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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1-03 15:47:17

    수정 : 2025-01-03 15:51:35

현대제철 중대재해 비대위 “부적절한 보수공사가 중대재해 불렀다”

2025-01-03 15:47:17



‘유명무실 작업중지권ㆍ사건 은폐 부른 SCR제도’ 원인으로 지목
[2025년 2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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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현대제철 중대재해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서쌍용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제철 중대재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가스관 점검을 하던 근로자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중재재해 사건 원인이 사측의 부적절한 보수 공사 지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12월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0일 현대제철 1제강1문 부근 LDG배관 신축이음관에 균열이 발생하자 현대제철은 가스설비팀에 보수작업을 지시했다. 기록에 의하면 균열 당시 일산화탄소 농도는 947ppm 이상이었다. 가스설비팀은 다음날부터 균열을 메우는 메탈본드 시공을 실시했다. 그러다 12월 12월 재해자 혼자 사고 현장에서 보수작업을 하다 일산화탄소 누출로 사망했다.
     
    비대위 "보수 공사 지시, 처음부터 어불성설"
     
    비대위는 11월 20일 발생한 균열은 애초 보수가 불가능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가스설비팀 근로자들은 이번 중대재해가 발생하기 전부터 노후화된 배관 부품을 교체해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노후화된 배관에 임시방편인 메탈본드 시공을 반복하며 사용했고, 이를 유지ㆍ보수하던 재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균열이 발생한 부위가 연결부가 아니라 벨로우즈부(주름관)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벨로우즈부는 신축을 담당하는 부위로, 변형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메탈본드 시공만으로는 가스 누출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외 공간임에도 1000ppm에 육박하는 일산화탄소가 감지된 것은 이미 산업재해의 위험이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인지했을 때 배관을 바로 교체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비대위는 "심각한 누출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메탈본드 시공을 통해 배관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초 누출이 발생했을 때 정상적인 판단을 했다면 신축이음관을 교체할 계획을 세우고 해당 배관을 사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발 방지하려면 '제도적 개선' 필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49명에 달한다. 최근 4년간 당진공장에서만 가스 중독으로 구급 차량이 14번 출동했다. 비대위는 "어느 때보다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대위는 ▲작업 표준 재검토 및 개정 ▲정비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보장 ▲2인 1조 작업 실시 ▲SCR 제도 폐기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비대위는 배관수리 작업 표준은 신축이음관에 적용할 수 없으므로, 신축이음관을 위한 별도의 작업 표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근로자에게 작업중지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경우라도 위험을 느끼면 작업을 중지하고, 그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제철이 운영하는 10대 핵심 안전 수칙(Safety Core Rules, SCR)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10대 핵심안전수칙을 위반해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위반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처벌하는 SC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대위는 "안전사고 발생 시 위반자를 처벌하는 SCR 제도 때문에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은폐한다"며 "비대위는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안전을 위해 노력하려면 SCR 제도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제철 측은 신축이음관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배관을 맞춤 제작해야 하니 12월 초 구매를 요청해 놨었다. 이 같은 경우 구매를 신청할 때 절차가 있고, 납품에는 2~3개월이 걸린다.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4월경 교체 예정이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제철이 신축이음관을 즉각 교체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은 노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SCR 제도에 대해선 "안전한 사업장 구축을 위해 노조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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