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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6-04-10 18:15:50

    수정 : 2026-04-10 18:23:42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사용자성 19건 인정, 교섭단위 분리도 대부분 인정

2026-04-10 18:15:50



교섭단위 분리 인용에 “교섭 비용 급증” 우려도
[2026년 5월호 v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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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청 근로자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노동위원회가 하청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잇달아 기각하며 제동을 걸었다.

    다만 노동위원회가 내린 교섭단위 분리 19건의 결정 중 기각은 6건에 그쳐 일각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무분별하게 인용될 경우 원청의 교섭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근로조건 차이 없으면 분리 불가'…기각 잇달아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이날까지 19건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내렸고, 이 중 6건이 기각됐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기각한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2건), 쿠팡CLS,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원청인 쿠팡CLS의 원청 사용자성은 인정했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택배산업노조와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을 각각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지노위는 "다른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 형태상 차이가 없다는 점, 안정적ㆍ효율적 교섭체계 구축 및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쿠팡CLS는 이날 심문회의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도 같은 날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에 대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다. 울산지노위 또한 각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하면서도 근로조건, 고용 형태 등을 고려해 교섭단위 분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분리 시 노동조합 간 근로조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섭단위 분리 기각 결정을 받은 하청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는 등 분쟁이 이어갈 전망이다. 택배노조는 성명을 통해 "서울지노위의 이번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향후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청구 등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각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인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건설노동조합이 한국전력공사 전체 하청 교섭단위에서 전력설비 점검ㆍ보수ㆍ공사ㆍ고장 복구 등을 영위하는 '배전사업'을 분리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가 하나은행ㆍKB국민은행ㆍKB국민카드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도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서울지노위는 "콜센터의 고객상담 업무와 IT개발 및 시설관리 직종의 업무 내용, 근로자들의 임금ㆍ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가 현격히 다른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동희오토를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 신청도 인용했다.

    교섭 요구 1011곳…원하청 교섭 1호 사업장 나와
     
    교섭 요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1011개 사업장에서 14만6000여 명의 하청 근로자가 372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부문은 216개 원청 대상으로 616개 하청 노조가, 공공부문은 156개 원청 대상으로 395개 하청 노조가 각각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실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원청 사업장은 33곳이다. 한화오션, 포스코, CJ대한통운, HD현대중공업, 쿠팡CLS,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공고를 마쳤다. 이 중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까지 이루어진 곳은 19곳이다. 원하청 교섭 1호 사업장인 한동대학교는 지난 9일 하청 노조와 상견례를 갖는 등 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원하청 교섭이 시작했다.
     
    원청 사용자성 판단은 민간과 공공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충남지노위가 지난 2일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공공기관 4곳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공고 시정신청을 모두 인용했다. 노동위는 용역계약서와 과업내용서를 근거로 이들 기관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와 인력배치에 관여해 왔다고 보고 실질적 사용자 지위를 인정했다.
     
    민간부문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지노위는 지난 7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가 학교법인 인덕학원과 성공회대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다.
     
    "교섭단위 분리 늘어날 것…교섭 비용 증가" 우려도

    원청 사용자성은 모두 인정된 반면 교섭단위 분리 판단은 지노위별로 엇갈리면서 노동위 판정 방향과 현장 파급 효과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섭단위 분리를 인용한 결정이 더 많다는 점에서 기업의 교섭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단위 분리를 분리해서 볼 게 아니라 연결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노조 소속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를 쪼개면 원청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을 직종별ㆍ업체별로 반복 교섭해야 하는 고비용 구조에 빠지게 되고, 그 부담은 결국 노동계에도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쿠팡CLS 등에서 기각 사례가 나오고 있는 건 비교적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다행"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는 노동계 요구대로 교섭단위 분리를 넓게 인정하려는 경향이 우세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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