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추경 편성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정현 기자 axs@)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올해 예술강사 인건비 예산이 0원으로 편성된 것을 규탄했다. 학비노조는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에 대한 예산을 추가 경정하라고 촉구했다.
 
학비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 추경 편성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역교육청의 예산으로 집행된다. 정부에서는 문체부에서 집행할 예산을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삭감해 왔다. 2023년에는 547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었으나 지난해 287억 원으로 약 50% 삭감됐고, 올해에는 80억 원이 편성됐다. 2023년 대비 86% 삭감된 셈이다.
 
올해 문체부에 편성된 80억 원의 예산은 예술강사의 사회보험료와 사업운영비로만 편성돼 예술강사에게 지급될 인건비는 전액 삭감됐다.
 
정부는 "예술 교육은 교육 분야이기에 교육부 사업이며 교육을 담당하는 지방교육청으로 이관돼야 한다"며 관련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으로 이관하기 위해 문체부 편성 예산을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7개 시ㆍ도교육청 중 강원도ㆍ경상북도ㆍ대구시교육청을 비롯한 9곳은 예산을 동결했고,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5곳은 예산을 오히려 삭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술강사 지원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올해 사업을 시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운영되는 사업이었으나, 문체부는 정부 예산 80억으로는 10개월 운영이 어렵다며 올해 출강기간을 5개월로 단축했다.
 
민태호 학비노조 위원장은 "올해 정부의 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 삭감으로 고작 연봉 500만 원을 받는 예술강사들이 그것마저 못 받게 생겼다"며 "결국 해법은 추경 편성이다. 128억 원의 증액안을 문화체육위원회가 의결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예술강사들의 생존권이 달린 추경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세임 강사는 "3월이 왔는데 수업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고가 0원인 상태에서 예산을 책정할 수 없다고 했다"며 "추경이 되면 2학기부터 수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다른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지만 수업을 하루빨리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영 강사는 "예술강사들은 초단시간 노동자로 분류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강사료와 식대 외에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주휴수당, 퇴직금, 상여금 등 당연한 노동의 대가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월급이라도 달라고 싸워야 한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지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