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6일 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공개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새로운 통상임금 판단기준이 나오자 11년 만에 지침을 개정했다. 고용부는 "대법원 판결에서 고정성이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제외됨에 따라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기존 2014년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개정 지침을 발표하면서 고용부가 공개한 문답.
 
Q. 통상임금이 무엇인지?
 
A.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는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ㆍ일급ㆍ주급ㆍ월급 또는 도급 금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으로 정의하고 통상임금 여부는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인 기준이 아니라 임금의 객관적 성질이 통상임금의 법적인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Q. '소정근로의 대가'의 의미는?
 
A.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우선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소정근로의 대가는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해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으로 정의한다.
 
어떠한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인지는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자의 근로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에 대해 얼마의 금품을 지급하기로 정했는지를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Q. 그렇다면 '소정근로의 온전한 제공'의 의미는?
 
A.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온전하다'는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전적 정의 맥락에서 본다면 소정근로의 대가는 근로자가 소정근로일수를 모두 근무, 즉 온전하게 근무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어떤 임금이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으로 사전에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면 재직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 등의 충족 여부, 실 근로와 무관하게 그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운수회사에서 일정 기간 동안 사고 없이 운전한 운전기사에게만 무사고수당(월 2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이 무사고수당은 무사고라는 추가적인 요건을 달성했을 때 보상으로 지급되는 금품이기 때문에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다. 따라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Q.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A.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을 판단할 때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해야 하고, 퇴직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정기상여금을 분기 1회 지급하면서(연 4회, 4월ㆍ7월ㆍ10월ㆍ12월 임금지급일) 임금지급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면 이 '재직자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이 사례처럼 정기상여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사전에 확정되고 정기성, 일률성을 갖췄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설령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더라도 통상임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된다.
 
Q. 일정한 근무일수를 충족한 경우에만 지급하는 임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A. 한 회사는 소정근로일(20일이 소정근로일이라고 가정)을 만근으로 정하고 만근할 경우에만 30만원을 지급해 왔다. 근로자 A 씨는 9월에 만근해 30만원을 받았지만, 10월엔 결근이 있어 30만 원을 받지 못했다.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이 30만 원은 통상임금에 해당할까? 정답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통상임금은 정해진 소정근로를 모두 근무한다는 전제하에 사전에 임금이 얼마로 정해졌는지를 판단하면 되고 실제 지급조건 충족에 따른 사후적인 임금 지급 여부는 통상임금 판단의 고려사항이 아니다.
 
이 사례와 같이 만근수당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사전에 확정되고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엔 소정근로일수를 모두 채우지 못해 실제 만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통상임금 산정 시에는 포함(이 사례에서는 30만 원)해야 한다.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는 개별적ㆍ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위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Q. 명절 상여나 하계휴가비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A.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의 대가, 정기성, 일률성을 갖춘 경우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아래 두 가지 사례를 참고하자.
 
(사례1) 회사에서 하계휴가비(8월)와 체력단련비(1월)를 매년 기본급의 100% 각 지급하는 경우 → 통상임금에 해당
 
(사례2) 회사에서 기말수당으로 연 2회(7월초와 12월말), 입사 후 3개월 이상 근무하고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 기본급의 50%를 지급하는 경우 → 통상임금에 해당
 
Q. 새로 입사해서 정기상여금을 아직 한 번도 지급받지 못했는데, 해당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A.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어떤 임금이 지급 시점에 근무를 하지 않아 해당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에도 해당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 정기성, 일률성을 갖춘 경우라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할 경우, 실제 지급 시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이를 포함해 통상임금을 산정해야 한다.
 
Q.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정 방법은?
 
A.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5호는 일ㆍ주ㆍ월 외의 일정한 기간으로 정한 임금은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준해 산정된 금액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기상여금도 이 규정에 따라 산정한 후 같은 항 제7호에서 정한 방식으로 시간급 금액을 산정하면 될 것이다.
 

▲ (토요일 무급 전제) - 월 환산시간은 208.56시간=(40+8시간)×약 52.14주÷12월 - 연 환산시간은 2502.72시간=(40+8시간)×약 52.14주 ▲ (상여금) 지급률 : 600% / 지급액 : 기본급의 50%(여기서는 기본급 200만 원 가정) => (월환산) 600만 원÷12월÷208.56시간=시급 2397원39전 => (연환산) 600만 원÷2502.72시간=시급 2397원39전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통상임금)
② 제1항에 따른 통상임금을 시간급 금액으로 산정할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방법에 따라 산정된 금액으로 한다.
1. 시간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
2. 일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을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
3. 주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을 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로 나눈 금액
4. 월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그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에 1년 동안의 평균 주의 수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로 나눈 금액
5. 일ㆍ주ㆍ월 외의 일정한 기간으로 정한 임금은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준하여 산정된 금액
6. (생략)
7. 근로자가 받는 임금이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둘 이상의 임금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각각 산정된 금액을 합산한 금액
③제1항에 따른 통상임금을 일급 금액으로 산정할 때에는 제2항에 따른 시간
급 금액에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계산한다.
 
Q. 가족수당을 부양가족 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경우 통상임금인지?
 
A.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가족수당 중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가족수당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은 근로와 관련된 조건이어야 하는데, 가족수당은 소정근로의 가치와 무관한 사항을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2013년 판결은 모든 근로자에게 기본금액을 가족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실제로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정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경우 그 기본금액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 요소 중 고정성을 제외했을 뿐, 가족수당에 대한 종전 판결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Q.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휴가제도를 운영할 경우,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산정방법은?
 
A. 한 예로,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유급휴가제도를 운영하는 甲 사업장에서 A 근로자가 2024년도 연차유급휴가 15일 중 10일을 미사용해 수당을 지급(2025. 1. 10.)할 경우엔 새로운 통상임금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청구권은 연차유급휴가청구권이 소멸하면 발생하기 때문에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휴가제도를 운영할 경우 매년 초일에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청구권이 발생한다.(근로자의 입사 시기 또는 개별사업장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점은 별도로 고려) 따라서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은 새로운 법리를 적용한 2024년 12월의 통상임금으로 산정해 지급하면 될 것이다.
 
Q. 재직 또는 근무일수 조건이 있는 임금에 대해 앞으로 근무한 기간에 비례해서 지급해야 하는지?
 
A.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노사는 임금에 대한 조건을 자유롭게 부가할 수 있으며, 그 조건이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별도의 무효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고정성 요건이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제외되면서 재직 또는 근무일수 등 조건부 정기상여금 등은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만, 이와 별개로 정기상여금 등에 부가된 지급 조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따라서, 퇴직 등으로 인해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해당 정기상여금 등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Q. 모성보호급여 지급 시 통상임금 산정시점은?
 
A. 2024년 10월 1일 육아휴직을 시작해 육아휴직급여를 2024년 12월 20일 신청한 경우를 살펴보자.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 시작일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제1항). 따라서 2024년 12월 19일 이후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법리에 따라 통상임금을 산정해 지급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5조(육아휴직 급여)
① 법 제70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 급여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월별 지급액으로 한다.
1.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금액
2. 육아휴직 4개월째부터 6개월째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금액
3. 육아휴직 7개월째부터 종료일까지: 육아휴직 시작일을 기준으로 한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80에 해당하는 금액
 
**출산전후휴가 급여, 유산ㆍ사산휴가 급여,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난임치료휴가 급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의 경우에도 휴가 시작일을 기준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함(고용보험법 제76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04조의2)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