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우리 기업이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해고'는 민감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때문에 각 나라에선 해고를 할 수 있는 요건과 절차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는 이를 확실히 알고 해고 문제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경영효율화' 해고 가능해진 인도네시아
 
옴니버스법에 의해 개정된 인도네시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회사는 경영효율화를 목적으로 한 해고가 가능해졌다. 또, 회사가 파산에 이르지 않은 상태, 즉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중에도 해고가 가능해졌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개정 전보다 유연한 해고가 가능해졌는데, 해고가 가능한 사유는 다음과 같다.
 
- 회사의 인수ㆍ합병
- 경영효율화
- 회사의 손실로 인한 회사 폐업
- 불가항력
- 회사가 채무변제유예절차(PKPU, 회생과 유사한 절차) 중인 경우
- 회사의 파산
- 회사가 근로자에게 위해가 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
- 근로자의 자진 퇴사; 근로자의 부재
- 근로자가 근로계약, 사규 또는 단체협약상 규정 위반 시
- 근로자의 구금 시
- 장해 또는 질병으로 12개월 제한을 초과하여 근로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해고 절차도 자세히 살펴보자. 사용자는 위 해고 사유가 발생한 경우 해고 효력발생일로부터 14일 전까지 근로자(해고 대상자) 또는 근로자가 속한 노동조합에 통지해야 한다. 해고통지서에는 ▲해고의 사유 및 법적 근거 ▲근로자가 수령하게 될 보상금 액수 ▲기타 권리에 관한 사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근로자가 해고통지서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설정한 효력발생일에 예정대로 해고 효력이 발생한다. 관련해서 사용자는 해고 사실을 반드시 관할 노동청에 보고해야 한다.

반면, 근로자가 7일 이내 이의를 `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는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협의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방노동청의 주도로 조정이 진행된다. 조정 절차를 통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근로자는 노동법원에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해고 무효 소송은 앞선 사용자 및 지방노동청과의 협의ㆍ조정 정차를 반드시 거친 후 제기할 수 있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각하 판결을 받게 된다. 각하는 소송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선 '해고 유형' 살펴야
 
중국에서 해고 요건 및 절차를 규정한 기본 법률은 '노동계약법'과 '노동계약법 실시조례'다. 이에 따르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 특히 해고 통지, 노동조합 고지 및 의견 청취, 이직증명서 발급 등 법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엔 위법한 해고, 해고 무효 소송 등 노동 분쟁 리스크로 번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① 대상자 선정
② 회사 규정에 따른 내부 결재 및 승인 취득
③ 대상자에게 통지(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엔 노동조합에 고지해 의견 청취 필요)
④ 노동계약 해지 합의 문건 체결
⑤ 인수인계 수속 진행
⑥ 미정산 급여ㆍ수당, 경제보상금(한국의 퇴직금과 유사) 지급
⑦ 이직증명서 발급과 사회보장제도(사회보험, 주택공적금) 가입 해지 또는 전출 처리
⑧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에 해고 처리 결과 서면 통지
 
중국 법률이 정한 해고 유형은 '즉시 해고'와 '30일 이전 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전제로 하는 해고'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근로자의 과실을 원인으로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행하는 즉시 해고의 경우 별도의 경제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앞서 설명한 법정 해고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 근로자 과실에 대한 입증자료가 불충분하면 근로자가 위법 해고를 주장할 수 있다. 때문에 해고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와 증거자료 확보 이후에 해고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가 회사의 규장제도(인사관리규정)를 심각하게 위반해 사용자가 해고하는 것이라도 해당 규장제도가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정된 경우엔 그 효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규장제도를 제정ㆍ시행할 땐 직원대표대회 또는 전체 직원과의 민주적 절차를 꼭 거쳐야 한다.

근로자의 비(非)과실 사유에 의한 해고를 하는 경우에는 30일 이전 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가령 업무 불감당이나 객관적 환경 변화 시의 계약 변경 합의 불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엔 법정 경제보상금과 해고예고수당(30일 이전 예고하지 않은 경우)을 지급해야 한다.

경제보상금은 근속기간 만 1년에 대해 1개월 평균임금(6개월 미만 0.5개월, 6개월 이상은 1개월)으로 지급하며, 평균임금은 직전 12개월의 세전 임금을 적용한다. 해고예고수당은 30일 이전에 미리 통지하지 않고 즉시 해고하면서 지급하는 보상으로, 해고 전월 1개월분 임금을 지급한다. 근로자 비과실 사유에 의한 해고는 관련 법률이나 최고인민법원의 사법 해석에서 정한 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기간의 장기화, 기회비용 발생, 증거 불충분에 따른 위법 해고 판결 가능성 등의 리스크가 있다. 실무적으로는 법정 보상 이외의 추가 보상을 근로자에게 제시해 합의하에 노동관계를 종료하는 방안을 활용하기도 한다.
 
<표> 중국 법률에서 정한 해고 유형과 요건

 
 
그런데 앞서 나열한 해고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도 노동계약법 제42조에 따라 ▲직업병 위해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이직 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거나 또는 유사 직업병 환자로 진단 또는 의학적 관찰기간 중인 경우 ▲사용자 회사에서 직업병을 앓거나 산업재해로 노동 능력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실한 경우 ▲질병 또는 비업무상 부상으로 치료기간 중인 경우 ▲임신ㆍ출산ㆍ수유기간 중인 경우 ▲사용자 회사에서 연속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법정 퇴직연령까지 5년 미만 남은 경우 등에 해당하면 사측의 일방적 해고가 불법행위로 여겨져 법정 경제보상금의 2배에 해당하는 배상금을 지급하거나 근로자의 계속 근무 요구를 수용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엔 별도의 경제적 추가 보상이나 대우를 당근책으로 제시하면서 쌍방 간 합의에 의한 노동관계 종료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도, 근로자 여부ㆍ사업장 규모별로 절차 달라
 
인도의 노동 관련 법률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방대하다. 중앙(연방)법과 주법이 따로 존재하고, 헌법엔 중앙법이 적용되는 분야, 주법이 적용되는 분야, 중앙법과 주법이 함께 적용되는 분야가 각각 규정돼 있다. 이 중 노동법은 중앙법과 주법이 함께 적용되는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인도의 대표적인 노동 관련 중앙법은 ▲산업분쟁법 ▲공장법 ▲노동조합법 ▲산업고용법 ▲최저임금법 ▲임금보너스법 ▲퇴직금법 ▲근로자연금법 ▲근로자보험법 ▲계약노동법 등이 있다. 이 개별법들이 동시 적용되는 와중에 주법도 함께 적용된다. 주법은 각 사업장에 적용될 수 있는 상점 및 상업시설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만약 사업장이 여러 주에 걸쳐 있는 경우라면 걸쳐 있는 주들의 규정사항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도에서 해고와 관련해 어떤 규정을 갖고 있을까. 인도에서 '근로자 감축'에 대한 부분은 산업분쟁법이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 감축은 징계 사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 계약직 계약 만료, 질병에 의한 퇴직은 근로자 감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인도에서 특히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어떤 해고 절차를 적용하는지'다. 해고 절차는 사업장이 상업시설(상점 및 상업시설법)인지, 공장(공장법)인지에 따라 다르고 근로자(Workmen)인지, 관리자급 직원인지에 따라서도 절차가 달라진다.

먼저 근로자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살펴보자. 산업분쟁법에서 정의하는 '근로자'는 단순 육체노동, 비숙련, 숙련, 기술, 정비, 사무,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을 의미한다. 관리 및 행정업무를 위해 고용된 직원이나 감독 업무에 고용돼 월 급여 1만 루피를 초과하는 직원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산업분쟁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비근로자'는 법률에서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관리 및 감독 업무를 위해 고용된 직원을 뜻한다. 사내 인사규정이나 고용계약서 관련 정책을 살펴보면 근로자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사내에 적절한 인사규정을 마련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서도 절차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산업분쟁법상 근로자는 어떤 절차에 따라 해고될까. 해고 절차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다르다.

먼저, 사업장 규모가 100명 미만인 경우다. 산업분쟁법은 100명 미만을 고용하고 있는 상업시설 및 공장 근로자에 대한 이유 있는 근로자 감축 시에 1년 이상 근속 근로자에게 1개월 전 이를 통지하고, 근속연수당 15일치 임금의 감축보상금을 줄 것을 규정하고 있다. 통지 후 3일 안에는 'Form P'라고 불리는 서류를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는 등 사후 신고를 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모든 상업시설 및 공장에 해고하는 직원 수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즉 1명을 해고해도, 50명을 해고해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산업분쟁법에 따라 100명 이상을 고용한 공장, 광산 및 농장에서 근로자 감축이 발생하는 경우엔 정부기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때도 1년 이상 근속 근로자에 대한 통지 및 보상을 해야 하고, 승인 없이 이루어진 감축은 처벌받을 수 있다.

반대로, 산업분쟁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비근로자는 어떤 해고 절차를 거칠까. 이 경우엔 해고 절차가 다소 간단하다. 해당 지역이 있는 주의 상점 및 상업시설법, 고용계약서 규정에 따라 해고를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주법은 1개월 전 통지, 합리적인 해고 사유만을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정부의 승인이나 신고는 필요하지 않다.

최근 인도는 기존 29개 중앙 노동법률을 4개 법률로 개편해 노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법률이 이미 의회를 통과했으나,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산업분쟁법 등 기존의 다양한 법률이 동시다발적으로 적용돼야 하지만, 조만간 임금법, 사회보장법, 산업안전보건법, 노사관계법 등 4개의 중앙 노동법이 시행되면 보다 간단하고 체계적으로 노사 문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도움>
- 인도네시아 : 이대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중국 : 구영미 엠케이차이나컨설팅 상무
- 인도 : 장재원 버드트리 매니지먼트 변호사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