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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10-14 08:52:40

    수정 : 2024-10-14 08:54:49

한국에선 보기 힘든 ‘경고장’ 제도, 해외에선 이렇게 활용한다

2024-10-14 08:52:40



한국에선 보기 힘든 ‘경고장’ 제도, 해외에선 이렇게 활용한다
[2024년 11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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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고용관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징계와 관련해 해외에선 한 가지 특이점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경고장 제도'. 우리나라 인사징계절차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제도지만, 미국을 비롯한 몇몇 해외 국가에서는 활용하고 있는 제도다.
     
    물론 편의상 '제도'라고 이름을 붙인 것 뿐, 실제 노동법에서 관련 근거를 찾아보긴 어렵다. 취업규칙 등에서 관련 규정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즉, 똑같이 경고장이라고 불려도 기업마다 다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경고장 제도를 활용 중인 국가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경고 시 서면으로 징계 사유 및 내용을 작성해 경고 대상자에게 전달할 것, 경고 대상자의 서명을 받아 경고의 정당성을 확인할 것, 경고가 반복될 시 더 높은 수준의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등이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특징이다.
     
    미국 '경고제도', 해고 전 단계로 활용
     
    미국 기업에서 활용되는 인사징계절차 중 하나인 '경고제도'는 근로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고, 해고 등 극단적인 조치를 예방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경고제도는 일반적으로 취업규칙(Employee Handbook)이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에 명시된 징계절차에 따라 운영된다. 경고는 통상 '구두경고(Verbal Warning)→1차 서면경고(First Written Warning)→2차 서면경고(Second Written Warning)→최종경고(Final Warning)'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기업은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개선 조치와 이행 기한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경고는 법적으로 징계에 해당할까? 이 질문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미국 노동법에는 징계에 대한 명시적인 정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징계는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해 사용자가 취하는 불이익한 조치이며, 근로자에게 경각심을 주거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경고가 누적될 경우 해고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단순히 구두로 주의를 주거나 비공식적인 메모를 통해 경고하는 것도 징계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그렇게 보긴 어렵다.

    징계 의사를 명확히 하려면 사용자는 경고장에 경고 날짜, 대상 직원 및 경고 조치자의 인적사항, 위반행위 내용과 관련 규정 등을 상세히 기재하는 게 좋다. 필요한 경우엔 위반행위를 입증하는 증거자료를 첨부할 수 있다. 또한, 과거 유사한 위반행위를 한 적이 있다면 관련 경고 조치를 언급해 점진적 징계 원칙을 따르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경고제도를 운영할 땐 관련 법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데, 1964년 민권법 제7편(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 of 1964)은 차별적 경고를, 1935년 전국노동관계법(National Labor Relations Act of 1935)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경고제도의 유형은 ▲성과개선계획(Performance Improvement Plan, PIP) ▲근태불량 경고(Attendance Warning Letter) ▲직장 내 부적절 행동 경고(Conduct Warning Letter) ▲안전수칙 위반 경고(Safety Warning Letter) 등으로 다양하다. 기업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경고제도를 설계하되 제도 운영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고장은 대상자와의 일대일 미팅에서 구체적 설명과 함께 전달하고 근로자의 서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 서명은 경고 내용을 인지하고 수령했음을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만약 근로자가 서명을 거부한다면 경고 조치자와 입회자가 대신 서명하고 직원의 거부 사실을 기록해둔다. 차후 근로자가 경고장 수령 사실 자체를 부인할 경우를 대비하고 절차의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경고제도는 엄격한 절차적 요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본, 문제 직원에게 날리는 '빨간불'
     
    일본에선 문제 직원에게 '경고 처분'을 꺼내든다.

    문제 직원의 행위는 다양하다. 지각, 결근, 잦은 업무 실수, 업무 미이행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행위부터 성폭력, 언어폭력, 경력 사칭 등 무거운 행위까지. 최근엔 회사 내 이슈를 SNS에 올려 회사의 평판을 해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이들의 존재가 큰 고민거리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처분을 고민한다. 그러나 일본 노동기준법은 노동의 '질'에 방점을 찍고 있지 않아 이들에 대한 처분 근거를 노동기준법에서 찾긴 어렵다. 때문에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취업규칙을 통해 문제 직원에 대한 처분 근거를 마련한다.

    문제 직원이라고 해서 행위와 상관없이 무조건 무거운 처분을 내릴 수는 없다. 문제 직원의 행위를 가벼운 행위부터 무거운 행위까지 분류하고 그에 대한 처분 역시 경중의 차이를 둔다. 지각이나 결근, 고의가 아닌 업무 실수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상사가 주의 지도를 하고, 그럼에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고에 들어간다.

    경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구체적인 문제행위가 담긴 문서, 경고장을 작성해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당사자가 내용을 확인한 후 서명하도록 해야 한다. 이 서명은 향후 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회사의 경고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활용된다.
     
    태국, 경고 반복되면 징계해고까지
     
    태국에선 경고장 등 서면경고를 포함한 징계처분의 방법과 내용이 법률에 규정돼 있지 않다. 근로자의 어떤 행위에 대해 회사가 어떤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는 취업규칙상 직무규율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태국 기업이 징계처분의 방법으로 택하고 있는 건 ▲구두경고 ▲서면경고 ▲정직처분 ▲해고보상금 부 해고처분(통상해고) ▲징계해고 등이다. 구두경고 또는 서면경고는 경미한 비위행위나 규정 위반에 대한 징계처분의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구두경고는 기록이 남지 않아 추후 경고의 존재 유무를 놓고 다툼이 발생한 경우 입증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회사는 구두경고를 하는 경우 대상자의 행위 내용(연월일, 시간, 장소, 내용, 상황), 경고의 근거(직무규율의 조항), 경고 내용 등을 기록해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 구두경고는 서면경고에 비해 분쟁의 소지가 있어 서면경고가 더 권장되고 있다.

    서명경고를 위해선 사전에 취업규칙상 서면경고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가 준수해야 할 직무규율을 규정하고,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경고할 수 있다고 명시해야 한다. 보통 취업규칙에 2회 또는 3회 이상 서면경고가 이루어진 경우 징계해고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서면경고는 징계해고 요건으로서 역할을 한다.

    태국의 노동법은 징계해고를 제한하기 위해 서면경고의 유효기간을 명시하고 있다(노동법 제119조 제1항 4호). 징계해고 요건 역할을 하는 서면경고서는 위반일로부터 1년간만 유효하다(노동법 제119조 제1항 4호). 이외에 노동법상 서면경고서의 내용이나 방식에 대해 상세하게 정한 노동법 규정은 없다. 따라서 회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서면경고를 하면 유효하다고 본다.

    징계처분이나 징계해고 등으로 추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서면경고서는 근로자의 직무위반 유무 및 정도에 대한 증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발행일, 대상 근로자명, 위반사항(연월일, 시간, 장소, 행위내용, 위반대상 규율)을 기재하고 서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사 도움>
    - 미국 : 정성희 법무법인 미션 파트너 변호사
    - 일본 : 김홍영 법무법인 디엘지 아시아 프랙티스 수석고문
    - 태국 : 유정훈 법무법인 디엘지 아시아 프랙티스 그룹장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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