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분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신설될 예정인 고용노동부 미조직근로자지원과에 대해 노사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노동계는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노란통투법)이 우선이라며 비판했지만 경영계는 미조직근로자지원과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평가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분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고용노동부에 미조직근로자지원과 신설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문제의 해결책을 이제는 다른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조직 근로자들의 권익증진은 국가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에 미조직근로자지원과를 신설해 사용자와 미조직 근로자를 중재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 '2022년 전국 노조 조직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을 13.1%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미조직 근로자는 1862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86.9%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신설될 미조직근로자지원과는 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ㆍ중소벤처기업부 등 미조직 근로자의 권익과 직결되는 관계 부처와 협업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단기ㆍ중장기 방안 마련에 주력하는 부서"라며 "정부는 미조직 근로자들이 일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고 관련법상 권익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고용노동부는 미조직근로자지원과 신설을 위한 계획안 마련에 나섰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지시 이후 고용노동부에서 미조직근로자지원과 신설 계획안을 만들고 있다"라며 "계획안이 확정되면 과 신설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미조직 근로자 권익 증진에는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미조직근로자지원과에 대해서는 평가를 달리했다.

경영계는 구체적인 평가를 유보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노조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고용부 미조직근로자지원과는 구체적인 업무 발표가 있은 뒤에야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미조직근로자지원과 신설을 비판하며 정부가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ㆍ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금까지 노란봉투법 거부 등으로 미조직 노동자들을 외면한 정부가 미조직 노동자를 언급하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정부가 미조직 노동자 지원을 원한다면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상시 50인 미만 사업장 유예 금지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대통령이 정말 미조직 노동자를 우려한다면 지금 즉시 노동조합법 2ㆍ3조부터 개정해야 한다"며 "정부는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의 폐기,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부터 해나가야지 이것 없이 미조직 노동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