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괴롭힘학회가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2025년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재헌 기자 jh59@)
 
한국괴롭힘학회가 월례 포럼을 통해 교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 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공유하고 향후 제도 개선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괴롭힘학회는 지난 19일 교사 괴롭힘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13회 월례 포럼 공감'을 열었다. 포럼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교사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아닌 시도교육청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례가 적용된다. 조례는 직장 갑질 유형으로 ▲비인격적 대우 ▲부당한 민원 응대 ▲법령 등 위반 ▲사적 이익 요구 ▲업무 불이익 ▲부당한 인사 ▲기관 이기주의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마다 직장 갑질 인용률과 징계율의 편차가 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직장 갑질 인용률은 울산시교육청이 63%,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징계율도 울산시교육청은 42%였지만 서울시교육청은 1%에 그쳤다.
 
박인구 ARA상담교육연구소 소장은 "시도교육청마다 직장 갑질에 대한 판정 결과, 절차, 기준이 너무 다르다"며 "교육청이 실제 학교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조례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차 피해 우려과 학교 내 관계 유지를 위해 직장 갑질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올해 상반기 실시된 경기도 학교 갑질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갑질 피해에 대해 실제 교육청에 신고한 교사의 비율은 5.5%에 그쳤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2차 피해에 대한 우려(64.4%)가 가장 많았고, 학교 내 관계 유지를 위해서(49.2%)가 뒤를 이었다.
 
박 소장은 "갑질 피해를 당한 교사들이 많지만 신고하지 못 하고 참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영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는 "직장 갑질 가해자가 교장이나 교감인 경우 아직도 교사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허위신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악성 민원도 교사들의 근로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교원지위법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수는 증가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1197건이었지만 2023년 5050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만으로는 학부모에 의한 악성 민원에 대한 교사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학부모에 의한 악성 민원"이라며 "학생들의 경우 교권보호위원회 이후 선도위원회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학부모는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강제성 있는 조치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에게 어떠한 강제성 있는 조치를 할 수 없다 보니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제도적인 보완 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