표의 동의, 의견 청취

    퇴직급여법에선 퇴직급여제도를 다른 종류의 퇴직급여제도로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제4조 제3항), 기존의 퇴직급여제도의 내용을 변경할 경우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그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라면 근로자대표의 동의가 필요하다(제4조 제4항). 따라서 퇴직연금제도를 변경할 경우 근로자대표의 동의나 의견 청취 과정을 거쳐야 한다(이 부분 절차는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동일하게 규정돼 있는데, 퇴직연금제도가 취업규칙의 필수기재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주의할 점은 퇴직연금제도는 퇴직연금 규약, 보수규정, 취업규칙 등 다수 규정에서 중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모든 규정의 내용이 위 절차에 따라 변경돼야 한다.
    나아가 퇴직연금제도와 관련된 내용이 근로계약서에 포함돼 있는 등 근로자와 개별적인 합의를 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법원은 개별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경우에는 '유리 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즉, 사용자가 퇴직연금제도를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대표의 동의 등 관련 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개별 근로자와 유리한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면 그 근로자에게는 변경 전 유리한 내용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근로자와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개별적인 합의를 한 다음 이를 불리하게 변경한다면 그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는 것이 관련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계속근로기간 산정 관련

    퇴직급여법 제8조 제1항, 제15조 등은 퇴직급여 산정 시 계속근로기간을 주요한 인자로 보고 있다. 계속근로기간은 퇴직급여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기간을 말하는데, 근로자가 입사한 날부터 근로제공을 종료한 날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대체로 개별 일자의 실근로시간 및 출근율에 상관없이 사업체에 소속돼 있는 기간은 모두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 계속근로기간 산정에 대한 예시를 살펴보겠다.

    ①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 1년 미만의 단수에 해당하는 몇 개월, 며칠에 대해서도 그 기간을 일할계산해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용노동부 예규 제2015-99호).

    ②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했을 경우 사용자가 수락해 합의해지에 대한 의사합치가 존재한다면 합의된 해지 일자에 계속근로기간이 종료된다. 다만,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용자가 승인을 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660조에 따라 계속근로기간의 종료일이 결정되며 만일 취업규칙에서 민법 제660조보다 더 짧은 기간을 규정하고 있다면 그 짧은 기간이 도과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될 수 있다(대법원 1997. 7. 8. 선고 96누5087 판결 등 참조).

    ③ 정년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사용자가 퇴직자를 촉탁직 등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계속근로기간 산정 시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다(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다. 평균임금 산정 시 연차휴가수당 산입 관련

    법원은 연차휴가수당이 "퇴직하기 전 해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지 "퇴직하는 그 해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퇴직하기 전 해 1년" 중 일부가 평균임금 산정 기간(퇴직한 날 이전 3개월)에 포함되는 경우에 한해 그 포함되는 부분에 상응하는 금액만 평균임금에 산입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371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를테면, 근로자가 2023. 10. 1. 퇴직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3년에 발생한 연차 유급휴가는 그 전년도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 발생한 것이 되며(근로기준법 제60조) 연차휴가수당 역시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것이 된다. 한편, 위 근로자의 경우 평균임금 산정기간은 퇴직 전 3개월인 2023. 7. 1.부터 2023. 9. 30.이 되는데, 위 산정기간엔 연차휴가수당의 원인이 된 기간(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로선 위 연차휴가수당을 평균임금에 산입하지 않을 수 있다[근로기준법 주해Ⅰ(2020), 299~300쪽 참조]. 결국 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 기간(이를테면 퇴직하기 전 해 1년)이 평균임금 산정기간에 포함되는 경우에 한해 그 포함된 기간에 상응하는 금액만 평균임금에 포함된다.

    4. 마치며

    퇴직급여법 등이 시행되면서 근로자의 권익은 더 두텁게 보호될 수 있었지만, 실무적으로 퇴직연금제도 등을 비롯해 관련 규정 내용은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특히, 퇴직급여법은 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 부과, 형사처벌 등을 규정하고 있기에 사용자로선 이를 주의해야 하며 만일 창업을 준비하거나 사업 확장을 고려할 경우엔 퇴직급여제도 등에 대한 상세한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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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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