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금융노조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금융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4.5일제, 영업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다음 달 25일 총파업에 나선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주4.5일제 시행에 합의하면 임금인상률 양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금융노조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금융노조는 지난 3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노조의 임금, 단체협약 요구안을 전달하며 교섭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차례 노사 교섭을 실시했지만 7월 24일 교섭 결렬이 선언됐다. 7월 25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중노위도 2차 조정 후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지난 28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율 70%, 찬성 95.06%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29일부터 전 조합원이 리본을 패용하는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 11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거친 뒤 25일 총파업을 실시한다.
 
금융노조의 요구사항은 ▲주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영업시간 단축(영업개시시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변경)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강화 ▲본점 이전 또는 폐지 시 노조와 합의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주4.5일제를 위한 최초의 산별 총파업"이라며 "주4.5일제는 저출산 문제의 핵심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20년 전에 주5일제를 최초로 도입한 산별 노조"라며 "주4일제의 포문도 금융노조가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도 "우리 사회는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할 기회를 빼앗고 있다"며 "여성의 비율이 높은 금융노조가 나서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주4.5일제 추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 시행이 합의되면 임금인상률 양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노조의 임금인상 최초요구안은 총액 임금 기준 8.5% 인상으로 사측이 제시한 1.5% 인상과 격차가 크다. 노조는 수정요구안으로 5.1% 인상, 사측은 1.9% 인상을 제시해 여전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금융노조가 또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에 나선다고 비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총파업은 임금 인상이 아닌 주4.5일제 쟁취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주4.5일제 시행에 합의하면 대폭적인 임금인상률 양보도 고려할 수 있다"며 "주4.5일제와 대폭 임금인상을 함께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단축이 고객 불편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막연한 우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호걸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고객이 지점에 몰리는 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2시"라며 "영업 개시시간이 9시에서 9시 30분으로 조정된다고 해서 고객 불편이 야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 참여율이 2022년 총파업 참여율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노조의 2022년 총파업 당시 파업 참여율은 9.4%였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참여율은 0.8%에 그쳤다.
 
김 위원장은 "2년 전보다 이번 총파업 찬반투표의 찬성률이 더 높다"며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율이 2022년 총파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