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사노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과정이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여론의 압박을 받은 대화 주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나온 논의나 합의에 대한 권위가 인정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권 위원장은 "현재 우리 노동시장은 저출생 고령화, 청년층의 일자리 어려움,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이 가져온 다층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년 연장, 주4.5일제, 개정 노조법 시행 등 노사 간 긴밀한 협력으로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현안 과제도 산적해 있지만, 지난 비상계엄 이후 사회적 대화가 잠정 중단된 것에 대해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사노위는 노동계 불참으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상태다. 애초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원래부터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나마 대화에 참여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해 12ㆍ3 비상계엄 이후로 대화에 불참했다. 현재 경사노위는 상임위원과 운영국장도 공석인 상태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대화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권 위원장은 "2018년 경사노위는 노사 주도성을 가지는 쪽으로 개편됐지만, 노사가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량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선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선 사회적 대화 과정이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개돼야 여론의 압박을 받은 대화 주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나온 논의나 합의에 대한 권위가 인정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지난해 5월 경사노위가 발표한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 공익위원 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경사노위 산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는 노사정과 계속고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으나, 계속고용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이 큰 상황에서 한국노총마저 대화에 불참하자 공익위원들이 모여 공익위원 제언을 발표했다. 제언엔 정년 연장을 노사 합의에 따라 자율에 맡기고, 고령 근로자에게 계속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익위원안(공익위원 제언)은 계속고용을 주장하는 경영계의 소원수리 안"이라며 "지난해 12월 3일 불법 계엄 이후에 한국노총이 대화를 중단하면서 정년 연장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공익위원안을 발표한 적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개편되면서 정년 논의를 빠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올해 1분기 안에 의견을 모아야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 때 입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지난해 말에 여러 가지 상황으로 논의가 중단됐지만, 어젠다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공익위원들만이라도 그간의 논의를 정리해서 기록을 해놓는 것이 향후 논의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발표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손필훈 고용노동부 기조실장은 "정년 연장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고, 노동부 장관님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다만 노사 간에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서 현재는 민주당에서 운영하는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 연장 TF'에서 합리적인 안이 도출되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것을 노동부의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희 기자 dhle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