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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5-24 17:16:09

    수정 : 2024-06-24 17:55:32

삼성전자노조, ‘노조 패싱’ 의혹 제기…“노사협의회로 근로조건 결정돼”

2024-05-24 17:16:09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은 고려 안 해…‘단체행동 강화’로 대응
[2024년 6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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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ㆍ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이재헌 기자 jh59@)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회사가 근로조건을 단체교섭이 아닌 노사협의회로 결정하고 있다며 노조 무력화를 규탄했다. 노조는 법적 대응보다는 단체행동 강화로 문제를 풀어갈 방침을 밝혔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5ㆍ24 가자 서초로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행사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열렸다. 행사엔 에일리, 뉴진스님 등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이어졌다. 손우목 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출범 후 조합원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을 준비했다"며 "평화롭게 쟁의행위를 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노조는 올해 7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3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과 파업찬반 투표(찬성률 74%)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노조는 파업 카드는 아직 꺼내지 않은 상태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조 부위원장은 "한국 사회에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매우 커 파업을 할 경우 노사는 물론 국민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파업에는 돌입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우리를 파업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
     
    교섭 위에 노사협의회?…"회사가 협의 결과만 고집해 교섭 무의미"
     
    노조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했던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로조건을 결정해 왔다.
     
    2020년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한 이후에도 노조는 회사가 노사협의회 결정 사항만 고집하고 노조와의 교섭은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회사와 교섭을 시작한 뒤 한해도 노사협의회 임금인상률보다 높은 단체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며 "이는 노조를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2021년(7.5%)과 2022년(9%) 모두 노사는 노사협의회에서 결정한 임금인상률에 합의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올해에도 회사가 노사협의회 결정 사항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많은 언론에서 노조가 회사의 임금인상률 5.1%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올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보도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교섭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서 노조를 무시하고 노사협의회 결정 사항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제대로 교섭에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 교섭위원들은 노조와의 교섭에서 자신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본사 사업지원TF에서 결정한 내용만을 통보했다"며 "실질 권한을 가진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조와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교섭 내용은 내부 사항이라 공개가 어렵다"며 "노사협의회가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협의체여서 단체교섭이 이보다 나은 조건으로 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과 노조의 별도 면담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부노 구제신청은 검토 안 해…'단체행동ㆍ협의회 영향력 확대' 나설 것
     
    관련해서 노조는 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 법적 대응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단체행동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오는 28일에는 제8차 임금 협약 본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28일에도 회사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29일에 다시 단체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28일에도 과거와 똑같이 단체교섭에 제대로 임하지 않으면 29일에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어떤 방식의 단체행동을 할지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협의회 영향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1일 노조 간부 10명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으로 출마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노조 간부가 노사협의회에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이번에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으로 간부들이 출마한 만큼 당선돼서 노사협의회에서 노조의 영향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다음 달 12일, 13일 투표를 통해 임기 3년의 근로자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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