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서유미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부교수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한 상태로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상태를 일컬어 업무 몰입(Work Engagement)이라 한다. 반면 최근 많이 회자됐던 조용한 퇴사는 능동적인 저몰입 상태, 즉 업무에 대한 열정을 줄이고 요구되는 일 이상을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2022년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업무에 몰입해 있는 조직구성원의 비율은 33% 정도로 감소세를 보여온 반면, 조용한 퇴사(능동적 저몰입) 상태는 2019년 13%에서 2022년 18%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2023년 청년재단이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 조사에서 조용한 퇴사(능동적 저몰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7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러한 낮은 업무 몰입상태가 조직 내 업무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더불어 업무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업무 몰입 정도를 측정하는 주요 척도인 위트레흐트 몰입척(UWES)에서는 업무몰입도를 활력(Vigor), 헌신(Dedication), 몰두(Absorp tion)로 구분한다. 이 척도에 따르면 업무몰입도가 높은 개인은 에너지가 넘치고 작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회복탄력성도 나타난다. 또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관련한 도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업무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부여한다. 이러한 개인은 일하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일에 몰두할 뿐 아니라 일과 자신을 분리하지 않고 그 안에 흠뻑 빠져있는 상태를 경험한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높은 업무 만족도와 생산성, 낮은 이직 의도를 나타낸다(Schaufeli&Bakker, 2004).
이렇듯 높은 수준의 업무 몰입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자원들이 필요하다. 적극성, 낙관주의, 자기효능감, 회복탄력성 등과 같은 개인적 자원과 동료, 상사의 지원, 역할의 명확성 등 사회적 자원이다. 또한 업무 자율성, 업무 다양성과 같은 직무 특성적 자원, 피드백이나 학습 기회 등의 개발적 자원과 더불어 리더십이 업무 몰입에 영향을 주는 주요 자원으로 연구된 바 있다(Mazzetti et al, 2023). 즉, 구성원의 개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직무의 특성이나 리더십을 포함한 사회적 환경을 적절히 구성함으로써 업무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조직적 차원의 대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업무 몰입을 위한 개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업무 몰입은 자기효능감, 회복탄력성, 낙관주의 등의 개인적 자원과 경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개인적 자원을 개발시키는 조직 차원의 훈련을 제공하거나 리더십의 효과적 활용을 통해 구성원의 자기효능감이 증진되는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업무 몰입에 필요한 구성원들의 개인적 자원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명확한 목표 설정과 수용과정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달성할 목표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고, 목표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업무몰입도가 높아진다. 최근 MZ세대들이 업무에 대해 "왜요? 이걸요? 제가요?"라는 질문을 제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조직이나 리더들이 구성원에게 해당 업무와 관련된 팀이나 조직의 전략, 또는 업무의 의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목표의 중요성과 의미를 설명해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목표, 역할 목표를 수용한다면, 그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몰입이 가능하다.
셋째, 직무 특성적 자원으로서 업무 자율성과 업무 다양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일단 목표가 수용된 후에는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대한 자율성을 주고 결과에 책임지게 하고 다양한 업무를 통해 스스로 동기부여하게끔 해야 한다. 이는 정해진 방식으로 정해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구성원의 낮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넷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자원으로서 동료와 리더들이 정기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받는 구성원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리더들은 팀원들의 강점과 업무몰입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업무에 대한 자부심, 도전적 목표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같은 업무 몰입의 '헌신'에 집중한 코칭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하루하루 팀원들이 의미 있는 일을 진행했음을 일깨워주는 리더들의 피드백이 있을 때 구성원 스스로도 자신의 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이와 함께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도전적 목표를 받아들이는 업무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업무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에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리더십 차원에서 구성원에게 도전적 기회를 제공해 학습과 발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업무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그에 기반해 더욱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 업무 몰입을 높이는 과정에 도움이 된다.
업무몰입도가 높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조직은 높은 노동생산성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 문제는 업무몰입도가 낮은 구성원들이 반드시 이직이라는 적극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능동적 저몰입 상태인 구성원들이 조직 내 다수를 차지하면 낮은 성과규범을 형성해 개인 수준이나 팀 수준, 조직 수준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구성원의 업무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명확한 목표 설정과 수용, 자율성과 책임감 부여, 정기적인 피드백 제공, 학습과 발전 기회 제공 등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조직은 보다 활력있는 고몰입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