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노조법 2ㆍ3조 개정안 발의 야5당 국회의원ㆍ노동ㆍ시민사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등의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재발의된다. 기존 노란봉투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노동3권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됐다.
 
노조법 2ㆍ3조 개정운동본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노조법 2ㆍ3조 개정안 발의 야5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국회의원ㆍ노동ㆍ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정의를 확대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노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 본회의에서 두 차례 통과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좌초됐다.
 
이날 발표한 노란봉투법 재발의안에 따르면 기존 발의됐던 노란봉투법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노동3권을 더욱 강화했다. '근로자가 아닌 자가 가입할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현행 규정을 삭제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단결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손해배상으로 인해 노동조합의 존립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위축시키거나 근로자를 괴롭히기 위해 소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 또한 신설됐다.
 
해당 노란봉투법 재발의안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공동으로 대표발의한다.
 
이 의원은 "하청업체, 비정규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등이 일하는 현장에서는 노동3권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은 그들에게 사용자 책임을 보장하는 상식적인 법안"이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하고, 진짜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라는 걸 알아 달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그 파업이 불법 파업으로 몰리고, 그것이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는 노동3권 파괴의 굴레를 끊어야 할 때"라며 "이번 법안 발의로 현장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비정규직이라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서 차별받는 세상으로 남아서는 안 되지 않겠나. 그 출발이 노란봉투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란봉투법은 단순한 민생 법안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법안이 될 것이다. 그것이 야5당이 노란봉투법을 재발의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승현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은 "노조 인정 및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던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을 기억한다. 그들의 투쟁은 노동3권이 헌법에만 존재하고 현실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이제는 거부권을 행사할 윤 대통령이 없다. 끈질기게 노란봉투법을 쟁취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가 훼손되는 현실, 손해배상 가압류가 노동3권을 훼손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됐던 내용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의 노동자성을 보장하고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라는 내용을 다시 한 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노란봉투법은 모든 개혁과 변화의 출발점이다. 일하는 사람은 노조법상 권리 주체로서 노조를 설립할 수 있고, 손해배상 가압류 폭탄 없는 쟁의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노란봉투법에 대한 논의가 조속히 재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민수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남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전국의 수많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등은 그 수가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다. 정당한 활동을 언제든지 불법으로 규정하고 손해배상으로 탄압할 수 있는 법제도하에서는 사회대개혁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인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노란봉투법 개정은 우리에게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존엄을 되찾는 문제"라며 "하청 노동자, 협력업체 노동자가 실질적인 사용자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