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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김한나 법무법인 율사서재 변호사
 
1. 들어가며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025. 9. 26.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돼 경찰, 공소청 소속 검사에 각각 귀속될 예정이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수사ㆍ기소권 분리에 대한 찬반 논쟁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개정법 시행 이후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근로감독관을 포함한 특별사법경찰의 수사권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2. 근로감독관의 특별사법경찰로서의 지위 및 직무 범위
 
특별사법경찰제도는 수사의 전문성을 확보해 수사의 효율성 또는 신속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일부 공무원 즉, 특별사법경찰에게 특정한 분야에 한정해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특별사법경찰을 실무상 축약해 '특사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2022년 대검찰청에서 발행한 특별사법경찰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 지표분석에 따르면 특별사법경찰은 특허청, 산림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약 50여 종 이상의 특법사법경찰이 관련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에 흩어져 존재하고 있다.
 
노동 사건을 처리하는 특별사법경찰은 '근로감독관'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근로감독관의 수는 2025년 현재 약 3000명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근로감독관의 구체적인 직무 범위에 대해서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직무법) 제6조의2에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19개의 노동관계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에 한정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10 제2항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이는 과거 규칙으로 규정하고 있던 사항을 2022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법률에서 규정하도록 한 것이다),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및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칙 제2조 제3항에서도 "특별사법경찰관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가 수사하거나 수사 보조를 하는 경우에는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특별사법경찰인 근로감독관은 노동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사의 전(全) 단계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따라서 사법경찰과 달리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
 
3. 수사ㆍ기소 분리와 근로감독관의 수사권
 
수사ㆍ기소가 분리되면 사법경찰은 사실상 수사에 있어서는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게 될 것이나, 근로감독관을 포함한 특별사법경찰의 경우에도 사법경찰과 동일하게 독립적인 수사권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022년 일명 검ㆍ경수사권 조정이라고 불리는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에도 위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10 제2항에서 살펴본 바와 특별사법경찰의 수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전면적으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했으며, 이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특별사법경찰을 수사전문가 또는 법률전문가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동청 단계에 있는 노동 사건을 진행(대리 또는 변호)하다 보면 근로감독관으로부터 '검사의 지휘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또는 '민사소송 등 다른 절차로 해결해야 될 것 같다'는 등 형사사법절차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답변을 듣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2022년 발행한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연구⑴'를 보면 위와 같은 경험이 단순한 개인적인 경험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위 연구 중 특별사법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다만, 위 설문의 경우 광역ㆍ기초자치단체 소속 특별사법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인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에서는 검사의 수사지휘 내용에 대해서는 '증거보완'이 77.9%의 가장 높은 비율로, 그 다음으로 '고의성 유무'가 45.6%, '피의자 특정 및 공범관계'가 36.7%로 응답됐고, 수사업무상 어려움의 이유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 강제수사절차를 몰라서'가 73.5%의 가장 높은 비율로, 그 다음으로 '형사소송법 등 형사사건 처리절차를 알지 못해서'가 65.7%로 응답됐다고 하며, 이는 실제로 특별사법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은 사항과 특별사법경찰 스스로 느끼는 수사업무상 어려움이 대부분 형사소송법 등 법률적인 판단사항과 관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수사는 형사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형사범죄의 구성요건에 부합하는 증거수집이 중요하며, 증거수집 과정에서는 수사의 신속성을 꾀하는 동시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에서 제외되는 위험이 없도록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수사'라는 업무의 본질적인 측면은 특정한 분야에 대한 수사라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므로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수사업무는 무리 없이 수행돼야 할 것이나, 실무적인 경험이나 위와 같은 설문 결과 등을 고려하면 특별사법경찰의 수사업무에 대해서는 그 방식을 불문하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4. 결어
 
수사ㆍ기소권 분리를 위한 출발점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이와 같은 개정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들을 결정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져야 하고, 그중 하나는 특별사법경찰의 수사권, 그중에서도 대대적으로 증원 예정에 있는 근로감독관의 수사권에 대한 논의가 포함돼야 하나, 현재까지 이는 구체적인 논의대상에서는 제외돼 있는 듯하다. 수사ㆍ기소권 분리 자체에 대한 찬반 논의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탓도 있겠으나, 일단 시행이 예정된 이상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입법 미비 또는 규정 간 공백이나 충돌로 인한 혼란은 절차상 당사자인 일반인들 및 이들을 대리 또는 변호하는 실무가들이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의 제도의 도입이나 변경도 중요하겠지만, 제도의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