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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2-04 09:00:00

    수정 : 2026-09-07 14:27:53

해외근무 근로자에게 국내 근로기준법은 적용될까?

2025-02-04 09:00:00



해외근무 근로자에게 국내 근로기준법은 적용될까?
[2025년 2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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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노동법률] 신성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1. 해외근무 근로자의 증가와 함께 대두되는 쟁점 - 근로관계에 적용되는 준거법의 결정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과 함께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생산비용의 상승 및 내수 규모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새로운 인력 공급처를 발굴하고 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외국으로 그 활동의 범위를 확장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은 해외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고 현지 국적의 근로자를 채용함으로써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지만, 이와 별개로 국내 본사 소속 근로자들을 파견·전출 또는 주재원 형태로 현지에 투입함으로써 해외법인의 안정화를 꾀하면서 본사의 실효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편, 위와 같은 해외근무 근로자들은 해외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기간 동안 이른바 국제적 근로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근로관계에도 여전히 근로기준법 등 국내 법령이 적용되는지 혹은 현지의 관련 법령이 적용되는지 문제될 수 있다. 특히, 근로관계에서의 해고, 징계, 임금 등과 관련해 국내 법률과 외국 법률은 그 보호 범위 및 내용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다수의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는 근로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아래에서는 해외근무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에 적용돼야 하는 준거법이 무엇인지를 판결 및 행정해석 등을 통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기업과 근로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논해 보도록 하겠다. 

    2. 국제적 근로관계에서의 준거법 결정 방법

    가.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 결정의 원칙

    국제사법에 의하면 준거법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며(제45조 제1항 전문), 만약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따르게 된다(제48조 제2항). 즉, 당사자 간에 계약 등으로 준거법을 명시적으로 확정했다면 해당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될 것이다. 

    다만, 하급심 법원은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른 준거법의 결정(변경)은 당사자들 사이에 자율적이고 공정한 합의가 전제되는 경우에만 그 유효성을 긍정할 수 있고, 특히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의 결정(변경)이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근로자에게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하고, 근로자가 이와 같은 준거법 결정(변경)의 의도나 효과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사실상 사용자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준거법 결정(변경)에 동의한 경우(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2. 13. 선고 2017가합548461 판결)라면, 준거법 결정(변경)의 유효성을 긍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또한, 국제사법 제21조 제1항은 "이 법에 따라 지정된 준거법이 해당 법률관계와 근소한 관련이 있을 뿐이고, 그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국가의 법이 명백히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다른 국가의 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설령 당사자 간 준거법을 지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관계의 실질이 특정 국가와 연관된 것이 명백할 경우 합의한 준거법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 2. 18. 선고 2019고정654 판결의 취지도 함께 참고).

    한편, 명시적 준거법 선택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당사자들이 '묵시적으로 준거법 선택을 했는지' 또는 '일상적 노무 제공 국가는 어디인지'에 관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는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사안마다 구체적 사정이 고려돼야 하는바, 아래에서는 그 판단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나. 구체적 준거법 결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준거법의 묵시적 선택과 관련해 법원은 "준거법에 관한 묵시적 선택을 인정할 때에는 계약내용을 기초로 하여 계약 당사자의 국적이나 설립준거법, 주소나 본점소재지 등 생활본거지나 주된 영업활동지, 계약의 성립 배경과 그 경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1662 판결 등)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해당 원칙에 기초해 하급심 법원은 '명시적으로 준거법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약 내용에 근로기준법에 관한 내용 등이 기재된 경우'에는 대한민국의 법률을 준거법으로 선택했다고 인정하기도 했고(인천지방법원 2020. 12. 9. 선고 2019가단275310 판결), 이와 달리 '회사의 대표 및 근로자가 대한민국 국민이어도 법인의 소재지, 주된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외국이며 준거법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없는 경우' 대한민국 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것에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부산지방법원 2024. 10. 10. 선고 2024나44204 판결).

    그리고 묵시적 합의가 없을 때 준거법 선택의 기준이 되는 '일상적 노무 제공지'에 관해 법원은 ▲근로계약 체결의 과정 ▲근로계약 내용 및 사용된 언어 ▲임금 지급 방식 ▲업무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 ▲적용 법령에 관한 계약 당사자의 기대(수원지방법원 2020. 8. 21. 선고 2020노1091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4. 27. 선고 2022구합57213 판결 등 참조) 등을 기초로 판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묵시적 준거법 선택 여부' 및 '일상적 노무 제공 국가'에 대한 판단에 관해 아래와 같이 보다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근로기준정책과-4248, 2022. 12. 29.).

    - 전체 근로계약기간 중 해외근무기간
    - 근무장소 및 국내 복귀 예정 여부(한시적으로 해외에 파견한 경우인지 등)
    - 근로계약 체결 장소
    - 근로시간 등 노무 지휘 및 임금 지급의 주체
    - 노무제공의 실질적인 수령자
    - 법 적용에 관한 근로자의 기대, 인식 정도 등


    이러한 점을 살펴볼 때, 특정 해외근무 근로자에게 적용돼야 하는 준거법이 무엇인지를 정함에 있어서는 별도의 근로계약서 체결 여부와 그 기재 내용부터 시작해 해외근무가 이루어지게 된 경위,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실질적 근로의 내용, 해외 근로에 대한 관리 및 책임 담당 주체, 해외 근로와 관련한 국내 본사와 현지법인 그리고 근로자 사이의 인지 내용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며 특정 사실관계만으로 일의적인 판단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해외근무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준거법 설정과 관련해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

    사용자와 근로자 쌍방 모두가 준거법 결정과 관련한 리스크를 사전에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명칭을 불문한 계약서 등을 통해 준거법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준거법 결정과 관련해 쌍방이 합의했다는 외관을 형성했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기업이 근로자 보호에 관한 규정 등을 잠탈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고 근로자가 해당 합의의 구체적 효과 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을 때에는 그 합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근로관계에서의 준거법을 현지법으로 하는 것과 관련해 유효한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현지법으로의 준거법 합의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으며, 근로자들이 이를 충분히 검토한 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필요도 있다. 또한 이러한 준거법 합의가 국내법상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드러나야 하므로 전술한 설명 시 이러한 점에 대한 고려도 수반돼야 한다. 

    한편, 준거법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국내 복귀가 예정된 해외근무 근로자들에게 적용돼야 하는 준거법을 현지법으로 하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상적 노무 제공지가 외국으로 인정될 경우 그 준거법이 현지법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 핵심은 해외근무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노무의 실질을 현지 법인이 수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만약 사용자가 노무의 실질을 현지 법인이 수령하는 것으로 구성하고자 한다면 ①해외근무 근로자들의 급여 일체를 지급하는 주체를 현지 법인으로 설정하고 ②해외근무 근로자들의 업무에 대한 직접적 지휘 및 감독 역시 현지 법인 내부적으로만 이루어지도록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③해외근무 근로자들에 대한 평정 및 성과 판단 등도 현지 법인 자체적으로만 진행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4. 나가며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지만, 극심한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는 기업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도 해외근무 근로자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그와 함께 이들에게 어떠한 법률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쟁도 함께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쟁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기업의 원활한 해외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가 앞서 살펴본 쟁점들을 충분히 고려해, 사전에 불필요한 분쟁의 증대를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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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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