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6년 적용 최저임금요구안 시급 1만1500원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노동계가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1500원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최저임금인 1만30원보다 1470원(14.7%)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소한 생계 유지 가능하도록 최저임금 인상돼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2026년 적용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동계는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1만1500원을 발표했다. 주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40만350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1만30원으로, 전년 대비 170원(1.7%) 인상한 금액이다. 올해 최저임금을 주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이다.
 
이날 노동계가 요구한 1만1500원은 2023년 노동계의 요구안인 1만2000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노동계는 이 같은 수치가 2021~2025년 경제지표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2021~2025년 경제지표(경제상승률+물가상승률)와 최저임금 인상률의 격차는 11.8%다. 여기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전면 확대에 따른 조정분(2.9%)을 더한 값이 14.7%다.
 
노동계는 지난해부터 상여금 및 복리후생비 전액이 최저임금으로 산입돼 실질임금이 지난해 3.5%, 올해 2.3%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최저임금 산입 범위가 확대된 이후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했다"며 "차별 없이 최저임금으로 최소한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내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저소득층의 임금은 곧 소비로 이어지고 이는 중소상인과 골목경제를 살리는 동력이 된다"며 "일하는 사람이 적절한 임금을 받는 것만큼 강력한 복지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확대 적용 논의, 내년으로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내년도 적용될 최저임금을 심의 중으로, 최임위 회의는 전날 4차 전원회의까지 진행됐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전날 4차 전원회의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 등에게 최저임금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측은 "도급제 등으로 임금이 결정되는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현재까지 제시된 실태조사로는 논의를 진척시키기 어렵다"며 고용노동부가 가능한 수준에서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의 적용과 관련한 실태를 조사해 결과를 2027년 최저임금 심의 때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요구해 왔던 노동계는 공익위원들의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800만 명이 넘는 비임금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노동법 적용과 최저임금 보장이 늦어질수록 사용자의 책임 면탈은 더욱 만연해질 것이고 헌법상 근로의 권리는 퇴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종사자, 장애인 등은 아직도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동자도 최저임금이 확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