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 참여자들이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사진=뉴시스)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각계가 차례로 입장을 밝혔다. 야당과 노동계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국민의 승리", "주권자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반면 여당은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영계는 "이제 사회 안정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엇갈린 여야…노동계 "끝 아닌 시작…사회대개혁 실현"

선고 직후 더불어민주당에선 즉각 환영 입장이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월 3일 그 엄혹한 밤을 헤치고 나와 차가운 겨울 내내 빛의 혁명을 일궈낸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헌법을 파괴하며 국민이 맡긴 권력과 총칼로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며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입장을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생각과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극단적인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혼란을 수습하고 헌정 질서가 흔들리지 않도록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헌정사상 두 번째로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다음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도 잇따라 입장문을 냈다. 그간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해 온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극심한 국가적 혼란에 종지부를 찍은 헌법재판소의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존중하며 환영한다"며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한국노총은 조기 대선 국면에 공세적으로 개입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대개혁의 구체적 그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헌법재판관 8인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한 결정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윤석열이 파면됐지만 광장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 세력 청산을 통해 사회대개혁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경영계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민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 그동안 탄핵정국으로 야기된 극심한 정치ㆍ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종식하고 사회 통합과 안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노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은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사회 안정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 "기대 부흥 못해 죄송"…보수단체는 "탄핵 인정 못해"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직후 공식입장문을 냈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연 보수단체들은 헌재의 파면 선고를 규탄했다. 
 
자유통일당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탄핵 인용은 정치적 공세와 편향된 언론의 여론몰이에 의한 부당한 결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시간 이후 헌법재판소의 부당한 판결에 맞서 시민불복종 투쟁을 전개해 더 강한 연대와 국민적 통합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대한민국을 북한에 넘겨줄 수 없어 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이 다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결정 위의 권위인 국민저항권이 남아있다"며 "국민저항권 행사를 위해 내일 광화문광장으로 3천만 명이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탄핵 찬반 단체 간 충돌이 예상됐던 헌법재판소 앞은 보수단체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집회 장소를 변경하면서 양측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 6번 출구에 집결했다. 비상행동은 탄핵심판 선고 1시간 전인 10시부터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양대 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양대 노총 산하 노조들이 집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전종덕 진보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탄핵 찬성집회 참여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소식에 환호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선고하는 순간 얼싸안고 눈물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윤복남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 파면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이제 내란을 끝내고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갈 때"라고 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