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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12-11 10:21:17

    수정 : 2024-12-11 10:24:24

야간노동, 계속 두고 볼 것인가? - 실태와 대안

2024-12-11 10:21:17



야간노동, 계속 두고 볼 것인가? - 실태와 대안
[2024년 12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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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김재광 노무법인 필 대표 공인노무사

    한때, 아니 여전히 꺼지지 않는 공장과 도시 빌딩의 불빛은 역동적인 한국을 상징하는 낡은 장면이다. 불야성의 거리, 언제든 배달 가능한 음식, 아침 현관문 앞 택배는 편리함의 정점이다. 24시간 돌아가는 대한민국은 열정과 편리함의 빛을 뿜어내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야간노동자의 사망 소식은 빛의 후광에 숨겨진 짙은 어둠이다.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자발성에 의한 것이건, 자발성이 강제되는 사회경제 환경에 의한 것이건, 이것이 뿜어내는 빛을 마냥 칭송하기에는 그에 버금가는 폐해가 매우 크다. 그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야간노동의 문제점에 대한 우려와 규제에 관한 여러 연구와 조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야간노동의  실태와 대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야간노동의 형성 

    국가마다 시간대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 경우 근로기준법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근로'를 '야간근로'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교대제 또는 전담제를 통해 해당 시간 일부 또는 전부에 걸쳐 일하는 경우, 이를 야간노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야간노동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필수) 공공서비스 유형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들이 있다. 예컨대 전력, 상하수도, 통신, 의료, 치안, 소방, 국방 등이다. 이러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누군가는 불가피하게 야간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 

    둘째는 기술적 필요 유형이다. 설비 가동을 멈출 수 없거나, 사고 발생 시 대단히 큰 사회적 안녕을 위협할 수 있는 부문이다. 발전소 및 통신 제어실, 제철소의 고로 등 일부 장치산업 부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영역은 대부분 운영의 사회적 필요와 기술적 한계라는 점에서 위의 공공서비스 유형과 겹치는 영역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이윤 및 편의 지향의 영역에 걸쳐있기도 하다.  

    셋째는 이윤 및 편의 지향 유형이다. 필수 서비스 또는 기술적 한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산시설을 24시간 가동해 생산을 증대시키고, 이로 인해 이윤을 증대시키는 유형이다. 나아가 이용자의 편의 증대를 앞세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야간노동을 가속화는 유형이다. 이 영역은 제조, 물류, 배송, 정보통신 개발, 민간 편의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이윤 증대의 이유가 아니라면 반드시 야간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이용자의 편의를 부인할 순 없으나 이를 면밀히 살피면 그 편의라는 것이 제공자가 개발하거나 필요 이상의 확대를 조장해 조성한 것이 대부분이다.

    2. 야간노동 현황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 조사를 통해 야간노동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근로환경 조사는 '오후 10시~오전 5시에 최소 2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밤 근무'라 정의하고 있어 현행 근로기준법과는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이 조사에 의하면 취업자 10명 가운데 1명은 적어도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 사이에 최소 2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20대와 60대 이상에서 밤 근무자 비율이 높은 편이었고, 여성의 경우에 밤 근무자 비율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산업별로 보면 임금 노동자의 경우에는 운수업, 전기·가스·수도업, 부동산업·임대업의 순으로 밤 근무자 비율이 높았고, 직업별로는 장치·기계 조작원, 서비스 종사자. 단순 노무 종사자 순으로 밤 근무자 비율이 높았다. 조사 결과를 1일당 근무 시간으로 환산하면 10.1시간으로, 8시간을 일하는 낮 근무자보다 길게 나타났다. 한편, 2021년 고용노동부가 도매·유통업, 운수·창고업과 상시 야간노동을 하는 제조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감독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야간노동 형태는 교대근무가 64.8%, 야간 근무 전담이 35.2%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교대근무가 99.3%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고, 도매·유통업(70.2%)과 운수·창고업(45.1%)은 야간 근무 전담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야간노동을 하는 이유로는 '수당 등 경제적 이유'가 55.8%로 다수였고, 그 외에는 '교대제 등 근무 체계', '개인적 생활 여건'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도매·유통업, 운수·창고업은 '수당 등 경제적 이유' 응답이 높고, 제조업은 '교대제 등 근무 체계'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산업안전 분야에 있어 감독 대상 51개소 중 27개 사업장에서 총 83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으며, 특히 야간노동자 건강관리에 있어 현재 주요한 수단인 특수건강진단, 휴게 시설 관련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3. 몸과 삶에 영향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몸과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굳이 조사 연구 결과를 살피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수면을 취해야 할 시간에 일을 하게 되면 각성의 저하와 피로 누적, 회복 시간의 부족 등으로 인해 사고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연구 조사 역시 직관적 인지와 다를 바가 없다. 오전 근무에 비해 저녁 근무 시 사고 발생 위험이 18.3%, 야간 근무 시 30.4% 증가한다. 연속 야간 근무 시 사고 위험은 첫날을 기준으로 할 때 둘째 날 6%, 셋째 날 17%, 넷째 날 36% 증가한다. 작업장 사고뿐만 아니라 일반 교통사고의 위험도 3배 증가시킨다는 미국의 연구 보고도 있다.
     
    야간노동은 사고의 위험뿐 아니라 질병을 유발할 위험 또한 증대시킨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노동을 발암가능성 2A(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로 분류했다. 암 발생 위험뿐만 아니라 뇌,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야간노동이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비교적 일관된 결과가 보고돼 왔고, 야간노동을 하면 근무하는 동안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이 상승하고, 이것은 야간노동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더라도 잘 회복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더불어 야간노동은 수면장애, 위장관질환, 비만과 대사증후군, 그리고 당뇨와의 연관관계가 깊다. 야간노동은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끼쳐 우울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한편, 교대제보다 고정 야간노동이 더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연구와 주장도 있다.

    건강장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간노동 교대제든, 전담제든 일반적 사회생활과 불균형을 만들어 친교 관계, 가족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여가 사용에 있어서도 활동성 있는 적극적인 여가보다는 TV 보기 또는 잠 등 수동적 여가를 선호하게 되고, 이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면 사회적 관계 위기와 고립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4. 국내외 관련 법제도 

    이렇듯 특별히 유해한 야간노동을 규제하는 국내법 제도는 임산부와 18세 미만자에 대한 제한 외에는 없다. 보상 휴가 및 가산 수당은 야간노동 규제라기보다는 활용에 관한 법률 규정이다. 보호 규정이라고 한다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특수건강검진이 있고, 권고 지침으로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교대 작업자의 보건관리지침(KOSHA GUIDE. H-22-2019)이 있다. 

    국외의 경우 참고할 만한 것이 있다. 프랑스는 야간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야간노동을 요청할 경우 경제 활동 또는 공익적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음이 증명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야간노동을 한다면 최대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노동자가 야간노동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고용을 거부하거나 차별적 조치를 할 수 없으며 해고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자녀의 양육이나 가족의 부양과 같은 긴급한 가정적 의무로 야간노동을 거절할 때도 마찬가지며 노동자는 주간 근무로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야간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허용되는 14가지를 명시하고 있다. 야간노동이 허용되는 업종이나 작업을 열거하고, 교대 조의 숫자도 명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야간노동의 횟수나 야간노동 후 휴식 시간 등을 규제하고 있다. 독일은 가정에서 돌봐야 할 12세 미만의 자녀가 있거나 돌봄을 심히 필요로 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 노동자의 요구에 따라 주간 근무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야간노동의 원칙적 금지와 제한적 허용 및 시간 규제라는 점에서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5. 대안 모색

    야간노동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전무한 우리나라의 경우 다음의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첫째, 근로기준법에 야간노동을 규제하는 별도의 장을 신설해 종합적으로 야간노동을 규제해야 한다. 이 규제의 원칙은 야간노동을 원칙적인 금지를 명시하고, 예외적으로 야간근로를 요청할 경우 경제 활동 또는 공익적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음을 사업주가 증명했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돼야 한다.  

    둘째, 불가피하게 야간노동을 허용할 경우 일 단위, 주 단위 상한 시간을 설정하고, 야간 연속 근무 일수를 제한해 건강 및 사회생활의 악영향을 축소해야 한다. 

    셋째, 교대 작업자의 보건관리지침 등을 권고 지침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에 편입해 사업주의 노동자 보건 관리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자리와 현실적인 경제적 필요의 문제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필히 풀어내야 할 문제이다.

    첫째, 야간노동의 유인 요인인 가산 수당의 폐지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주장, 즉 "노동자도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논리를 계속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경제적 필요가 '강제된 자발'을 추동하는 것인데, 이를 개인의 문제로 방치할 것인가의 문제다.
      
    둘째,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주의 욕망만이 아니라, 편의의 정점에 서려는 소비자의 욕망 역시 종합적으로 성찰하는 사회적 캠페인이 필요하다, 

    사회 속에 개인의 안온한 삶은 불가피하게 타인의 수고로부터 보장된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건강과 삶을 심각하게 해하면서까지 나의 안온한 삶을 보장받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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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광

     노무법인 필 대표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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