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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률] 박의근 코리아노무법인 공인노무사
 
1. 머리말
 
고용노동부는 최근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의 연차유급휴가 사용량 차감방식에 대해 새로운 행정해석을 내렸다.(여성고용정책과-003, 2025. 9. 30.)
 
변경된 행정해석으로 인해, 일선에서는 새로운 혼란이 발생할 듯하다. 고용노동부는 1일의 연차유급휴가 사용 시 차감방식에 대해서는 기준을 제시해 줬지만, 그 이하의 사용인 경우 어떤 식으로 처리해야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명확성이 부족했고, 특히, 시간 단위의 연차 사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차감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의 변경 행정해석만으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의 변천 과정, 변경된 행정해석의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명료히 해야 할 부분이 어떤 지점들인지를 위주로 글을 전개해 보고자 한다.
 
2. 고용노동부의 관련 행정해석 변천 과정
 
1) 기존 행정해석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주로 두 가지다. 하나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전에 발생한 연차들을 근로시간 단축 기간 중에 사용할 경우 사용량을 어떻게 차감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근로시간 단축 후 정상업무로 복귀 시 연차유급휴가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고용노동부의 기존 입장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 중인 근로자들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경우 연차의 발생량은 기존 근로를 바탕으로 하되, 사용량의 차감방식은 단시간 근로자의 연차 사용 방식을 준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이 방식에 의하면 6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 후 6시간을 사용한 경우는 6시간분을 차감하게 되며, 기존에 발생해 있었던 연차유급휴가는 8시간분이므로 2시간의 연차가 잔여하게 된다. 만약 소정 근로시간이 8시간이었던 근로자에게 2025. 1. 1.부로 연차 16일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연차 16일은 128시간, 128 시간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시간 동안의 1일 근로시간인 6시간으로 나누게 되면 21.3일이 되지만, 128시간을 소정 근로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게 되면 16일이 되고, 이처럼 해석할 경우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이 연차를 사용할 경우 연차유급휴가 일수가 늘어나게 되는 결과가 발생했던 것이다.
 
2) 변경된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이번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변경은, 2024. 10. 22.에 변경한 행정해석의 기조는 유지(즉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후 복귀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연차부여 방식은 유지)하되,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중 연차를 사용한 경우 차감하는 방식에 대한 부분을 변경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에 변경한 행정해석이 그나마 타당해 보인다.
 
2024. 10. 22. 이전의 행정해석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가족돌봄 근로시간 단축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처럼 근로계약 그 자체가 변경된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었고, 이는 전자와 후자의 법 규정을 고려해 봤을 때 이 둘을 같은 것처럼 취급할 근거가 부족했다.
 
다음으로, 2024. 10. 22.에 변경한 행정해석의 경우 연차를 부여하는 방식만 정상근로자들과 동일하게 바뀐 것(고용노동부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 지원 업무편람 제124페이지 등 참조)인데, 이는 연차를 부여하는 방식은 정상 근로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연차를 차감하는 방식은 단시간 근로자들의 연차차감방식을 준용하는 것이었으므로, 부여방식과 산정방식의 괴리가 일어난다.
 
2024. 10. 22. 이전의 행정해석들은 이를 전혀 감안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고, 2024. 10. 22. '근로시간 단축 후 연차 부여방식과 근로시간 단축 중 사용 연차 차감방식을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한 행정해석의 경우, 연차의 부여방식은 통상의 근로자와 같이 취급하도록 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과는 법적 성격을 달리 보도록 하는) 반면에, 사용 연차의 차감방식은 다른 근로시간 단축제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연차를 차감하도록 하다 보니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법적 성격이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바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감안해 행정해석을 새로이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3. 변경된 행정해석의 불분명성에 대해
 
이번 변경 행정해석은 기존의 행정해석보다는 진일보한 해석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몇 가지 의문이 남는다.
 
1) 초과사용으로 보일 수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선, 변경된 행정해석은 그 시달일(2025. 9. 30.) 이후 사용하는 연차유급휴가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렇다면 기존에 사용한 연차유급휴가가 이미 사용가능일수를 초과한 때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16일의 연차가 2025. 1. 1.부로 발생했고, 10일의 휴가를 사용 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 근로자는 회사로부터 48시간의 잔여 연차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미 42시간의 연차를 사용한 후 잔여 6시간분에 대해 10. 15.에 연차신청을 했다.
 
그런데 2025. 9. 30.부터 행정해석이 변경됐으니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회사 측이 구 행정해석 방식을 적용해 6시간의 연차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처리해 주더라도, 마지막 남은 6시간을 1일 단위 연차로 사용할 경우 변경된 행정해석에 의하면 8시간의 연차로 간주되니 2시간의 연차를 초과 사용한 것이 된다. 이 2시간분에 대해 회사는 급여 차감을 해야 하는가.
 
2)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은 어떤 식으로 차감할 것인가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번에 행정해석을 변경하면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에 1일 단위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한 경우 1일 즉 8시간(단축 전 근로시간)을 사용한 것으로 산정'하되, '시간 단위로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한 경우 해당 휴가 사용 후 남는 휴가가 통상 근로자와 동일하도록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산정하는 등 통상 근로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산정해야 한다'는 기준을 내렸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종합하면 우선, 반일 단위로 사용한 경우엔 1일 단위로 사용한 경우를 준용해 비례 차감하면 된다는 결론은 도출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했다면 이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차감해야 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휴가 사용 후 남는 휴가가 통상 근로자와 동일하도록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산정'하라는 의미에 대해 1일 단위의 연차 사용 휴가 예시 구절에 방점을 두고 해석할 경우엔 비례 차감의 원칙처럼 해석될 수 있지만, '시간 단위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 후 남는 휴가가 통상근로자와 동일하도록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산정하는 등 통상 근로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산정'하라는 구절에 방점을 둘 경우엔, '잔여량을 시간 수로 모두 환산 후, 실제 사용 시간 수만큼만 차감한 뒤 이를 8시간으로 나눠서 연차 미사용수당을 계산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경우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예) 잔여 연차량이 20시간이고, 근로자가 1시간의 휴가를 6일에 걸쳐 6회 사용한 경우
-소정 근로시간이 8시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기간 중 1일 6시간으로 근로한 경우
 

 
4. 필자가 생각하는 해법(법적 근거를 어디에서 찾느냐의 문제에 대한 해법)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행정해석을 변경한 근거는 이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을 변경하면서 그 변경 이유에 대한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우선은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과 타 근로시간 단축제도 간의 법규정상의 차이를 감안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근로계약의 변경은 없이 근로의무만 면제되는 것인데 반해, '다른 근로시간 단축제도(예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가족돌봄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근로조건 변경에 대한 서면을 교부'하는 것으로 규정(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 19조의 3 제2항, 제 22조의 4 제2항)돼 있지만,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그러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며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이 됐다고 해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 중 일부가 면제되지도 않는다(근로기준법 제 74조 7항, 8항 참조). 반면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나 가졸돌봄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근로시간에 비례해 급여를 감액하는 것은 가능하다(고평법 제 19조의 3제 1항, 22조의 4 제 1항 참조). 따라서 법규정들의 차이에 착안하면 다른 근로시간제도들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된 것처럼 보되,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은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연차유급휴가의 본질적 성격이 '휴가 사용권'이고 그 단위가 '1일'이라는 점에 착안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전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연차가 6일이었다면 똑같이 6일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이렇다.
 
전자의 경우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은 정상의 근로자처럼 보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만' 단시간 근로자처럼 취급하는 방식이고,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의 잔여 연차유급휴가 계산을 마치 미사용수당 정산 시에서나 볼 법한 수단으로 환원한 후 실제 사용량만큼을 차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의 연차 사용 차감방식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급여의 전액이 보전되므로) 소정근로 자체가 변경된 것이 아니고, 이 때문에 '비례차감을 해도 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지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기 때문에 2024. 10. 22.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의 연차유급휴가 취급 행정해석과 같은 괴리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의 연차산정에서 그대로 일어나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임신기 근로시간단축 근로자들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을 더욱 보호하는 이상한 결론까지 도출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라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기존의 연차가 6일이 남아 있었다면 근로시간 단축 이후에도 6일을 사용하게 하고, 다만 근로시간 단축 기간 중 퇴직한 경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의 경우에는 단축기간 중 1일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미사용수당을 정산하되,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의 미사용 수당을 계산할 때엔 급여감액을 금지하는 법규정과, 퇴직 당시 1일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연차미사용수당을 산정하는 방식을 감안해, 6시간분을 8시간분으로 환산, 즉, 1. 33배를 곱해주면 된다. 또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이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든, 이를 사용한 근로자가 원래의 정상근무로 복귀했을 때 3일의 연차가 남아 있었다면 정상 근로를 기준으로 한 3일을 부여해 주면 되고, 이 3일의 연차를 만약 미사용한 채 정상근무로 복귀하고 연차유급휴가 사용기간이 종료됐다면 통상의 근로시간수를 기준으로 미사용수당을 정산하면 된다(이는 법규정상 근로시간 단축이 끝나면 사용자에게 그 근로자에 대해 이전의 근로시간으로 복원시켜 줘야 할 의무가 있는 점을 응용한 것인데, 이전과 같은 상태로 환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근로시간 단축 후에 남은 잔여 연차일수도 동일하게 복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후자의 방식, 즉 연차유급휴가 사용권을 '그 근로일에 쉴 권리'로 이해하고 법적 근거를 구성한다면 3.의 1)의 문제는 급여를 차감하지 않아도 되며, 2)의 문제는 똑같이 1일분을 공제하면 되므로 시간 단위 사용이냐, 1일 단위의 사용이냐 등 사용형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문제점도 해소될 수 있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들의 연차 사용 시 차감방식에 대한 해답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다.
 
이 사안의 본질은 연차 사용에 관한 문제다. '임신기 근로시간단축 제도'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에 방점을 두고 연차 사용을 해석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차 사용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연차는 '그날의 근로의무를 면제'받는 제도로서 '사용권의 형태로 존재함'이 원칙인 것인데, 근로시간 단축 전후로 마치 미사용수당 계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방식을 동원해 연차의 총량을 구한 후 이를 '연차 사용권'에다가 다시 대입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인 것인가.
 
5. 결론
 
이번 행정해석 변경은 기존의 해석방식에 의할 경우 연차 사용량에 대한 차감의 방식과 이후의 연차발생 방식 간 괴리가 일어났던 부분을 바로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분명히 밝히는 바지만,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로자의 처우는 통상의 근로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맞다'라든가, '통상의 근로자에 비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게 하라'는 방향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변경된 행정해석의 내용이 일선의 관계 실무자들에게 명확히 이해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실무적으로 행정해석은 법의 공백을 메꾸고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형사처벌 적용 기준(구성요건 성립 여부, 고의의 성립 여부)에 대해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번 행정해석의 경우 '통상의 근로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라'거나 '시간 단위의 연차유급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나 연차 유급휴가 외의 휴가 사용, 결근, 조퇴, 지각 등의 경우에도 그 결과가 통상의 근로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처리'라는 등의 모호한 문구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명확한 답이 되지 못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하고, '제도의 법적 성격 자체에 대한 해석을 변경'한 상황이라면 일선의 실무자들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됐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배포된 행정해석에서는 모호한 부분이 있었고, 그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음으로 인해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과 앞서 예시한 두 가지 문제 등에 대한 논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근로자들의 연차 사용 시 차감방식에 대한 논란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고용노동부가 조속히 후속 행정해석으로 이를 명료히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