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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5-11-05 17:24:45

    수정 : 2025-11-05 17:29:55

여당, 정년 65세 연내 입법 추진…노사정 입장차 ‘팽팽’

2025-11-05 17:24:45



여당 “연내 법안 마련”ㆍ노 “연내 단계적 연장 입법”ㆍ사 “퇴직 후 재고용”
[2025년 12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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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대 노총과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5세 법정 정년 연장 입법 연내 통과 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올해 안에 입법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동계는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내 입법이 불가피하다"며 즉각적인 법제화를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청년 일자리 축소와 임금 부담만 키울 것"이라며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정년 65세까지 단계적 연장, 연내 입법"

    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현행 만 60세에서 만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당초 제시한 '3년마다 1년씩 연장안'을 철회한 이후 구체적 대안은 제시되지 않아 논의가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정년 연장 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고령화에 대응한 정년 상향 필요성과 입법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동력 부족, 연금 재정 불안정 등의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조기에 진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 특위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이재명 정부는 법정 정년 연장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국정기획위 보고에서도 밝혔다"며 "정년 연장 특위는 이에 발맞춰 속도감 있게 논의를 이어갈 것이며 연내 입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월 '2029년부터 3년마다 1년씩 정년을 늘려 2041년에 65세에 도달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노동계 반발로 해당 안을 철회했다. 이후 새로운 안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으며 이번 회의도 기본 방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법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연내 처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노동조합법 2ㆍ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이 노사 합의 없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돼 파장이 큰 만큼, 정년 연장 또한 노사정 논의 없이 여당 주도로 법제화가 이루어질 경우 사회적 진통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년 연장, 미룰 수 없다"…노동계, 연내 입법 촉구
     
    이 가운데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966~68년생은 64세, 이후 세대는 65세 정년으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연내 입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5세 법정 정년 연장 입법 연내 통과 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정년 65세 문제는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은퇴 후 최소한의 삶을 지키기 위한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노동자의 생존권과 고용안정, 소득공백 해소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 민주당이 대선 공약으로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맞춘 단계적 정년 연장을 약속했고, 정부도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법제화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당정을 향해 대선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년 연장은 대선과 국정 과제로 이미 약속된 사안"이라며 "정치권이 이제 구체적인 입법안을 내놓을 때다. 현재 국회에는 정년 연장 관련 법안이 10건이나 계류 중이다. 정치권이 중재자이자 해결사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정년 연장을 요구하게 됐다"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는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결과일 뿐 정년 연장의 책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동근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정년 연장은 자리를 지키는 제도가 아니라 국민 서비스를 지키는 제도"라며 "정부와 국회는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당시 약속한 소득공백 해소와 정년 연장을 이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엄상진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사무처장은 "정년 연장은 단순한 고령화 대책이 아니라 산업의 숙련을 보존하고 기술 공백을 막는 안전장치"라며 "정유ㆍ제조업 현장은 숙련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가 명확한 지원책과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정년을 앞둔 1966년생과 1967년생은 정년이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64세다. 노동계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시 빨리 정년 연장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민주당이 '3년마다 1년씩 정년을 늘리는 안'을 철회한 뒤 새로운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연내 입법을 하지 않으면 1966~67년생인 근로자들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 국장은 "노동계는 연금수급 연령에 맞춰 1966~68년생은 64세, 이후 세대는 65세 정년으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계 "정년 연장, 노동시장 왜곡만 키울 것"
     
    경영계는 연내 법정 정년 연장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노동시장 왜곡과 청년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0월 입장문을 내고 "현행 만 60세 정년제도조차 2017년 전면 시행 이후 신규채용 위축, 조기퇴직 확산, 인사적체 심화 등 부정적 영향만 키웠다"며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법정 정년을 연장한다면 동일한 부작용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특히 청년 고용 위축을 가장 우려했다. "정년이 늘어나면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고령자 근속기간이 길어져 청년 취업 기회가 줄어든다"며 "체감실업률이 15%를 넘는 상황에서 이는 미래 세대에 좌절감을 안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법정 정년을 늘리는 대신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총은 "고령 인력 활용은 일률적 정년 연장이 아니라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일본처럼 초고령사회에서도 재고용 중심으로 고령자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우리가 말하는 재고용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발표한 '계속고용 의무제도'가 아니라, 퇴직 이후 필요 인력을 다시 고용하는 순수한 재고용 형태"라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2013년 정년 60세 의무화 당시에도 임금체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논의에서는 임금체계 개편의 실효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본부장은 "현행 제도상 취업규칙 변경 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의견청취 수준으로 완화해 임금체계 전환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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