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달 24일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일 하루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 지회가 오는 15일에도 추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쿠팡의 핵심 물류 서비스인 '로켓배송' 일부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회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교섭이 결렬되고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회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율 82%, 찬성률 88%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지회는 8월 1일, 8월 15일 이틀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결의했다. 지회는 올해 교섭에서 ▲폭염 시 2시간 이내 20분 휴식시간 보장 ▲현장 에어컨 및 휴게시설 확충 ▲휴대폰 반입 허용 등 쿠팡 국회 청문회 약속 이행 ▲단체협약 체결 및 노조할 권리 보장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 대폭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가 요구한 '폭염 시 2시간 이내 20분 휴식시간 보장'은 7월 17일부터 시행 중인 산업안전보건규칙 내용이다. 해당 규칙엔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 휴식시간 부여' 규정이 포함돼 있다. 

지회는 지난 1월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청문회'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 정종철 쿠팡CFS 대표 등이 '근로자들의 휴대폰 반입을 허용하고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2021년 8월부터 4년 동안 쿠팡CFS와 교섭을 이어왔지만, 사측의 교섭해태로 단체협약이 체결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또한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사측이 약속한 휴대폰 반입 허용 또한 말뿐이었다"며 "폭염과 불안정 고용에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 로켓배송을 멈춰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애숙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부지회장은 "여주센터의 경우 센터 전체에 에어컨이 없고, 33도를 넘기 전까지는 휴식이 허용되지 않는다. 허용된 휴식시간은 점심시간 45분과 추가로 주어진 15분뿐"이라며 "찜통더위에 8시간을 근무하면서 수량 떨어지면 다른 사원에게 민폐를 끼친다고 면박을 준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파업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고태은 쿠팡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파업하는 쿠팡의 노동자들과 함께 소비자들도 쿠팡을 불매해 쿠팡 물류센터를 멈춰야 한다. 쿠팡이 휴일을 주지 않는다면 노동자와 시민, 소비자가 함께 연대해 쉬는 날을 만들어 나가자"며 "로켓배송을 멈추고, 쿠팡의 근로자들이 더 이상 폭염으로 인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함께하자"고 촉구했다.
 
이번 파업은 쿠팡에 소속된 정규직뿐만 아니라 계약직과 일용직도 함께 파업에 동참한다. 계약직은 집단 연차, 보건휴가, 결근 및 특근 거부 등의 방식으로, 일용직은 출근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8월 14일은 '로켓배송 없는 날'로 정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쿠팡 하루 불매운동을 선포했다.

쿠팡 측은 "로켓배송 서비스에 영향이 없으며 평소처럼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