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금속노조)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2024 금속노조 위원장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정부의 회계 공시를 거부하는 투쟁에 나선다. 제조업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산별교섭 제도화에도 집중한다.

금속노조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2024 금속노조 위원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열린 '금속노조 제58차 대의원대회'에서 의결된 2024년 금속노조 사업ㆍ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올해 정부의 회계 공시를 거부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해 조합원 1000명 이상 단위노조, 연합단체, 총연합단체가 회계 공시를 하는 경우에만 조합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ㆍ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금속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회계 공시를 수용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올해 사업계획에 따라 회계 공시를 거부하고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장 위원장은 "전날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만장일치로 회계 공시 거부가 통과됐다"며 "금속노조의 힘을 집중해 노조를 탄압하는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는 회계 공시 거부와 함께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개정을 위한 투쟁에도 나선다.

김상민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타임오프는 근로시간면제 상한을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 자율을 강조하는 국제기준과 동떨어진 제도"라며 "노사가 이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임오프의 문제 중 하나는 법이 조합업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합업무의 범위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올해 산별교섭 제도화를 위한 투쟁에도 나설 방침이다.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은 "제조업 내에서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별 교섭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산별 교섭을 통해 중소 영세사업장의 노동조건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속노조는 산별교섭의 필요성을 여론화하고 산별교섭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총선 의제화에 나선다.

총선 이후에는 22대 국회 안에 노조와 국회의원이 함께하는 산별교섭 연구위원회를 조직해 법제화를 추진한다.

올해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은 4월 16일에 시작해 6월 말부터 7월 초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한 뒤, 7월 중순에 쟁의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정 신청이 있어야 한다.

금속노조 소속 모든 사업장에서 요구할 통일 요구안에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타임오프 개선 노사 공동 대정부 요구'가 들어간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금속노조는 △신규 채용 확대에 노사 적극 협력 △자연 감소 인원 신규 채용 △산업 전환 과정 직무 조사를 통해 신설 직무는 신규 채용 실시 △신규 채용 시 29세 미만 청년 50% 이상 채용을 요구한다.

김 실장은 통일 요구안에 대해 "원안 쟁취를 하지 않으면 교섭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통일요구안은 교섭의 전제 조건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금속노조가 요구하는 좋은 일자리의 개념에 대해 "단순히 연봉이 높은 일자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이 자신의 삶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는 사회안전망이 좋지 않다 보니 고용 여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개인이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금속노조가 먼저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