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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07-07 16:55:00

    수정 : 2026-09-07 13:20:44

포괄임금제 폐지, 이번엔?…‘고정OT수당ㆍ실근로시간 측정’ 개혁 걸림돌로

2025-07-07 16:55:00



“노동계는 고정OT수당 포기 답해야” 목소리도…노사 대화 필요
[2025년 8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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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8월 청년유니온ㆍ아르바이트노동조합ㆍ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포괄임금제 규제 촉구 노동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공짜 야근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이번에야 말로 포괄임금제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혁의 걸림돌로 지목된 고정OT수당 폐지 여부와 근로시간 측정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노사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야근시간과 무관한 '포괄임금'…공짜 야근 원인?
     
    포괄임금제는 크게 정액급제와 정액수당제로 나뉜다. 정액급제 포괄임금은 기본급을 정하지 않고 법정 수당을 포함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하고, 정액수당제는 기본급을 정하지만 추가적인 연장근로와 상관없이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포괄임금제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현재 별도의 법 규정이 없다. 법원 판결만이 존재한다. 2010년 대법원은 "포괄임금제는 사업장의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고 근로자에 불이익이 없는 경우에만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포괄임금제와 유사하지만 다른 제도가 있다. 바로 고정OT제도다. 고정OT는 근로시간 산정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기본급 외 법정수당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실제 근로시간이 지급한 법정수당을 초과하는 경우 차액을 지급한다.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해 법정수당보다 많이 지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고정OT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포괄임금제가 공짜 야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합의된 임금만 지급해 연장근로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포괄임금 신고센터 운영 결과 2023년 695건이 신고됐고, 근로감독 결과 9321명에 대한 법 위반과 57억 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됐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공인노무사는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제에 대한 불만이 높다"며 "대기업의 경우 고정OT와 혼용해서 사용되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모든 수당을 다 합친 포괄임금제여서 실제 야근, 주말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임금을 지급해 공짜 야근의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文 정부 때 실패…'근로시간 측정법ㆍ고정OT수당' 걸림돌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포괄임금제 개혁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공짜 야근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임금 저하 등 근로조건이 나빠지지 않게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기준법에 포괄임금제 금지 명문화'와 '사용자의 실근로시간 기록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포괄임금제 개혁을 추진한 것은 이재명 정부가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 포괄임금제 금지를 포함했다. 문 정부는 '포괄임금제 사업장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2017년 11월 결국 발표하지 못하고 폐기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포괄임금제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제도여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제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가이드라인을 기준 삼아 악용하는 사례가 만연해질 수 있어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포괄임금제 개혁의 장애물로 '실근로시간 측정에 대한 노사 갈등'과 '고정OT 수당 포기로 인한 실질 임금 감소'를 꼽았다.
     
    이 대통령의 공약처럼 포괄임금제 금지가 근로기준법에 명문화되고 사용자의 실근로시간 측정이 의무화되면 근로시간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해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가 포괄임금제 사업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지 못한 뒤 나온 2018년 고용부 포괄임금제 연구용역 보고서는 새로운 노사 갈등이 등장할 것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포괄임금제가 금지될 경우 기업은 근로자의 출ㆍ퇴근시간 파악을 위해 추가적인 비용 소모가 있고, 엄격한 근로시간 파악으로 인해 근로자와의 마찰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9년 실시한 포괄임금제 실태조사에서도 국내 대기업 52.5%가 포괄임금제 금지에 대한 반대 이유로 '실근로시간 측정에 관한 노사 갈등 심화'를 꼽았다.
     
    박 노무사는 "실근로시간 측정이 의무화되면 장시간 노동이 줄어들겠지만 실근로시간 측정과 관련한 새로운 노사 갈등이 생길 것"이라며 "출ㆍ퇴근 시간 측정 외에 업무 중 잠깐의 휴식시간을 모두 관리하려고 하면 노동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도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포괄임금제 금지를 추진한다면 실근로시간 측정 의무화는 당연히 따라오는 과제"라며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노사가 고민해 볼 문제"라고 했다.
     
    고정OT수당으로 인해 근로자의 실질 임금이 감소할 수 있는 점도 그간 개혁이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의 공약대로 포괄임금제 금지가 명문화되고 사용자의 실근로시간 측정이 의무화되면 노사 간에 합법적으로 맺은 고정OT수당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제로 인해 임금이 상승한 경우도 확인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2023년 실시한 '포괄임금계약 활용 실태'에 따르면 포괄임금제인 사업장에서 약정 근로시간보다 실제 근로시간이 적더라도 약정 수당을 지급한 비율이 79.3%였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 전문 변호사 A 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대기업들은 명백하게 근로자에게 불리한 포괄임금제는 거의 실시하지 않고 고정OT의 형태로 바뀌었다"며 "근태관리가 가능한데 포괄임금제를 실시하는 등 일부 법 위반이 있더라도 실수령 임금이 더 높아지다 보니 대기업 노조에서도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포괄임금제 금지가 입법화에서 항상 걸림돌이 됐던 것은 고정OT수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여부"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그간 고정OT수당으로 임금이 상승해 와 이를 폐지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노사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정부 시절 포괄임금제 개혁의 실패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문 정부 때 포괄임금제 개혁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이라고 본다"며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임기 말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생겨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을 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개혁 성공하려면 노동계도 고정OT수당 포기 답해야"
     
    포괄임금제 개혁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고정OT수당 포기 여부를 포함한 노사 합의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포괄임금제 금지를 공약하며 "포괄임금제 금지 추진 과정에서 실질 임금 감소 등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박 교수는 노동계가 고정OT를 포기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고정OT수당을 포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노동계가 답을 내놓아야 포괄임금제 개혁 문제가 완성될 수 있다"며 "고정OT수당 포기 여부가 결정돼야 포괄임금제 금지와 실근로시간 측정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는 고정OT제도는 그대로 둬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 교수는 "대기업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고정OT는 근로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맞다"며 "중소기업을 위주로 사용되고 있는 협의의 포괄임금제에 대해서만 금지를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 근로시간 측정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박 노무사는 "공짜 야근 방지를 위해 포괄임금제 금지와 실근로시간 측정 의무를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실근로시간 측정이 노동자의 과도한 노동자 감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방법보다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출퇴근시간만 확인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출퇴근시간만 정확히 기록하도록 해도 지금과 같은 공짜 야근 문제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도 "실 근로시간 측정 의무화는 사용자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정확하게 지급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의 제도"라며 "이를 위해서는 출퇴근시간만 정확하게 기록하도록 하면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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