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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5-08 17:34:06

    수정 : 2025-05-08 17:37:17

경사노위, ‘고령자 계속고용의무제 도입’ 공익위원안으로 제출

2025-05-08 17:34:06



노 “정년 연장” vs 사 “재고용” 입장차로 이탈…“2028년 시행 목표”
[2025년 6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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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미래세대와 함께, 지속성장을 위한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공익위원 제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정년 연장은 노사의 자율적인 합의에 맡기고 계속고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공익위원안을 발표했다.
     
    경사노위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공익위원 제언'을 통해 공익위원 권고안을 발표했다.
     
    경사노위 산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계속고용위원회)'는 노사정이 함께 계속고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만들어졌다.

    그러나 계속고용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이 크고 비상계엄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대화를 중단하고 복귀하지 않는 등 내홍을 겪다가 경사노위가 이번 공익위원안을 내놨다. 앞서 경사노위는 계속고용에 대한 논의를 미룰 수 없다며 공익위원 권고라도 발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 핵심은?
     
    이날 발표한 공익위원안은 정년 연장을 노사 합의에 따라 자율에 맡기고,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를 통해 고령 근로자에게 계속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는 정년에 도달해 퇴직한 고령 근로자 중 계속 일하고 싶은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고용계약을 통해 계속고용하도록 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경사노위는 제도 설계 시 ▲계속고용기회의 보편적 보장 ▲생산성에 상응하는 적정한 임금 보장 ▲계속 고용에 있어 근로시간ㆍ직무 등에 대한 선택권 보장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의 유형은 ▲직무유지형 계속고용 ▲자율선택형 계속고용 두 가지가 있지만, 기업은 직무유지형 계속고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고령 근로자가 계속고용을 희망할 경우 원칙적으로 기존 직무에서 원래 근로하던 시간만큼 일할 수 있도록 계약해야 한다.
     
    근로자의 건강상 이유, 사용자의 경영상 어려움 등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 자율선택형 계속고용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노사 합의하에 사용자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직무를 변경하면서 근로자를 계속고용할 수 있다.
     
    다만, 제도에 특례를 뒀다.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우, 해당 일자리가 청년 선호 일자리라고 인정되면 청년 일자리 보호를 위해 다른 방식으로 계속고용할 수 있다. 계속고용 대상자를 관계사로 전적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할 때도 계속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경사노위는 기업과 근로자의 특성을 고려해 직종이나 직무를 구분해 계속고용 이행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생산직은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 연장을, 사무직은 계속고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임금 수준에 대해선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계속고용 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임금 삭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고령 근로자란 이유로 과도하게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차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정부에서 고령자의 임금 감소분에 대해 지원하고, 고령화 계속고용의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에게는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올해 고령화 계속고용의무 제도를 입법해 2027년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2028년부터 2031년까지 2년마다 1년씩, 2032년부터는 매년마다 1년씩 계속고용 의무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2033년에는 계속고용 의무기간이 65세까지 연장돼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일치하게 된다.

    다만 경사노위는 고령화 계속고용의무 제도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처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형벌로 계속고용의 실효성을 구현하기보다는, 지키지 않는 기업에게 고용 개선 계획을 제출하게 하거나 부담금을 내게 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재 방안은 정부가 고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영면 계속고용위원회 위원장은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어려운 현실이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과도기적 조치로서 고령자 계속고용의무제도를 제안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고령자 계속고용 제도 개편을 미룰 수는 없다. 이번 제언이 조속한 입법 논의로 이어져 고령자 일자리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노사 간 입장 차는 여전하고, 노사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사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언의 형태로 발표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노동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나온 제언임을 꼭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이번 제언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제도의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 정부에 이를 전달하기 위해 제언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위원안 발표에 노사 모두 불만
     
    공익위원안 발표 후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공익위원안에 비판 입장을 내놨다.
     
    경영계는 노사 합의에 따른 자율적인 계속고용 방식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를 위한 사전조치로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유연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인총협회(경총)는 "이번 제언은 기업에 재고용 대상자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계속고용을 희망하는 모든 고령 근로자를 재고용하라는 의무를 강제하는 것"이라며 "생산성이 높은 사람보다 단순히 더 오래 근무한 사람이 임금을 많이 받는 연공급 임금체계가 계속된다면 어떤 기업도 고령자 고용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속가능한 고령자 고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산업 현장의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자율적인 계속고용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유연성 제고 등 근본적인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국회가 일률적으로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개정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발표는 노사정 간사회의를 거쳐 계속고용위원회 논의 결과를 정리하기로 했던 노사정 합의를 무시한 행위로, 노사 의견 청취나 자료 공유라는 최소한의 절차조차 생략했다"며 "사회적 대화 기구로 최소한의 절차나 노사에 대한 존중을 무시한 경사노위 지도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은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개시 불일치로 생기는 소득 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65세 정년 연장' 법제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국회도 법정 정년 연장을 위한 법률 개정 논의를 신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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