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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9-10 18:28:41

    수정 : 2024-09-10 18:28:47

경업금지약정의 제한 관련 미국의 최근 동향 및 시사점

2024-09-10 18:28:41



국제
[2024년 9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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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백규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미국의 경업금지약정 제한 논의 경과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州)에서 주법을 통해 경업금지약정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으나, 미국 연방법에서 경업금지약정을 전국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으며, 개별 사안의 판결을 통해 이를 규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 민주당 정부는 오랜 기간 동안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가져왔다. 미 재무부는 2016. 3.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영업기밀을 보호하는 등의 이유로 경업금지약정을 사용하고 있으나, 경업금지약정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사용돼 근로자들의 복지와 이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있으므로 기업의 이익과 근로자들의 이익의 균형을 꾀하는 정책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 7. '미국 경제 경쟁 촉진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Promoting Competition in the American Economy)'에 서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노동을 포함해 헬스케어, 운송, 농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다루었는데, 그중 노동 분야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the Fair-Trade Committee)로 하여금 경업금지약정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도록 촉구(Encourage)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절반에 달하는 사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에서 기업 간의 경쟁을 제한해 근로자의 임금과 이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위 행정명령이 그 자체로 경업금지규정에 대해 어떠한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3. 7. 19. 백악관 경쟁위원회(the White House Competition Council)에서도, 경업금지약정이 '경비원들부터 소매업 근로자들에게까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들이 특별한 영업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업금지약정을 적용하는 데 합리적인 논거가 없다("There's no rationale for that")고 강조하기도 했다. 

    2.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경업금지 조항 제한 규칙' 제정

    이러한 기조에 따라 연방거래위원회(the Federal Trade Commission)는 2018년부터 공청회 등을 통해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2024. 4. 23. 경업금지약정 제한 규칙(Non-Compete Clause Rule, 이하 '경업금지 제한규칙')을 최종 발표했다. 경업금지 제한규칙은 연방거래위원회법 제5조 및 제6조 g항에 근거해 모든 근로자의 경업금지약정을 불공정한 경쟁방법(an Unfair Method of Competition)으로 보고, 경업금지약정의 적용을 2024. 9. 4.부터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한편, 사용자로 하여금 이와 같은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경업금지 제한규칙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반 근로자 에 대한 경업금지약정 금지
    - 새롭게 경업금지약정을 맺거나 맺으려고 시도하는 행위
    - 경업금지약정을 집행(Enforce)하거나 집행하려고 시도하는 행위
    - 근로자에게 기존의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된다고 진술(Represent)하는 행위

    고위임원(Senior Executive) 에 대한 경업금지약정 금지
    - 고위임원에 대해 새롭게 경업금지약정을 맺거나 맺으려고 시도하는 행위
    - 경업금지약정을 새로이 집행(Enforce)하거나 집행하려고 시도하는 행위
    - 경업금지 제한규칙 시행일 이후에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한 경우, 해당 고위임원에게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된다고 진술(Represent)하는 행위

    경업금지 제한규칙의 적용 예외
    - 비밀유지계약(Non-disclosure agreements)
    - 근로계약 중 경업금지약정(in-term non-compete agreements)
    - 은행ㆍ보험사ㆍ비영리단체 등 연방거래위원회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사용자가 체결한 경업금지약정
    -  가맹점주와 가맹사업자간의 계약(Franchisee-Franchisor Contracts)


    이와 같은 경업금지 제한규칙은 기존에 체결된 고위임원에 대한 경업금지약정을 제외한 모든 경업금지약정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서 매우 큰 파급효과가 예상됐다. 

    3.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의 '경업금지 조항 제한 규칙' 적용 제한 판결

    연방거래위원회의 발표 이후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각지에서 경업금지 제한규칙을 무효화하기 위한 소가 제기됐다. 그중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은 2024. 7. 3. 미국 상공회의소를 포함한 원고들의 효력금지가처분을 받아들였으며, 이후 2024. 8. 20. 본안 판결을 통해 "경업금지 제한규칙이 적용되거나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의 주요 판단은 다음과 같다.

    1) 경업금지 제한규칙은 연방거래위원회의 법정 권한(Statutory Authority)을 벗어남

    - 연방거래위원회법의 문언과 구조, 그리고 연혁에 비춰 볼 때 연방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한 경쟁방법(Unfair Methods of Competition)'과 관련한 실체적 규칙(Substantive Rule)을 제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음
    - 연방거래위원회법은 1975년 개정을 통해 '불공정 내지 기만행위(Unfair or Deceptive Practice)'와 관련해 실체적 규칙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했으나, 불공정한 경쟁방법에 대해서는 실체적 규칙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음
    - 연방거래위원회를 포함한 규제기관(Agency)의 권한은 의회가 명확하게(Explicit) 위임한 권한 내로 제한될 뿐이므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무제한적인 권한이 연방거래위원회에게 있다고 볼 수 없음


    2) 경업금지 제한규칙은 불합리하게 광범위함(Unreasonably Overboard)

    - 연방법전 제5장 제706조 제2항(A)에 근거한 자의성ㆍ변덕성 심사(Arbitrary and Capricious Review)에 비춰 판단해 볼 때, 경업금지 제한규칙은 합리적인 설명 없이 불합리하게 광범위함
    - 경업금지 제한규칙과 같이 광범위한 규정을 적용한 주(State)는 없음
    - 연방거래위원회는 경업금지약정의 장점을 도외시한 채 유해한 경업금지약정만을 규제 대상으로 하는 대신 실질적으로 모든 경업금지약정을 제한했음
    - 연방거래위원회는 경업금지 제한규칙 외에 다른 예외나 대안을 고려하지 않았음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은 위와 같은 점을 들어 연방거래위원회는 경업금지 제한규칙을 제정할 권한이 없으며 해당 규칙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으로서 위법(Unlawful)하다고 판단하고, 경업금지 제한규칙을 파기(Set Aside)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해당 판결이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나친 간섭(Micromanagement)을 저지하려는 중요한 승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해당 판결에 대한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

    4. 시사점

    경업금지약정의 전면적인 제한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판결은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경업금지제한과 관련된 법적 공방은 '경업금지약정의 효력 여부'라는 쟁점 이외에도 연방거래위원회, 정부기관(Agency)의 규제권한 범위라는 광범위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서 한동안 법적 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공동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의 '2023년 공동사용자 지위 결정에 관한 규칙(The Standard for Determining Joint-Employer Status)'에 대해서도 소를 제기해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는 등 정부기관의 규제권한의 제한과 관련된 소송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외에도 뉴욕, 로드 아일랜드, 메인 등에서는 주 의회가 경업금지약정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워싱턴 주에서는 기존에 있었던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둘러싼 공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만, 설령 추후에 연방거래위원회의 실체적 규제 제정 권한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전직금지약정이 전면적으로 금지되기보다는 지위, 습득 기술, 임금 수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한 기준을 통해 보호 필요성이 없는 전직금지약정에 한정해 체결 및 적용을 금지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우리나라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에 대해 보호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ㆍ지역 및 대상 직종, 대가 제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 민법 제103조상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우리나라에서도 직업의 자유 등 근로자 권리와 관련된 의식이 계속 높아지면서, 경업금지약정을 광범위하게 유효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 국가로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방지할 필요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도 우리 법원은 사용자가 보유한 기술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며 관련 업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건전한 시장경쟁질서를 확립할 공공의 이익이 있다는 점을 들어 2년의 전직금지약정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한다(서울고등법원 2019. 7. 8. 선고 2019라20390 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24.자 2022카합21499 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24.자 2023카합20311 결정,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 8. 30.자 2023카합5193 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29.자 2023카합21014 결정 등 참조).

    따라서 향후 미국 등 해외의 경업금지약정 규제와 관련된 동향을 주시하되, 국내의 특유한 사정에도 주목하면서 경업금지약정을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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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규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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