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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정경심 법무법인 한결 공인노무사
1. 머리말
실무에서 휴일과 휴무일의 개념을 구분하여 사용한 것은 2003. 9. 15. 주40시간 근로시간제 도입 이후로 생각된다. 그 출발은 고용노동부가 2003. 12. 펴낸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지침'에서 "법정근로시간이 1주 40시간으로 단축돼 토요일을 쉬게 되는 경우 토요일이 당연히 휴무일로 되는 것은 아니며(노사가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무급 휴무일), 따라서 토요일에 근로를 시키는 경우 휴일근로수당은 발생하지 않으며 주40시간을 초과할 경우 연장근로수당만 발생한다"라면서 '토요일의 법적 성격'을 규정한 데 있다. 과연 휴일로 정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근로일도 아닌 토요일 근로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는가. 휴무일로 정하면 가산수당 지급 의무가 없고, 휴일로 정하면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는가.
2. 휴일과 휴무일 구분 효력에 관한 견해
가. 휴일이 아닌 토요일은 가산수당 의무가 없다는 견해
휴무일 근로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대법원 판결은 없다. 다만, 아래와 같은 하급심 판결이 있다. 토요일을 휴일로 정하지 않았으므로 근로의무가 면제된 휴무일이고, 따라서 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0. 17. 선고 2011가합130127 판결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을 살펴봐도 B는 단체협약을 통해 원고들의 근로시간에 관해 '1일 8시간, 1주 5일 30시간'이라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나아가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을 통해 토요일을 휴일로 정했다는 정황을 찾기 어렵다. 결국 이른바 '주5일제 근무'를 실시하는 B의 경우 토요일은 해당 일의 근로로써 가산수당이 발생하는 '휴일'이 아니라 단순히 근로자들의 근로의무가 면제된 '휴무일'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4. 6. 24. 선고 2013가단5076 판결
주 40시간 근로제 아래에서 토요일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자연적으로 근로하지 않게 된 날, 즉 비번일 내지 휴무일로서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돼야 할 휴일이 아니다. 따라서 근로자의 토요일 근로가 주 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라면 그에게는 연장근로 수당만 지급되면 족하다.
나. 근로일이 아닌 토요일은 가산수당 지급의무가 있다는 견해
위의 판결은 토요일은 휴무일이므로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휴무일과 휴일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아래 판결은 휴무일 명목을 정했더라도 실질적으로 휴일과 다르지 않다면서 가산수당 지급을 인용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2015. 6. 26. 선고 2014나46480 판결
피고는 토요일이 근로제공의무 없는 무급휴일이어서 토요일에 근로한 시간에 대해서는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1일 근로시간을 8시간, 1주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정한 점에 비춰 토요일도 휴무일에 해당함은 분명하고, 원고들 역시 피고가 제출한 임금대장을 기초로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하고 있으며(을 제1호증), 무급휴일도 휴일인 이상 무급휴일의 근로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돼야 하는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서울고법 2017. 11. 8. 선고 2016나3920, 2016나3937(병합), 2016나3944(병합) 판결
단체협약 제54조가 1일 근로시간을 8시간, 1주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하고, 토요일을 유급휴무일로 정하고 있는바, 위 법리에 더해 근로기준법이 '휴일'이라는 용어 외에 '휴무일'이라는 용어를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고, 휴일과 휴무일의 사전적 의미가 서로 다르다고 볼 수 없어 휴일과 별도의 개념인 휴무일을 인정하여 휴일과는 다른 법적 효과를 부여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에 비춰 보면, 토요일 근무도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한바,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근로일로도 휴일로도 지정되지 않은 날의 법률적 성격
가. 관련 규정
근로기준법제55조(휴일)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제56조(연장ㆍ야간 및 휴일 근로)
①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ㆍ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 금액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1.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2.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 :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③ 사용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먼저, 근로기준법은 물론 노동관계법 어디에도 휴일이라는 용어는 있지만 휴무일이라는 용어는 없다. 당연히, 휴무일 근로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지급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다. 다음, 가산수당의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에 있는데,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 근로일이 아닌 휴일 근로, 주간이 아닌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야간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도록 한다. 야간근로를 고정적으로 하거나 일상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서의 가산수당은 모두 예외적인, 통상적이지 않은, 불확정적인 근로에 대해 추가적인 보상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휴일은 '근로기준법 제55조의 휴일'이 아니라 그저 '휴일'이라고만 규정돼 있다.
나. 휴일근로 가산수당 규정의 취지
휴일근로 가산수당의 취지를 일찍이 밝힌 판결이 있다.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다14089 판결은 근로기준법상의 휴일은 아니지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휴일로 정한 법정공휴일의 경우에도 휴일 가산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밝히고 있다. 먼저, "근로자가 근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인식되어 있는 날에,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부득이 근로를 하게 된 경우에는 근로자가 근로할 의무가 있는 날에 근로를 한 경우보다는 더 큰 대가가 지급돼야 보상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가산수당 규정이 "제45조의 규정에 의한 휴일근로라고 규정하지 않고 '휴일근로'라고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 대법원 판결의 논지에 따라 보면 '근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인식되어 있는 날'에 가산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주40시간제가 되면서 근로하지 않게 되는 날은 그 명목이 있든 없든, 휴일이든 휴무일이든 노사 공히 근로할 의무가 없다는 것으로 인식된 날이 아닌가. 이와 같은 토요일이 '휴일'이 아니라 단순히 근로의무가 면제된 '휴무일'이라는 논리로 가산수당 지급을 부정하는 판결도 있지만, 주40시간제하에서 토요일을 근로일로 지정했다가 면제한 것도 아닌 이상 휴일과 휴무일을 구분하는 것은 그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휴일로 정하면 가산수당이 발생하고, 휴무일로 정하거나 아무 명목을 정하지 않았다면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논리도 타당하지 않다. 휴일로 정하는 소위 '약정휴일'도 '소정근로일이 아닌 날'로, 휴무일과 약정휴일이 본질에 있어 크게 다를 바 없는데, 휴무일과 약정휴일을 구분해 그 법적 효력을 달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제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소정근로일이 아닌 날의 근로, 주5일제 근로를 채택하고 있는 사업장에서의 토요일은 휴일이고, 그날 근로를 하는 것은 모두 휴일근로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다. 약정휴일 인정 기준에 관한 대법원 판결 비판
소정근로일이 아닌 토요일에 휴일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판시한 것은 아니지만, 토요일을 휴일로 정하지 않았다면 가산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는 견해의 근거가 될 대법원 판결이 있다.
대법원은 "휴일근로수당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휴일근로에는 같은 법 제55조 소정의 주휴일 근로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휴일로 정하여진 날의 근로도 포함된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다14089 판결 참조). 그리고 휴일로 정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있는 휴일 관련 규정의 문언과 그러한 규정을 두게 된 경위, 해당 사업장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율 체계와 관행, 근로 제공이 이루어진 경우 실제로 지급된 임금의 명목과 지급금액, 지급액의 산정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9704, 9711 판결).
이 판결은 법정휴일이 아닌 약정휴일도 가산수당의 지급대상이 되는데, 휴일 약정 여부는 휴일 관련 규정의 문언과 규정 제정의 경위, 근로시간에 관한 규율체계와 관행, 해당일에 지급된 임금 명목과 산정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휴일은 소정근로일로 정하지 않은 날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사업장에서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휴일'로 정해졌는지를 다각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확인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위 판결에서는 격일근무하는 운수회사에서의 15일 만근일을 초과한 날이 가산수당을 지급받는 휴일로 인정됐으나, 위 판결의 논지를 따르는 판결들에서는 ▲운수회사에서 만근일을 22일로 정했으나 26일을 초과한 경우에만 휴일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했다면 그 정함이 타당하고(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4다41520 판결), ▲격일근무하는 운수회사에서 15일 초과근무일은 휴일이지만, 비번일은 근로시간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날에 불과해 비번일의 교육시간은 가산수당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됐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다3386 판결). 휴일 가산수당을 지급할 대상을 판단함에 있어서 소정근로일로 정하지 않은 날이라는 원칙적인 기준을 저버리고 각 사업장의 주관적인 휴일 지정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하다 보니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내용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4. 휴일, 휴무일 이름표에 따라 임금이 달라져서야
사업장의 근로조건을 중 법정화되지 않은 근로조건에 대해 자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임금 수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저임금을 하회하지 않는 이상 임금수준의 결정을 노동법률 전문가가 전문적으로 자문하기는 어렵다. 주5일 근무 사업장에서 토요일을 휴무일로 할까 휴일로 할까는 다른 문제다. 휴무일로 정하라고 자문하면 임금을 절약할 수 있고, 휴일로 정하라고 자문하면 인건비가 더 들 수 있다고 조력하는 것이 된다. 법정화돼 있지 않지만 원칙적으로 볼 때 휴일근로 가산임금이 지급돼야 할 날인데 이름표를 어떻게 붙일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에 휴일가산수당의 대상을 명확히 규정해 이름표로 실질을 가리는 혼란을 없애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