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노무사회(사진=한국공인노무사회)
행정사가 임금 체불 진정서를 작성을 대리한 것이 공인노무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홍윤하 판사는 지난해 10월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행정사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행정사 A 씨는 지인 B 씨가 회사에서 연차수당과 주휴수당을 체불 당하자 고용노동청에 제출할 진정서를 대리로 작성해 줬다. A 씨는 B 씨와 성공 보수 수임료 약정을 맺었다.
이후 B 씨는 A 씨가 대리로 작성해 준 진정서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제출했고, A 씨는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인노무사법에 따르면 노무사가 아닌 자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서류의 작성ㆍ확인을 업으로 할 수 없다. 다만 다른 법령에서 허용하는 경우에는 법 위반이 아니다.
법원은 "노무사가 아닌 자가 임금체불 진정서 작성을 대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은 공인노무사법 위반"이라면서도 A 씨가 행정사인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행정사인 A 씨가 고용노동청에 제출할 진정서를 대리 작성한 행위는 다른 법령에서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행정사법에 따르면 행정사는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할 수 있다.
홍 판사는 "공인노무사법에 따르면 노무사가 아닌 자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서류 작성과 확인을 업으로 할 수 없지만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는 가능하다"며 "A 씨가 행정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행정사법에 따라 해당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행정사인 A 씨가 한 진정서 작성 대리행위는 공인노무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국공인노무사회는 크게 반발했다. 배동희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은 "법원이 노무사의 고유 업역인 노동사건 대리행위를 한 것이 공인노무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명백한 행정사의 업역 침해"라고 말했다.
노무사회는 행정사들의 노동사건 대리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배 부회장은 "행정사의 노동관계법에 따른 대리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노무사회는 이에 대해 엄정 대응해 가고 있고 이런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