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으로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여 일감을 찾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이 2025년 취업자 수 증가폭을 12만 명으로 예측했다. 2024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8만2000명인 것에 비하면 그보다 밑도는 수치로, 올해보다 내년 노동시장이 더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은 지난 20일 '고용ㆍ노동 브리프 : 2024년 노동시장 평가와 2025년 노동시장 전망' 이슈페이퍼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2024년 노동시장 '한파'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33만6000명이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18만4000명에 그치면서 대폭 줄었다.
 
이슈페이퍼는 2023년 고용지표에서 보였던 긍정적인 신호들이 2024년 들어 사라졌다고 밝혔다. 고용률 증가폭은 둔화됐고, 실업률은 소폭 증가했으며, 비경제활동인구 감소폭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이 같은 2024년 고용시장 한파의 이유를 ▲청년층 고용 부진 ▲제조업ㆍ건설업 고용 둔화 ▲구직기간 3개월 이상 실업자 증가로 분석했다.
 
20대 취업자는 2024년 들어 11만3000명 감소했다. 20대 인구가 감소한 것을 감안해도 청년 졸업자 고용률이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해 청년층 고용 사정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20대 취업자 감소 인원 중 대부분은 신규 취업자의 감소로, 근속 1년 미만 취업자가 10만 명가량 줄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업계 불황이 청년층 고용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이 둔화되면서 고용 시장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경기는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제조업 고용은 작년부터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을 제외한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도 감소세에 들어갔다.
 
건설업 취업자는 2024년 3만3000명 감소했다. 4년 가까이 증가했던 건설업 상용직은 올해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건설업 일용직은 지난 2년간 감소해 왔다. 올해 건설업 고용 감소는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수요 위축이 영향을 줬다. 2024년 2분기 건설 투자는 감소로 전환됐고, 3분기에는 감소폭이 커졌다.
 
2021년부터 3년간 감소했던 실업자와 실업률은 2024년 반등했다. 실업자의 평균 구직 기간 또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폭이 커졌다. 특히 2023년부터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는 노동시장을 이유로 쉬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증가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은 "고용지표로는 악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2030세대에서 증가한 '쉬었음' 인구는 진학을 준비하거나 취업ㆍ창업 등을 고려하고 있는 인구"라며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년, 더 힘든 '취업 혹한기' 예상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보다 내년 고용시장이 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8만2000명인데, 내년은 그보다 6만여 명 줄어든 12만 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지난 4일 2025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기존 2.2%에서 2.1%로 낮췄다.
 
이처럼 경제 기구에서 성장률이 더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니 내수 부문에서 큰 반등이 없다면 서비스업 또한 고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 또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용시장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외부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미국의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경기가 불안해지는 등 세계 경제의 하향 위험 또한 국내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전망치보다 고용 시장이 더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내수 위축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고용 창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취약 계층의 고용 불안을 가중시키고 일자리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