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손덕중 법무법인 지평 상해 사무소 변호사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때 원활한 인력 구조조정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슈 중 하나다. 법률적으로 기업 청산은 노동계약 종료 사유에 해당하며, 이는 노동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모든 노동자와의 노동관계를 일시에 종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업 철수는 장기간에 걸쳐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젝트로, 모든 노동자들과의 근로관계를 청산 시점까지 끌고 가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비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 아울러 최종적인 기업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이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잉여 인력을 적시에 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막대한 행정업무가 필요한 기업 철수 과정에서 직원들의 자발적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고용관계를 재수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력 구조조정을 수행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바로 '비용'이다. 한국에서는 직원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할 때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직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경제보상금' 지급 여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직원이 퇴직할 때 지급되는 금액이라는 점은 유사하나, 퇴사 방식과 관계없이 지급되는 퇴직금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경제보상금이 지급된다. 한국에서는 퇴직금을 적립하거나, 미지급 퇴직금을 회계상 부채(퇴직충당금)로 인식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진행 시 퇴직금을 비용 및 부채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경제보상금 지급 여부가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보상금 지급 여부는 주로 퇴직의 사유가 회사에 있는지, 직원에게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정년퇴직, 징계해고, 자원사직과 같이 노동자 개인에게 퇴직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 감원을 해야 하는 경우 기업 측의 경제보상금 지급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는 관련 비용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보상금 지급 이슈는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할 경우에도 문제 된다. 지분 양도는 기업의 경영권만 변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과 노동자 간의 계약 관계에 법률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법률상 지분 양도 시 사용자가 경제보상금을 지급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노동자 입장에서는 경영권 변경이 회사의 운영 방식, 업무 환경, 업무 강도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오너가 바뀌면 사업 부문 조정 및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낮춰 지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이로 인해 지분 양도 시 노동자들이 경제보상금 정산을 요구하면서 집단행동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국계 기업이 중국 법인에게 경영권을 양도하는 경우 한국인 직원들이 원 계열사로 복귀를 요청하거나, 복귀가 어려울 경우 자발적으로 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발적 퇴직의 경우 고용주는 경제보상금 지급 의무가 없으나, 그럼에도 경제보상금을 요구하면서 단체행동을 하는 사례가 있다. 중국인 직원들도 외자 회사에서 국내 회사로 전환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자 회사의 경우 경영자의 관리·감독이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직원 복지나 경제보상금도 법률에 따라 집행하는 편인 반면, 중국 회사의 경우 관리 감독이 엄격하고 지역 사회의 영향력을 이용해 직원 복지나 경제보상금을 법률에 따라 집행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지분 매수인 측에서는 노동 이슈를 경감하기 위해 지분 거래 완성 전에 직원들에 대한 경제보상금 정산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분 양도를 통해 철수하는 경우라도 인력 구조조정 이슈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 진행 시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노동관계 종료·해고 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구조조정안을 준비해야 한다.
1. 폐업에 의한 노동 종료 : 회사가 해산을 결의하거나 파산한 경우, 영업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으므로 노동자와의 노동관계를 즉시 종료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측의 사유로 노동관계가 종료되는 것이므로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30일 전 사전 예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예고 수당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 지점(분공사)이 고용 주체로 지점 소속 직원들을 고용한 경우, 지점 폐쇄를 이유로 해당 직원들에 대한 계약 종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본사가 고용 주체로 고용한 경우 지점 소속 직원들을 다른 지점이나 본사에 배치해야 하며 직원들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고할 수 있다.
2. 계약 기한 도래에 따른 노동 종료 : 고정 기한 노동 계약(계약직, 참고로 중국은 2년 이상의 계약직도 가능하다)을 체결한 직원의 경우 계약 기간이 도래하면 회사는 노동 계약을 종결시킬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30일 전에 통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률상 요건은 아니며, 예고 수당을 지급할 필요도 없다. 단, 계약 종료를 통지하지 않고 그대로 근로관계를 이어간다면 묵시적으로 갱신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반드시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서면으로 노동기간 종료 통지를 하는 것이 좋다.
3. 합의 해지 : 직원과 노동자가 합의로 노동계약을 종료하는 것을 합의 해지라고 하는데, 이는 법정 사유가 없더라도 진행할 수 있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청산 절차 돌입 전에 감원을 진행해야 할 경우, 일방적으로 해고 또는 계약 종료가 가능하더라도 일차적으로 합의 해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향후 분쟁을 방지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협력을 얻기 위함이다. 통상 법정 경제보상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상안으로 제안해 직원들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산재나 임신 기간 등에 있는 직원들은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해고나 아래에서 보는 사유로 해고할 수 없으므로 이들과는 합의 해지를 추진해야 한다.
4. 객관적 사정 변경에 의한 해고 : 회사 측의 사유로 노동조건과 관련된 객관적 사정이 변경된 경우 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으로 업무 포지션이 없어지거나 기업이 합병된 경우, 생산 시설 이전으로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사측 사유에 의한 해고이므로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30일 전에 해고 사실을 통지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예고 수당과 같이 1개월 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일방적인 해고가 가능하더라도 분쟁 방지를 위해 합의를 통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경제성 감원 : 경영상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경제성 감원을 실시할 수 있다. 노동자 20명 이상 또는 20명 미만이지만 전체 노동자의 10% 이상을 감원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경제성 감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0일 전 노동조합 또는 노동자 전원에 설명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기업 소재지 노동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재나 직업병, 의료 기간, 임신·출산·수유기에 있는 여성 직원,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 등은 경제성 감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성 감원 관련 심사가 다소 완화됐으나, 실무적인 허들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경제성 감원보다는 합의 해지나 다른 방식으로 감원을 선호하고 있다. 경제성 감원의 경우에도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6. 대기 발령 : 대기 발령은 직원과의 노동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직원이 종사할 업무가 없다는 이유로 노동 제공을 중지하는 것으로, 한국의 대기 발령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는 노동 계약 관계를 유지하므로 앞서 설명한 개념들과는 차이가 있으며, 법률적 근거는 불분명하나 실무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안이다. 대기 발령을 명한 경우 직원은 출근하지 않지만 첫 한 달 동안은 정상적인 임금을 지급받고, 1개월 이후부터는 매월 현지의 최저 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 직원과의 분쟁이나 협상이 장기화하는 경우, 회사는 대기 발령을 명하고 해산 시점에 이들과 노동관계를 최종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단, 법률적 근거가 불분명하므로 이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소지는 있다.
7. 무이유부 해고 : 사업자 입장에서는 무이유부 해고도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다. 중국의 경우 정당한 해고 사유 없이 해고를 진행하는 경우 해고당한 직원에게 2배의 경제보상금을 지급하거나 복직시켜 줘야 한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해고당한 직원들이 복직 청구를 하는 사례도 드물고, 복직 청구 인용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재판에서의 복직 청구가 인용되는 사례도 극히 드물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감수한다면 해고를 진행하는 것은 가능한 것이다. 다만 2배의 경제보상금을 지급한 선례를 남기면 향후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요구 정도가 올라갈 수 있다.
인력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약 종료 및 해고 사유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노동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종료는 가장 손쉬운 감원 방법으로,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 실행 전에 노동 계약 만기일이 도래하는 규모를 확인하고, 해당 일자에 계약 종료로 1차로 감원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단, 노동자가 법률상 무고정기한 계약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직원들이 연쇄적으로 노동 중재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째, 보상안을 확정한 후 희망퇴직을 공고해 합의 해지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희망퇴직을 실행할 때는 통일된 보상안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상안은 일정 기간 내에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에게만 적용되도록 해야 효율적인 퇴직 유도가 가능하다. 산재 후유증이 있거나 출산 기간에 있는 직원은 법률상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개별적인 합의를 통해 해결해거나, 폐업 시에 이들과의 노동관계를 일괄 종료해야 한다. 셋째, 희망퇴직을 통해 감원을 하지 못한 직원들의 경우 기업의 청산 결의 시점에 일괄적으로 계약관계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급여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 발령을 명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회사 방안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는 직원들은 먼저 대기 발령을 해서 파급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인력 구조조정 방안에 집단 반발하며 파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중국 노동법에 파업권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파업권이 있는지는 법률상 불분명한 영역에 있다. 이에 합법 파업, 불법 파업의 구분 자체가 없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 법률 조치로 파업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파업이 발생했을 때의 해결 방안을 살펴보자. 첫째, 파업이나 쟁의는 협상을 위한 수단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직원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파업 시작 전에 이미 설정한 보상 조건에서 크게 양보하게 되면 전체적인 방향성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요구를 수용하는 경우라도 합리적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사전에 정부 인사들과 좋은 관계를 수립하고 직원들과의 합의 시에는 반드시 정부 노동 부서 관련 인원의 중재나 입회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합의가 뒤집히고 분쟁이 반복되는 사태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일부 직원이 과격하게 반발하거나 선동할 경우 해당 직원에게 징계나 대기 발령 등 인사 조치를 취하고 차후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극단적인 예지만 설비 파괴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공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야 할 수 있다.
회사는 구조조정 시 법적 절차와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법률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인력 정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기업은 안정적인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